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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건너와야 '슈퍼푸드'인가

검증없이 무분별 유통되는 수입곡물에 현혹되지 말고 우리땅에서 자란 잡곡 선택

▲ 성신상 농촌진흥청 전문위원

건강하게 사는 삶이 최대의 관심사가 되면서 잡곡이 뜨고 있다. SNS상에서 이효리 콩으로 불리는 렌틸콩과 퀴노아, 아마란스, 귀리 등이 그 선두주자이다. 방송 및 언론을 통해 상품화된 제품들은 방송과 동시에 ‘슈퍼곡물’이 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쌀, 보리, 콩, 조, 기장은 오곡이라 해서 주요 곡물의 대접을 받았지만, 지금은 그 위상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부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쌀은 건강에 좋다는 다양한 잡곡에 밀려 소비량이 줄고 있고 잡곡의 선호도는 높아만 가고 있다. 오곡뿐 아니라 기타 잡곡인 팥, 조, 기장, 수수 등은 빵, 떡, 차 등 다양한 용도로 상품개발을 하고 있다.

 

그런데 소비자들은 값싸고 영양분도 뒤지지 않는 우리나라 잡곡보다는 물 건너와야 좋은 것처럼 잘못 인식되어, 수입량이 2013년 5092톤에서 2014년에는 3만5032톤으로 588%나 증가하였다.

 

우리나라 잡곡산업은 경영규모가 영세한 소규모 생산지로 분산되어 있다. 60% 이하의 낮은 기계화율과 재배기술이 확립되지 않았고, 관배수시설 미흡 등 생산기반이 취약하다. 또한 종자 균일도가 낮은 재래종자 채종으로 생산성도 낮다. 고부가가치 상품화 가공시설과 용도 다변화가 미흡하다. 잡곡이 ‘슈퍼푸드 ‘ 라고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지만 그 대부분은 수입산이 차지하고 있다.

 

국산 잡곡으로 대처 할 수 있도록 잡곡산업 발전 계획이 시급한 시점이다.

 

첫째, 잡곡산업 유통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자.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품종특성, 재배여건, 트렌드 변화 등을 고려하여 금년 6월까지 잡곡산업 발전 계획을 발표하기로 하였다. 정부와 지자체 농협, 유통업체, 재배농가의 협업을 통해서 소형농기계 개발 등 정책적으로 필요한 해결과제를 발굴하여 사전대책을 수립하자.

 

둘째, 지역 특산품과 연계하여 품목별로 계약재배하자. 농촌진흥청에서는 생산에서 판매까지 시장교섭력을 갖춘 자율조직으로 잡곡 주산단지 10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순창, 파주, 연천에서는 콩단지, 괴산, 원주, 영월, 여수, 신안에서는 잡곡단지, 천안, 경주에서는 팥단지를 조성하여 기계화를 통해 생산과 유통을 하고 있다.

 

셋째, 잡곡생산이력제를 도입하자. 조, 수수, 기장, 녹두 등 알곡은 구별이 어려워 수입산이 국내산으로 둔갑될 우려가 있으므로 포장지에 국산 품종명을 기재하자.

 

넷째,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자. 수수는 기계화를 위해 단간종, 다수성 품종을 개발하고, 조, 기장은 기계화 적성과 작부체계에 유리한 생육일수를 줄일 수 있는 품종, 팥은 기계수확과 다양한 용도로 사용 할 수 있도록 여러 색깔의 품종을 개발하자.

 

다섯째, 잡곡 재배면적, 유통업체, 가공업체 현황을 조사하여 공유하자. 기타 잡곡류는 정부차원의 통계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재배면적을 알 수 없다. 잡곡 수입물량은 증가하고 있어 재배면적이 조금만 증가하여도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므로 행정통계 조사라도 실시하자.

 

여섯째, 쌀 적정 생산을 위해 논에 타작물 재배를 확대하도록 팥, 녹두 등도 콩처럼 수매비축제도를 도입하자.

 

끝으로 검증 없이 무분별하게 유통되는 수입곡물에 현혹되지 말자. 우리 몸에는 우리 땅에서 생산된 잡곡이 ‘슈퍼푸드’이다. 소비자의 올바른 선택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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