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재란 당시 이순신의 백의종군로는 옥에서 풀려나 권율부대에 합류하기 위해 이동한 길이다.
이 때 이순신의 백의종군은 두 번째로 43세 때인 1587년 조산보 만호겸 녹둔전 둔전관 시절 이후 10년만의 일이다.
이동 경로는 서울시, 경기도, 충청남도, 전라북도, 전라남도, 경상남도에 걸쳐 있다.
이순신은 1597년 4월 1일 백의종군의 명을 받고 서울 의금부 옥문을 나와 경기, 충남을 거쳐 4월 21일 전북 여산에 도착, 22일 전주, 23일 임실, 24일 남원, 25일 운봉에 닿는다.
그 거리는 이번에 새롭게 고증된 서울과 운봉 구간 340.2㎞와 경상남도의 161.5㎞, 전라남도의 123.2㎞, 그리고 전라북도 운봉에서 전라남도 구례까지의 연결구간 15.5㎞를 포함하여 전체거리는 640.4㎞에 이른다.
경상남도는 2009년부터, 전라남도는 2012년부터 지자체 차원에서 해당 지역의 백의종군로를 고증, 정비하여 청소년, 공무원,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교육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전라북도는 교육문화자원의 활용에 대한 심도 있는 방안의 부재는 물론 ‘백의종군의 길’ 표석 하나 세우지 못하고 있다.
타도의 예를 보면 아산 백의종군보존회의 ‘백의종군의 길’ 표석 제막, 전라남도의 이순신 ‘백의종군길’ 구례·순천 119㎞ 조성 및 걷기대회, 경상남도의 경남 문화와 역사가 있는 테마관광자원 개발 및 역사 탐방로 161.7㎞ 조성 등 종군길 활용 방안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순천향대 이순신연구소의 고증에 따르면 전라북도 지역의 백의종군로는 익산시 여산면 여산 동헌에서 남원시 운봉읍 운봉초등학교까지 108.6㎞이다.
그 중 여산 동헌에서 완주 우체국에 이르는 19.3㎞ 노선, 풍남문에서 오성휴게소에 이르는 55.5㎞ 노선은 도보 탐방으로, 이백초등학교에서 연재를 거쳐 운봉초등학교에 이르는 10.2㎞ 노선은 극기 훈련을 겸한 도보탐방으로 최적의 코스라고 한다.
늦었지만 우리 전북에서도 이순신 백의종군로를 역사교육 차원에서 개발하는 방안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더불어 종군로 주변에 산재해 있는 임진왜란 유적들과 연계한다면 관광자원화를 더욱 활성화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일환으로 먼저 종군길에 유숙하던 장소를 발굴하여 ‘백의 종군의 길’이란 표석을 세우는 일이다. 여산 관노의 집, 삼례역 역리의 집, 전주 남문 밖 이의신의 집, 오원역, 임실현, 남원의 이희경 종의 집, 운봉읍에 박산취의 집 등이 그곳이다.
연계할 유적으로 정유재란 당시 치열한 공성전을 벌이던 남원성과 만인의총이 있다. 남원성은 1597년(선조 30년) 일본군 5만 6000여 명에 대적하여 조명 연합군 4000명과 의병 및 남원부민들이 남원성 사수를 위해 싸웠으나 중과부적으로 패배한 곳이다.
또한 당시 전황을 살피기 위해 명나라 장수 유정이 연재 구길을 이동한 흔적을 남긴 석각, 전주 관군이 남원성을 구원하기 진군했던 임실의 슬치 고개, 이순신이 전략을 논의하던 곡성의 능파정처럼 명의 사신인 주지번이 편액을 쓰고, 남원에 파병된 명나라 장수들이 잠시 들렀던 영사정 등 섬진강 변에 산재해 있는 누정 등도 탐방자들에게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올 수 있는 볼거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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