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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다가도 모를 전북 현안들

▲ 유기하 전주 MBC보도국 선임기자
‘미래는 어둡고, 나는 그것이 미래로서는 최선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버지니아 울프가 1915년 자신의 일기에 썼던 글이다. 백년이 지난 지금 나는 요즘 우리지역의 알다가도 모를 일들을 보면서, 이 백년전의 일기가 지금의 우리모습과 크게 다르지않다는 생각이 든다.

 

알다가도 모를 첫 번째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대표의 김승환 교육감 돌발 방문이다. 김교육감의 표현대로 야당 대표와의 회동은 전격적이었다. 그러나 회동결과를 담은 공동선언문의 내용은 전격적이지 못했다. 이전과 크게 달라진 내용이 없었다.

 

그런데 관심은 당시 회견장에서의 김교육감의 ‘정치’ 발언이었다. 김교육감은, “문대표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 정치 도의”라고 했다고 한다. 그것이 ‘정치 도의’라고 한다면 그 동안 10명의 전북 국회의원들이 몰려가 하소연을 하고, 지역의회와 지역사회, 어린이집 관계자들의 지속적 요구는 ‘어떤 도의’인가? 문대표의 요구와 지역사회의 요구는 무엇이 다른가? 적어도 김교육감의 그동안 주장대로라면, 올해 어린이집 예산을 편성하기 위해서는, 누리과정 관련 법령의 개정과 국가예산지원 가운데 한 가지라도 충족되어야 한다. 필요조건의 변화 없는 충분조건만의 만족인가. 평소 그의 소신으로 보면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렇게 해결될 거라면, 차라리 지역의 리더십들이 함께 모여 해결했더라면 더 좋았을 뻔 했다. 전북의 의사결정구조, 지역사회 소통노력은 존중될 게 없나?

 

대한민국에 살면서 알다가도 모를 일이 어디 한 두가지인가 싶냐마는, 우리지역의 또 알다가도 모를 일의 하나는 공항에 대한 전라북도의 입장이다. 불과 1년 전의 일이다. 당시 김완주 도지사는 퇴임을 앞두고 도의회에 출석해서 전북권공항의 부지를 김제공항부지로 공식화했다.

 

그런데 민선6기로 접어들면서 전북권 공항부지는 새만금공항으로 다시 급선회했다. 알다가도 모를 일은, 새만금공항으로 결정된 배경에는, ‘전북 ‘이라는 이름으로는 중앙정부에 설득이 어렵다고 하는 것이다. 메르스에 정부도 없고, 정보도 없다더니, 전북의 공항에는 전북이 없는 꼴이다. 하긴, 김지사 시절에도 한때 군산공항의 확장이 다 된듯했으니 뭐라 할 말은 없다.

 

최근 혁신도시 인근 KTX 신설역사 문제에 대한 전북의 대응도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난데없는 충남의 논산역 신설에 국토부가 타당성조사를 위한 용역비를 집행하고 있는데 우리지역의 신설역사문제는 잠잠하다. 그런데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은 신설역사의 비용문제이다. 남공주역사 신설비용은 400억 원인데 전라북도가 내놓은 역사신설비용은 1700억 원이란다. 그러니 ‘돈 때문에라도 안된다’는 것이다. 신설역사의 찬성여부를 떠나서 우리지역의 대응은 왜 시작부터가 안되는 쪽으로, 하지말자는 쪽으로, 왜 일을 만드느냐는 쪽으로 가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나는 이런 알다가도 모를 일을 보면서, 백년 전 버지니아 울프가 자신의 일기장에 썼다는 ‘미래는 어둡고 나는 그것이 미래로서는 최선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라는 글에 동의한다. 결국 우리는 그랬던 것처럼 늘 어둠속에서 미래를 찾는 일에 익숙해져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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