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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가족의 정·연인의 사랑' 물들다

▲ 조용환 부안군 농업경영과장
나는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변산의 첩첩산중에서 선·후배 서너 명이 함께 걸어서 학교에 다녔다.

 

꼬불꼬불한 오솔길 통학로는 새벽이슬에 운동화가 흠뻑 젖어 맨발의 발가락에 금세 꼬질꼬질한 때가 끼게 하기 일쑤였다.

 

사월과 오월 이맘 때 생각나는 그 시절에는 왜 그렇게 배가 고팠던지 오디와 산딸기, 버찌로 주린 배를 채우는 날이 허다했다.

 

지난 가을 거뒀던 곡식이 바닥나는 오뉴월이면 감자는 최고의 선물이었고 한창 자랄 시절 배고픔을 달래주는 한 끼의 충분한 점심거리였다.

 

지금은 부안과 고창의 식수 해결을 위해 조그만 댐이 건설되면서 일부가 수몰되고 없지만, 산골짜기 굽이굽이 진달래와 벚나무, 이름 모를 꽃들이 지천으로 깔린 내 고향 변산은 자연풍광이 수려해 국립공원으로 지정,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변산은 물론 부안의 자연경관이 수려하다는 것을 더 말해 무엇하랴. 부안은 자연경관이 빼어날 뿐 아니라 예부터 인심 좋고 먹거리가 풍부하기로 이름난 고장이다.

 

서해안 간척지에서 해풍을 맞고 자란 감자, 찰보리, 잡곡 등 흙 한줌, 물 한 방울도 소중히 여기는 농부의 마음이 담긴 친환경농산물은 그 자체로 보약이나 진배없다. 특히 부안 양파는 최근 도매시장에서 최고 등급을 받고 있는 품질 좋은 양파로 각종 무기물과 미네랄이 풍부하며 병충해가 적고 육질이 단단해 소비자에게 인기가 많다.

 

빼어난 향기를 머금은 들국화 차는 어떤 허브보다 빼어난 향기로 우리의 머리와 눈을 맑게 해주고 있다. 오염되지 않은 청정 부안의 토질에서 자란 뽕나무 열매인 오디를 숙성·발효시킨 부안뽕주는 부드럽고 은은해 여성들은 물론 애주가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최고의 술이다.

 

조선시대 임금님의 수라상에 올랐다던 백합죽과 보전이 잘된 곰소만 청정 갯벌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수산물, 변산의 골바람과 서해낙조를 받으며 자연 숙성시킨 곰소젓갈은 어머니의 손끝 맛을 추억하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아끌기에 충분하다. 더구나 오는 5월 1일부터 3일까지 3일간 부안군 전역에서는 ‘어화세상 벗님네야, 복 받으러 마실가세!’를 슬로건으로 제3회 부안마실축제가 펼쳐진다.

 

전국 최초 소도읍 거리형 축제를 표방하는 올해 마실축제는 자긍과 풍류, 휴식, 재물, 강녕 등 오복 프로그램과 부안의 지형적 특색을 살린 오감 프로그램이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오복을 다섯 가지 색깔로 형상화 한 오색찬 연 퍼레이드와 세계물총대전, 해안자원을 활용한 해풍 속 1박 2일 캠프, 중국 관광객을 겨냥한 차이나 미니 페스티벌, 위도띠뱃놀이 재현행사, 강강술래로 하나 되는 대동한마당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따뜻한 봄날 뭉게뭉게 피어나는 아지랑이 같은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설레는 봄, 어른들은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서 가족과 함께, 신세대들은 사랑을 속삭이면서 연인과 함께 마실축제가 열리는 부안을 한 번 찾아보자.

 

부안을 찾아 오디따고 감자를 캐보면서 가족 간의 정이, 연인 간의 사랑이 깊이 물드는 아름다운 추억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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