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8일 오전 8시. 남원시 춘향골체육공원에서는 폭염속에 특별한 함성이 울렸다. 다름 아닌 서남대학교 의과대학 폐과 반대 및 정상화를 열망하는 범시민 출정식이었다. 이 자리에는 남원시장, 시의장, 도의원, 정치권을 비롯해 서남대학교 구성원, 남원시민·사회단체 임원 등 1200여명이 참여했다. 범시민 출정식이 끝나자 곧바로 세종시 교육부청사로 이동해 서남대학교 정상화를 바라는 남원시민들의 결집된 의지와 열망을 알렸다.
이날 결의대회는 여러가지 기록을 만들었다. 먼저, 중앙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한 뒤 가장 많은 인파의 집결이다. 교육부를 비롯한 중앙부처 공무원들도 양반고을 남원시민들의 성난 모습에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시의 현안을 해결하고자 똘똘 뭉쳐 남원시 개청 이래 시민의 대이동이라는 오랜만에 보는 진풍경이었다. 참으로 위대하고 뿌듯한 자부심을 느끼는 순간이 아니었을까. 한편으론 걱정이 앞섰다. 연로하신 시민들이 고열에 불상사는 없어야 할 텐데….
다행히 잘 끝나 한시름 덜었다. 교육부는 국민적 열망을 객관적이며 공정하게 직시해야 하며 ‘동냥은 주지 못할지언정 쪽박은 깨지 말라’는 속담을 명심해야 한다. 서남대가 이 지경에 이른 데는 교육부도 분명 자유로울 수 없다. 교육부는 지난 6월 7일 예정에 없던 ‘서남대 구(舊) 재단 서남대 정상화 방안 교육부 제출’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한려대를 폐교하여 처분한 재산을 서남대 정상화 비용으로 사용하며, 의대는 폐지하고 남원 본교는 평생교육기관으로 전환해 충남 아산의 서남대 캠퍼스 체제로 재편한다는 구재단의 제안을 누가 믿겠는가? 이는 설립자가 횡령금 변제 없이 다시 서남대학교를 장악하겠다는 의도가 분명해 보인다.
그동안 서남대정상화 공동대책추진위원회가 꾸려지고 사상유래 없는 폭염과 싸우며 시의원, 자원봉사단체, 읍면동 일선 지도자들이 참여하는 릴레이 시위가 지금까지도 교육부 앞에서 2개월 동안 진행해 오고 있다.
이환주 남원시장도 서남대학교 정상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지난 7월 13일 정세균 국회의장을 방문해 도민의 힘과 지혜를 모아 서남대학교가 정상화돼 미래인재를 양성하는 지역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국회차원의 특별한 관심과 지원을 건의했다. 이준식 교육부장관을 만나 내륙 서남권의 유일한 종합대학으로 지역균형 발전차원에서 대학 정상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당위성을 강조했다. 남원시를 비롯한 시민단체도 한마음 한뜻이었다. 범시민 서명운동을 전개해 시민 2만4000여명의 뜻을 교육부에 전달하는 등 구 재단 측의 서남대 의과대학 폐과방안 반대에 대한 남원시민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교육부 앞에서 벌인 결의대회에서는 공동대책위 이정린 공동대표와 이석보 시의장, 양희재 부의장, 김용준 집행위원장 과 왕정안 의원을 필두로 시의원과 시민대표 등 14명이 삭발을 단행 결연한 의지를 보여줬다.
시민과 국회의원, 도·시의회 의원과 유관기관, 시민단체, 학교구성원 등이 한목소리로 정상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모았다. 교육부는 하루빨리 전북도민과 시민이 간절히 원하는 방향으로 서남대를 정상화 방안을 내놓아 남원발전에 도움 줄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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