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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 저해하는 특혜성 주차장법 당장 바꿔라

자동차 주차난이 심각하다. 정규 주차장은 물론 이면도로 불법주차도 힘들다며 아우성이다. 이런 고질적 주차난이 해소되지 않는 이유는 정부와 지자체의 안일한 대응에 있다. 건축허가 때 요구되는 주차면이 비현실적이고, 본 건축물에 주차장을 마련하지 않아도 되도록 한 부설주차장 규정은 공익보다 사익 편에 선 명백한 특혜지만 당국은 방치하고 있다.

 

‘주차장법’에 따르면 근린생활시설의 경우 건축면적 150㎡당 차량 1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건축면적이 여의치 않을 경우 부설 주차장 설치 조항에 따라 건물의 반경 300m 이내에 주차장을 확보하거나, 도보로 600m 이내의 거리에 부설 주차장을 설치해야 한다.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이같은 주차장법에 근거해 주차장 설치조례를 두고 있다.

 

문제는 이 법이 자동차 등록대수 2,100만 대를 넘어선 요즘같은 시대에는 비현실적이란 사실이다. 전북대 신정문 근처 ‘코앞’ 상가 건물의 경우 지하에 주차장이 있지만 건물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건축주는 부족한 주차면을 직선거리 약 150m 지점에 철골 주차건물을 세워 건축허가를 받았다. 차량 통행량이 전주 최고에 속하는 백제로 건너편에 있는 코앞 부설 주차장은 이용객이 없어 폐쇄된 상태이고, 주차가 힘든 코앞상가가 활성화 되지 않으면서 입주 상인들만 힘든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전주시가 현행법상 어쩔 수 없다며 건축허가를 내줬지만, 결국은 건축주에 대한 특혜만 제공했을 뿐 공익은 철저히 침해한 셈이다.

 

이런 악법 때문에 전주시가 잇따라 조성하고 있는 서부신시가지, 혁신도시 등 계획도시의 주차난·무질서는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 건축법상 주차면 규정이 너무 허술한데다 부설주차장 조항까지 가세, 외형은 신시가지지만 구도심과 똑 같은 주차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지자체가 시가지를 새로 조성하면서 확보하는 공영주차장이나 사설 주차장 부지도 허점 투성이다. 신도시 조성 때 분양되는 주차장 부지는 대부분 1층 상가, 2·3층 주차장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주차장으로서 효용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행정행위는 공정해야 한다. 사익을 침해해서도 안되고, 공익을 저해 해서도 안된다. 행정은 정의와 공공의 이익을 지향해야 한다. 하지만 자동차 2,100만대를 넘어선 요즘의 주차장법은 정작 공익을 저해한다. 당장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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