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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한지 내실화와 함께 세계화 모색해야

전주한지축제가 오늘부터 8일까지 전주 일원에서 개최된다. ‘한지’를 테마로 한 전국적인 축제를 갖는 것은 전주 한지에 대한 자긍심을 바탕으로 해서다. 벌써 올해로 22번째다. 종이의 대량 생산에 따라 사양길에 놓였던 전통한지의 가치가 축제와 함께 새롭게 부각됐다. 한지를 새 ‘전주 한지, 세계 속으로’라는 올 축제 슬로건이 말해주듯, 이제 전주 한지는 세계화를 과제로 삼고 있다.

 

전주는 전통한지의 본고장이다. 비단 보다도 그 가치를 더 인정받았던 한지의 역사 속에 조선 초 전주의 조지소(造紙所)에서 생산된 전주 한지는 왕실에 진상되거나 명나라와 청나라에 보내는 공물로 쓰일 정도로 명품으로 꼽혔다. 전주가 지방의 단일도시로는 조선시대 가장 많은 책을 간행할 만큼 출판문화의 꽃을 활짝 피울 수 있었던 것도 발달된 한지산업을 배경으로 해서다. 한지를 산업화로 연결시키기 위한 한지산업지원센터가 설립됐으며, 한지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한 한지문화원이 있다. 한지공예가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곳도 전주다. 조선왕조실록의 복본화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천년한지를 재현하는 모습을 담은 임권택 감독의 ‘달빛 길어올리기’와 같은 영화가 탄생하기도 했다.

 

한지 고장의 대명사로 자리를 굳힌 만큼 한지의 세계화 역시 전주가 담당해야 할 책무다. 그러나 세계화로 가는 길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국내 기반조차 튼튼하지 못한 게 현실이다. 한지원료인 닥나무 생산부터 충분치 않아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고, 한지 생산시설은 열악한 여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근래 10여년 사이 한지로 만든 의류·넥타이·액세서리 등 그 쓰임이 다양해졌으나 그 수요가 한정돼 있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한지산업지원세터가 지난 3일 마련한 ‘전통한지 전통계승 및 세계화’포럼에서 나온 의견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발제자는 원가주도형 장인형 기업(전통한지)과 개척자형 기업(기계한지) 중 하나의 형태를 선택하거나 양립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닥나무 생산량을 늘릴 수 있게 수매제도의 활성화와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고, 체험문화관광사업과 연계해 가공공장을 활성화 시키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며, 오피니언 리더와 정부의 외교세일즈 등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주를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통문화도시’로 자리매김 한 데 큰 몫을 담당한 전통한지가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게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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