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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때 수술 못하는 응급병원 시스템이라니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은 두 살배기가 생사를 오가는 긴박한 상황에서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해 숨진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고발생부터 수술까지의 과정에서 권역응급센터·외상센터·후송시스템 모두 허점을 드러냈다. 언제까지 이런 후진적 응급체계를 원망해야 할 지 한심하다.

 

전주 덕진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5시 전주 반월삼거리 인근에서 김모 군(2)과 김 군의 외할머니가 후진하던 견인차에 치여 전북대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러나 전북대병원은 응급 수술실 2곳 모두 수술 중인 상태여서 할머니와 손자 두 수술을 동시에 진행할 수 없어 응급외상환자 치료를 위해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권역외상센터’ 6곳을 포함 전국 13곳의 대형 종합병원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김 군을 받아준 병원은 아무 곳도 없었다고 한다. 소아 미세 수술을 할 수 없다, 중증 외상 환자를 치료할 의료진이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권역외상센터가 무엇인가. 보건복지부가 중증외상환자에 대해 365일 24시간 병원 도착 즉시 응급수술이 가능하도록 시설·장비·인력을 지원하는 곳이다. 김 군과 같은 환자를 위해 2012년부터 지금까지 2700억 원대를 지원해 원광대를 포함 전국 9곳에서 가동 중이지만 정작 필요할 때 무용지물이 된 것이다.

 

후송에도 문제를 드러냈다. 수술처인 아주대병원이 9시께 헬기 이송을 요청했지만 전북대병원에 헬기가 도착한 시간은 오후 11시 6분이었다. 전북소방본부 헬기가 출동 인원 부족으로 뜨지 못해 경기도 남양주의 수도권 119 특수구조대 헬기가 후송했다. 인근 헬기의 도움을 받지 못한 데다 후송 헬기와 전북대병원간 연락이 안 돼 출발 시간이 1시간가량 지연되면서다. 지난 7월 전북대병원에서 10세의 응급환자 발생 때도 후송체계의 문제가 있었다. 당시에도 전북소방헬기가 정기점검 중이어서 중앙소방본부 헬기가 출동했고, 헬기의 산소 공급장치 문제로 환자가 의식불명의 상태까지 갔었다.

 

골반 골절과 내부 장기 손상 등에 따른 출혈 등의 심각한 상황에서 병원을 찾지 못하고 후송까지 늦어지면서 사고 발생 11시간이 넘어서야 수술을 받은 김 군은 끝내 목숨을 구하지 못했다. 대형종합병원과 응급환자를 위해 만들어진 외상센터에 수술실과 수술할 의사가 없고, 헬기를 출동시킬 인력이 없었다는 게 될 법한 말인가. 대형병원의 응급시스템과 외상센터, 후송체계를 재점검해 더 이상 제2, 제3의 김 군과 같은 안타까운 일이 생기지 않도록 확실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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