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의 ‘도난문화재 정보’목록에 따르면 1985년 이후 전북에서 도난당한 문화재 중 회수하지 못한 문화재가 30여건에 이른다. 그 중 보물 2점과 천연기념물 1점, 중요민속문화재·전북도 유형문화재·전북도 문화재자료가 포함됐다.
익산시 현동사에서 보관됐던 공신녹권·공신회맹록(보물 제651호)과 남원 실상사 석등의 보주(연꽃봉오리모양의 장식, 보물 제40호)는 각각 1999년과 1989년 도난당한 후 지금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천연기념물인 무주 구상화강편마암과 중요민속문화재인 부안 동문안 당산의 ‘돌기둥 위 오리’도 1991년과 2003년 도난당한 채 환수되지 못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민족의 소중한 자산인 문화재가 도난당했다는 게 한심스런 일이다. 도난 문화재는 은밀한 거래나 해외 유출 혹은 멸실 등으로 획수 혹은 회복이 어려워 민족문화유산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문화재를 지키기 위한 철저한 보전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문화재청이나 자치단체, 보관 기관들도 문화재 도난의 심각성을 알고 여러 대책을 세우고 있기는 하지만 도난사고의 위험성은 여전히 잠재해 있다.
실제 전북지역 국보와 보물급 문화재 주변에 설치된 방범용 CCTV 중 절반이 야간에는 인식도 안 되는 저화질 카메라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신동근 의원이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지방자치단체 관리 대상 국보 및 보물급 목조문화재 방범 CCTV설비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북지역 19곳 보물급 이상 목조문화재에 설치된 CCTV는 모두 144개며, 그 중 절반에 가까운 71개가 저화질(41만 화소)이다.
100만 화소 미만의 저화질 CCTV는 심야에 발생하는 범행 장면과 용의자의 인상착의가 정확하게 포착되지 않아 사실상 ‘무용지물’에 가깝다고 한다. 국토교통부가 ‘주택건설 기준 등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 아파트 내 방범 CCTV 설치기준을 기존 41만 화소에서 130만 화소 이상으로 상향 조정한 것도 이 같은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른 것이었다. 중요 문화재의 파수꾼 역할을 하는 CCTV가 일반 아파트 기준의 화질보다 못한 셈이다. 더구나 문화재 CCTV설치와 관련해 주택과 같은 기준조차 없단다. 문화재를 지키는 데 CCTV가 전부일 수는 없겠지만 도난방지와 화재에 따른 멸실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CCTV 설치기준을 정해 고화질 CCTV로 교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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