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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인 진안 마을 숲

▲ 이상훈 진안 마령고 교사
최근 일본 학자 시부야, 야마모토 등 세 분이 진안 마을 숲을 보기 위해 세 번째로 찾아왔다. 마이산 주변 마을에 분포하는 마을 숲 의미를 찾아 일본 학술대회 발표를 준비하기 위한 방문이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이도원 교수도 몇 년 동안 정기적으로 동료와 제자, 심지어 독일인 교수와 함께 진안마을 숲을 찾았다. 마을 숲 내의 야생화, 조류, 곤충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도 찾았다. 이도원 교수 제자인 고인수 씨는 진안 마을 숲을 주제로 서울대학교에서 박사학위 논문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진안 마을 숲을 많은 사람이 찾게 된 계기는 최규영 전 문화원장이 ‘진안의 마을 숲’(2002년)을 편집해 책으로 출간했기 때문이다. 당시 ‘진안의 마을 숲’ 발간 작업은 우석대학교 박재철 교수의 힘이 컸다. ‘진안의 마을 숲’은 군 단위의 마을 숲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최초의 마을 숲 책자였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

 

마을 숲은 우리나라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경관 요소의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마을 숲에 대한 개념은 일반적으로 마을 사람 공동으로 조성·보호된 숲을 말한다. 마을 숲을 조성하게 이유는 마을이 불안하거나 화재와 수해가 발생할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책으로 조성됐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또한, 오늘날까지도 마을 숲이 보존될 수 있었던 요인은 마을 숲을 공동 소유하는 것이었고, 여기에 신앙성과 신성성을 부여했던 점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러한 마을 숲은 문화적·역사적·생태적으로 다양한 요소가 결합한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마을 숲은 다양한 관점에서 그 의미를 파악하고 있는데, 먼저 마을 숲이 어느 위치에 조성됐는가를 보기 위한 풍수적 관점이다.

 

즉 조상들이 터 잡고 살면서 터가 좋지 않다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모둠 살이 공간을 명당화하기 위한 비보책(裨補策) 중의 하나인 마을 숲을 조성한다. 그리고 기능적 관점에서 마을 숲이 풍수해를 방지한다는 실제적인 기능과 수구막이의 신앙성·신성성에서 볼 수 있는 상징적 기능으로 파악할 수 있다. 문화적 관점에서는 마을 숲 내에 산재하는 역사·문화적 유형물과 전통적 신앙체계를 파악해 볼 수 있다.

 

또한, 사회적 관점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바라보는 마을 숲의 의미와 소유관계 변천사들을 파악해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생태적 관점에서 마을 숲을 이루는 수종, 야생화, 조류, 곤충 등도 파악해 볼 수 있다. 이렇듯 마을 숲은 다양한 관점에서 여러 의미가 찾아볼 수 있는 전통적인 문화유산이다.

 

최근 마을에 산재한 마을 숲의 보존 관리가 소홀하다는 보도가 있었다. 사실 농촌의 삶이 주변 환경을 깨끗하게 보존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상황은 못 된다. 마을 숲 근처 공유지에 농기계나 농자재를 보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마을 사람들의 측면에서 보면 마을 숲은 보존하고 때로 훼손돼 있으면 아주 절실하게 복원할 대상으로 생각하는 주체이다. 마을 숲 조성이 마을 사람들의 안녕과 공동체적인 삶과 긴밀하게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마을 숲을 지역 문화유산으로서 보전하고 관리하는 데에 지자체가 나서면 좋겠다. 진안군의 경우 2009년 제정된 ‘진안군 마을 숲 보전관리 조례’가 있어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다. 나아가서 지역 문화원 등이 주체가 돼 마을 숲 가치를 새롭게 조명해 볼 수 있는 마을 숲 학술대회도 개최해 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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