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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여!

▲ 곽승기 전북도립국악원장
국악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사람들에게서 흔히 듣는 말은 ‘옛것이다’, ‘재미없다’, ‘낯설다’이다.

 

그런데 얼마 전 광고 문구 중에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것이 있다. 바로 ‘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여’다. 박동진 명창이 TV 광고에 나와서 판소리와 함께했다. 사람들은 국악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국악이 소중하다는 광고에 그토록 열광했다. 적지 않은 분들이 국악에 대한 직접, 간접의 경험을 하고 정말 좋다는 것을 몸으로 느꼈기 때문이라고 본다.

 

국악은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대중음악 등이 나이에 따라 좋아하는 장르가 나뉘는 것과는 대조된다. 오랜 세월 동안 전해오면서 우리 안에 익숙함의 유전자로 쌓여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어색하다가도 한 번 보고 두 번 접하다 보면 흥이 절로 생기고 신명이 난다. 국악을 즐기는 분들 대부분이 하는 말은 “스포츠나 서양 음악도 재미있긴 한데 국악은 재미의 색깔이 뭔가 남다르다”는 것이다.

 

도립국악원에 퇴직한 직장인들이 국악을 배우러 많이 오시는데, 얘기 나눌 기회가 있어 들어보면 한결같이 ‘젊을 때 왜 시간 내 배우지 못했을까’하는 아쉬움을 토로한다. 이분들 뿐만이 아니다. 많은 분들이 ‘왜 이제야 알았는지 모르겠다’, ‘좀 더 일찍 알았다면 좋았겠다’고 입을 모은다. ‘평생할 것’이라고 얘기하는 분들, 마음의 치유를 얻었다는 분들도 많다. 우리 안에 쌓여 온 익숙함의 유전자가 살아나기 때문이다. 수천 년 동안 전해 온 국악의 향기에 취하는 것이다.

 

국악을 하면서 병을 얻었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건강해졌다는 사연은 참으로 다양하다. 국악은 차분한 거문고부터 역동적인 농악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막론하고 호흡을 중시한다. 손가락으로만, 입으로만, 팔다리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차분히 숨을 고르고 호흡으로 박자를 짚어가면서 연주한다. 정중동(靜中動)이고 동중정(動中靜)이다. 내면과 외면의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 속성이 사람을 이롭게 한다.

 

그래서 국악에 빠지면 평생이 행복하다. 남녀노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가족이 함께하면 화목함도 더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약간의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 찾아보는 것이다. 매주 목요일에는 도립국악원의 목요국악 상설무대가 열리고 각 단별 정기·기획공연, 순회공연이 우리 주변에서 수시로 열린다. 배울 기회도 무궁무진한데, 도립국악원에서 오전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13개 과목, 90개 강좌를 진행한다. 찾아올 시간이 없거나 멀리 사시는 분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으로도 국악을 배울 수 있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공연소식도 자세하게 알 수 있다. 눈만 뜨면 국악이 보이는 곳이 전라북도다. 조금만 고개를 돌려 찾아보고 국악이 주는 즐거움을 누리시면 좋겠다.

 

특히, 올해는 도립국악원이 개원 30주년을 맞이해 기념작 ‘이성계, 해를 쏘다’ 공연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다. 500년 이씨 조선의 태자리인 전주와 전라북도의 이야기가 이성계를 중심으로 장대한 창극으로 펼쳐진다. 10월 15일, 16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국악이 선사하는 감동을 느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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