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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송함 겸용 빨간우체통 활용하기

▲ 김주열 전북지방우정청 우편물류과장
빨간 영산홍이 자지러질 정도로 꽃물 적시는 새봄이 엊그제 같은데 봄기운 가득한 5월, 전주천에는 아카시아 맑은 향기가 하얗게 떠나보내는 봄의 정취를 물씬 풍겨내고 있다.

 

이렇게 봄이 되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고 또 가고 오는 시간과 영혼의 중심에서 문득문득 그립고 또 보고 싶은 사람들을 그리워하고 떠올리게 되는 것이 사람 사는 세상이요 인지상정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나 우리 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거세게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가 일면서 이제 너나 할 것 없이 인터넷과 컴퓨터,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사이버 공간에서의 초고속 통신이 주류를 형성하게 된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다 보니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는 소통의 가교이자 국가의 혈관으로서 서로의 깊은 정을 나누던 편지의 맛과 이를 담아내는 멋스러운 우체통은 우리 곁에서 멀어질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게다가 소중한 인연의 창구로서 영화나 소설, 시, 그림의 단골 소재로 등장하여 울고 웃긴 우체통이 우리 곁을 떠나 보기 힘들어지거나 여전히 편지에 대한 관심과 편지를 애용하는 분들에는 도시 곳곳에 있던 우체통을 찾기 힘들어 지면서 이용에 불편을 호소하기도 한다.

 

따라서 우체국은 이에 발맞춰 작은 시작이지만 아파트 단지에 있는 반송함을 활용하여 우체통을 겸용하자는 어느 고객님의 의견을 반영하여 전주시 위브어울림아파트 등 5개 아파트 32개 반송함을 우체통으로 겸용하는 신개념의 우체통을 시범 설치 운영하고 있으며, 이 아파트별 시범 운영결과에 따라 우체통을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지난 4월 18일부터 설치한 반송함 겸용 우체통은 6월 17일까지 2개월에 걸쳐 시범 운영하고 이 우체통에 우표를 붙인 편지나 반송우편물을 넣게 되면 우체국에서 정해진 수집시간에 수집해서 다른 우편물과 똑같이 주소지로 배달하게 된다.

 

우체통 빈곤의 시대는 사회 전반에 걸쳐 국민적인 감성과 소통의 빈곤을 의미할 수 있으며 소통의 빈곤은 각박하고 삭막한 시대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4월 설치한 반송함 겸용 우체통이 각종 인스턴트 매체가 일상화된 세상 속에서 마음 한편에 고향을 그리워하듯 여유와 느림, 꿈과 희망이 담긴 아날로그적 소통에 대한 우리의 가슴 속 갈망을 다소나마 충족시키고, 날이 갈수록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자칫 마음의 여유와 삶의 여백을 잃기 쉬운 물질의 풍요시대, 하나의 꽃 몸에서 수천 개의 홀씨가 날아와 어느새 꽃 천지를 이루듯이 이 작은 반송함 겸용 우체통이 전 국민의 마음과 영혼을 울리는 작은 심지가 되어 닫힌 마음의 문을 열고 소통의 불 지펴지기를 소망해 본다.

 

이번 봄날 도민 여러분께서도 모처럼 추억이 깃든 친구나 사랑하는 이, 그리운 분들께 봄빛처럼 곱게 물들고 사랑과 영혼으로 눌러 쓴 편지 한 통 빨간 우체통에 띄워 지난 아름답던 추억을 되살려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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