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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감] 공간 '우리다'

'사람 이야기' 속에서 도시 미래를 꿈꾸다

▲ 네트워킹 단체인 화요쌀롱과 함께 진행한 복극곰 프로젝트.

일단 네 남자가 떠오른다. 절대 젊지만은 않다. 이제는 다들 가정이 있는 마흔 중년들이다. 폭풍같은 30대를 지나고 세상이 원하는 대로 맞춰 줄 40대일 것 같지만, 이들은 여전히 세상이 아직 다 하지 못한 일들을 하고 있다. 언제나 사람들 옆에서, 그리고 현장에서, 그리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너무 당연히 공동체를 만드는 일 따위는 “특별하지 않았으면” 이라고, 너무도 당연하게 마을 축제가, 마을 회의가, 사람과 사람이 기대고 사는 동네와 마을의 일상으로 대한민국이 채워지기를, 그리고 그렇게 자기들도 따뜻한 마을 속에서 평범히 살고 싶어 한다. 그런 도시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 산다. 이들이 움직이는 공간 ‘우리다’는 그렇게 움직이고 있다.

 

△ 도시재생 화두로 모여

 

요즘 도시의 화두는 재생이다. 그동안 도시가 무분별하게 개발해왔던 과거를 반성하고, 도시와 사람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도처의 노력이 눈물겹다. 때로는 정치적으로, 정책적으로, 아니면 누군가의 설계도면이 되어 사람을 위한 도시라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면서도 아직도 ‘사람을 위한 도시’를 만드는 길은 쉽지가 않다. 도시는 살아있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과정은 문화를 만든다. 그 살아있는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바로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것이 매일매일의 일상을 채우는 사람들의 생활 속의 도시를 봐야하는 이유인 것이다.

▲ 남부시장 양키골목 주민들과 함께 진행한 게릴라 가드닝.

공간 ‘우리다’는 2015년 10월 현재 건물주인 권대환(42)소장(마을발전소맥 지역재생연구소 소장)이 건물을 매입하면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건축공학을 전공한 권소장은 전북대 도시환경연구센터, 전주시정발전연구소 등 전주 도시정책 쪽 일을 해오며 특히 공동체 활성화 일을 주도해왔고, 전국의 마을 만들기를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네트워킹을 꾸준히 해왔다. 공간 우리다는 전북지역의 마을 만들기를 고민하는 사람들의 민간 네트워킹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 만들어졌고, 꾸준히 함께 활동을 해오던 협동조합 마을발전소 맥(대표 고남수), 전북 주거복지센터(전 사무국장 김영찬), 사단법인 마을 향(대표 김하생)의 대표들이 의기투합하여 만들어졌다.

 

△ 전국 마을만들기 네트워크로 확장

▲ 공간 ‘우리다’가 설치한 거리 현수막.

이 공간에는 마을과 사람, 도시와 공간에 대해 관심 있는 마을대표와 협의체 등 민간에서부터 시의원, 기관들까지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사업들을 구상한다. 공간 우리다는 건물 지하에 위치하고 있지만, 건물 2층에 있는 ‘카프카’ 까페에서도 때때로 마을 만들기 전국 대화 모임 같은 모임들도 간간히 이루어지며, 전국의 마을 만들기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네트워크 플랫폼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 건물 1층의 노송화랑 사장님의 아침인사에서 착안하여 “오늘도 또 좋은 하루 되세요”라는 현수막도 골목 입구에 붙여놓았다. 작은 사람들의 이야기하나 놓치지 않고 공간과 사람을 연결하는 섬세함도 느낄 수 있다.

 

△ 전주 구도심 거점 프로젝트 진행

▲ 공간 ‘우리다’가 지역주민들과 함께 진행한 ‘우리동네 미소 당구왕 선발대회’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근 이들은 정읍 담양 경남 보령 진안 익산 등 각자의 마을사업을 꾸준히 진행하면서도, ‘전주 구도심의 공간 다시 바라보기’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지역주민들과 직접 진행한 ‘우리마을 미소당구왕 선발대회’를 비롯 네트워킹 단체인 ‘화요쌀롱’과 함께 진행한 ‘전주 북극곰 프로젝트’, 그리고 남부시장 양키골목 주민들과 함께 한 ‘게릴라 가드닝’등이다.

 

△ 사람이 주인인 공간 가꾸기

 

공간 우리다라는 명칭은 나와 너, 결국 우리가 만들어 가야할 도시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무엇보다 네트워킹이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공간이 되었으면하고, 또한 민간의 자립적 활동들이 확대되어갔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공간 우리다가 위치한 지역은 전라감영복원지의 앞쪽에 위치하고 있다. 전주 구도심에서의 바람이 하나 더 있다면, 최근의 도시재생에서의 문제점이라 할 수 있는 둥지 내몰림 현상(젠트리피케이션)을 주민 스스로 풀어보고자 하는 부분이다. 전라감영복원으로 벌써 들썩이고 있는 전주 구도심의 착한 건물주 모임으로 건물주와 임대자,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전주구도심의 정체성을 간직한 동네로 함께 만들어 가보고 싶어 한다.

 

결국 깨어있는 시민이 도시의 주인이다 라는 말을 남기고 싶다는 권대환소장과 고남수대표는 마을마다 현장마다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도시의 미래를 오늘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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