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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 장수기업과 가업승계제도

▲ 정원탁 전북지방중소기업청장
꽃샘 추위도 지나가고, 나무심기 좋은 계절이 되었다.

 

주거형태가 아파트로 바뀌면서 앞마당에 나무 한그루 심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 되었지만, 시골에서는 지금도 마당 한편에 감나무 한그루쯤은 심어 놓고, 가을이 되어 홍시를 수확하는 즐거움을 누리기도 한다.

 

즐거움 뒤에는 고염나무에 상처를 내어 접목을 해서 심고, 거름을 잘 주어 키워야 하는 숨은 정성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이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자식을 낳기만 해서 되는 게 아니라 힘들고 어려운 훈육의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바른 사람으로 자랄 수 있게 된다. 기업 또한 그러하다. 그동안 많은 기업의 성장과정을 지켜보았고, 또 성공한 기업인이 지나온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통으로 느끼는 점이 있다면, 다들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왔다는 점이다.

 

성공 장수기업이란 오랜 세월 기업활동을 하면서 자금 및 전문인력의 부족 등에 따른 내부적 어려움과 환율·유가·주가가 널뛰는 경제불황에 의한 외부적 요인 등을 반복적으로 극복하며 성장한 기업이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한해에 약 90만개가 창업하고, 80만개가 폐업을 하며, 5만개가 휴업을 하고 있고, 창업 5년이내의 생존율은 40%가 되지 않는 허약한 생존체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 등을 고려해 정부정책은 새로운 창업도 중요하지만, 기존 1세대 기업의 2세 경영도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가업승계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중소기업 CEO의 평균연령은 1993년도에 48.2세에서 2010년에는 51.2세로 고령화 되고 있고, 60세 이상 CEO의 고령화율도 1993년 10.6%에서 2010년에는 15.5%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중기청에서는 ‘중소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제62조의3항에 ‘가업승계지원센터’ 설립을 위한 법적 장치를 만들어, 2세경영을 위한 각종 제도적 정책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가업상속공제 적용대상을 매출액 2000억 이하에서 3000억 미만으로 확대했고, 공제한도도 300억에서 500억으로, 공제율은 70%에서 100%로 상향했으며, 상속인과 피상속인의 자격요건 및 상속절차 등도 간소화 또는 완화했다.

 

전북에는 20여명의 2세경영인이 주축이 된 ‘전북 차세대 기업인 클럽’이 결성돼 친목모임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타지역도 유사한 실정으로 정부의 강력한 제도적 뒷받침에도 불구하고 2세 경영인의 단체결성이나 활동은 미미한 수준이다. 가업승계의 특성상, 1세 창업주가 경영상의 노하우를 2세에게 전수한 장수기업은 꾸준한 고용유지와 창출을 하게 됨으로써, 기업 자신의 성장은 물론 국가경제의 버팀목이 되는데 그 중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까운 일본에는 창업하여 100년이 넘는 기업이 약 5만개이고 200년된 이상 된 기업도 3000개 이상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들 장수기업이 약 500여 만명의 고용을 유지함으로써 극심한 경제 불황 속에서도 일본경제를 튼튼하게 지탱하고 있음은 주목할 만하다.

 

삼류기업은 노동력을 팔고, 이류기업은 제품을 팔고, 일류기업은 기술을 팔지만, 초일류기업은 표준을 판다는 말이 있듯이 은퇴를 앞둔 1세대 경영인과 2세대 경영인을 중심으로 적극적 기업활동과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정책을 활용해 성공적인 가업승계를 이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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