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생 "시급 6000원대 생계 어렵다" 불만 / 영세업자 "1만원으로 인상 땐 부담 가중"
#1. “사장님께 시급 올려달라고 말해볼까 하다가도 말이 안 나와요. 시급이 적어서 생활비 버는 것도 힘들어요.”
4개월째 커피점 알바(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김모 씨(25)는 고민이 많다. 지금 하고 있는 알바를 그만둬야 하는지 하루에도 여러 번 생각을 한다. 김 씨가 지금 받는 시급은 6500원. 최저 시급(6030원)보다 많이 받는다고는 하지만 이 마저도 이번 달부터 오른 임금이다. “처음엔 돈 벌면서 공부도 하려고 했는데 지금은 알바하고 나면 피곤해서 아무것도 못 하겠다”는 김 씨는 지금 받는 시급이 불만이다.
#2. “최저 임금이 지금보다 많이 오르게 되면 알바생을 줄이고 내가 지금보다 더 나와서 일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전북의 모 대학 근처에서 테이크아웃 커피점을 운영하는 조모 씨(40)는 걱정이 많다. 여름방학을 맞아 학교를 찾는 대학생들이 줄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매출이 감소하고, 평소 오후 10시까지는 열어 놓았던 매장도 요즘은 일찍 닫는다. 조 씨는 “알바생에게 최저 임금보다 많이 주려고 노력했었는데 가게에 들어가는 인건비와 재료비, 임대료 등을 생각하면 이제는 그마저도 쉽지 않다”고 말하며 한숨을 쉰다.
최근 최저임금위원회에서 2017년 최저 임금을 정하기 위해 법정시한까지 넘기며 노동자 측과 사용자 측의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저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알바생 측과 ‘지금도 힘들다’는 업주 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알바노조 등 노동자 측은 최저 임금은 ‘최저’임금일 뿐 그것만 가지고는 살아가는 데 큰 무리가 있다며, 최저 시급을 1만원으로 올리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북지역에서 활동하는 알바노조 조합원 금모 씨(25)는 “대형 패스트푸드점에서 주로 알바를 했는데, 큰 프랜차이즈의 경우 법을 위반하는 경우는 없지만 최저 임금에 딱 맞춰 주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 6000원대의 최저 시급은 생계비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 대표 측에서 최저 임금 동결 얘기를 하는데, 현재 최저 임금은 OECD 평균과 비교할 때 낮은 수준이며, 내수활성화 또한 소비자인 노동자의 임금이 높아져야 가능한 얘기”라며 “최저 임금 1만원은 꼭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저 임금 인상이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사)전주시소상공인협회 두완정 회장은 “소상공인 대부분이 영세한 자영업자들”이라며 “솔직히 최저 임금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사업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협회 내에서도 최저 임금을 유지하자는 입장과 지금보다 조금 올려도 되지 않느냐는 입장으로 나뉘어 있다”며 “바로 최저 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는 것은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일정 부분 서서히 올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최저 임금과 관련해 긍정적 변화가 있다면 과거에는 빈번했던 최저 임금 위반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4일 전주 고용노동지청에 따르면 최저 임금 위반 신고 건수는 2013년 188건, 2014년 64건, 2015년 33건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주고용노동지청 관계자는 “지속해서 사업장을 점검하고, 계도하기 때문에 신고 건수가 줄어드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일부 편의점 등 최저 임금에 맞지 않는 임금을 주는 업소가 있지만 소수이고, 요즘 대부분 업소는 최저 임금을 잘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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