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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한옥마을 지속 가능한 발전

▲ 강경환 국립무형유산원 원장
국립무형유산원장으로 발령받고 전주에 내려온 지도 3개월. 예향에서의 생활에 차츰 익숙해지면서 전주야말로 전통문화의 숨결을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곳임을 새삼 실감하고 있다. 전주에 이사 온 후 얻게 된 새로운 즐거움 중의 하나가 가족과 함께 하는 한옥마을 나들이다.

 

전동성당, 경기전, 전주향교 등 문화유적을 둘러보며 구석구석 돌아다니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한옥, 한식, 한복 등 우리의 전통 의식주 문화를 한 공간에서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은 전주 한옥마을만 한 곳이 없을 것이다.

 

최근 빅데이터 분석결과 지난 한해 전주 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이 천만 명에 육박하였다고 한다. 한옥마을은 명실공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가 되었다. 그동안 어려움도 있었지만 전주시와 주민들이 함께 노력한 결실이기에 그 의미가 한층 크게 다가온다.

 

한옥마을 성공 스토리의 이면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지나친 상업화와 원주민이 마을을 떠나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 중의 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한옥마을 변화의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싶다. 전주 한옥마을은 민속촌이나 테마파크와 달리 사람이 정주하면서 문화, 경제활동이 이루어지는 살아있는 유산(living heritage)이라는 점에서 진정한 가치가 있다. 전통과 현대가 함께 어우러진 다양한 공간들, 젊은이들을 끌어들이는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한복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당당한 젊은이들의 모습에서 우리 전통문화가 미래세대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다시금 고민하게 된다.

 

전주 한옥마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하여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을 보존하는 것이다. 진정성은 단순히 한옥건물의 외형만을 보존하는 것에서 나아가 한옥마을이 지닌 유무형의 역사문화와 내재적 가치를 지키고 발전적으로 전승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마을 공동체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을 공동체가 한옥마을의 정체성과 진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자율적으로 규제하고, 마을을 가꾸어 나가기 위한 자발적인 노력을 지속한다면 이곳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전주시도 한옥마을의 보존과 관광 활성화를 위하여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양한 문화행사와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고, 최근 문화재청이 공모한 문화재 야행프로그램에도 전주시가 선정되어 특색있는 문화체험 기회가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한옥마을과 국립무형유산원을 잇는 인도교가 완공되면 국립무형유산원을 방문하는 관람객 수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대비하여 국립무형유산원은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전시공간과 관람객 편의시설을 개선하는 한편 지하 주차장 등 시설개방을 확대하여 고품격의 전통 문화와 평온한 휴식을 제공하는 명품 공간으로 거듭 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한옥마을과 국립무형유산원을 지나 남고산까지 이어지는 역사와 문화의 길이 활짝 열리는 그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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