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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전북본부 화폐 수급 업무 재개하라

대한민국은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이른바 관료제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관(官)의 정책적 입장과 결정이, 국민들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막중해져 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 가운데 정부의 여러 가지 지원이나 혜택이 광주, 전남 지역에 편중되면서, 전북이 겪는 불이익이 감내할 단계를 넘어서고 있다. 전남과 전북 사이에서 번번이 노골적인 편들기를 자행하고 있는 중앙정부의 편파적 태도는 그 자체로 심각한 악순환의 한 축이다. 도세나 인구 수 등을 들어서 차별적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여기는 태도는 문제의 본말을 호도하는 현상추수에 다름 아니다. 현상은 과거 수십 년의 정책적 판단이 낳은 결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상의 몇 가지 지표를 들어서 미래의 차별을 당연시하는 태도는 지역민을 우롱하는 태도일 뿐이다.

 

한국은행의 화폐수급업무 재개를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금년 6월부터 일부 지역본부들의 화폐수급 업무를 재개하면서 전북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화폐수급 업무는 국책은행인 한국은행이 전국의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화폐를 발행하고 환수하는 업무이다. 현재의 계획대로라면 도내 금융기관들은 광주와 대전 본부를 이용해야 한다. 원거리 화폐수송에 따른 비용 발생과 위험 부담 등의 문제를 전북의 금융기관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셈이다. 또 이번 결정으로 화폐 매입과 신권서비스 제공 등 고객서비스 차원의 어려움을 해소할 길이 영영 막히게 되는 꼴이다. 금융산업특화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는 전주·전북의 미래에도 결코 작지 않은 악재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불균형 지원으로 인한 지역민의 불만을 ‘상대적 박탈감’이라 부르는 태도 또한 온당치 않다. 정책적 오류와 그로 인한 불균형의 문제를 단순히 정서적 차원에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우리는 종종 사태가 벌어지고 난 뒤에야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하면서 그 과실(果實)의 일부라도 얻어 오기를 소박하게 희망한다. 하지만 단언컨대 이런 낡은 태도로는 이 불균형 지원과 차별이라는 문제에 대한 정확한 처방도 해결책도 나올 수 없다.

 

현황과 미래에 대한 정확한 자료와 예측력을 바탕으로, 지역의 가능성과 목표를 분명히 제시하면서 좀 더 당당하게 중앙정부와 공공기관들의 태도 변화를 촉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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