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가 바로 그렇다. 바로 우리 전주시, 나아가 전북의 대표 대학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66만 전주 시민에게 사랑받고 무수한 역사처럼 한 곳에서 고등교육을 지탱하는 배움의 요람이자 지역인재 육성의 현장이며 산실이 된 곳이다.
하지만 얼마 전 전북일보에 ‘전북대 신입생 전원 1년간 익산서 기숙생활 추진’이라는 기사와 함께 기고란에는 ‘전북대 익산캠퍼스 RC설립을 위해’라는 글이 게재되었다.
기사의 골자는 전북대가 익산캠퍼스에 레지덴셜 칼리지(이하 RC) 설립을 위해 익산시와 업무협약을 했다는 내용과 함께 1학년 신입생 4000명이 익산에 1년간 거주하며 생활하게 될 초대형 프로젝트가 실행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익산시 역시 ‘기숙형 기숙사 건립’을 공동 노력함으로써 지역 인구증가와 경제 활성화 정책으로 그 기대감이 높을 것으로 보도되었다.
전북대학교와 익산시가 상호 협력사업과 관련한 업무협약을 체결함은 분명 어느 누구도 간섭하거나 반대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주요 추진계획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4000명의 신입생이 익산에 거주하며 RC를 구현하겠다는 것은 지역정서 등을 외면한 채 의욕만 앞세운 발표가 아닌가 싶었다.
실제 RC 프로그램은 세계적인 명문대학에서 시행하고 있으며 연세대학교를 비롯한 일부 수도권 대학에서도 긍정적으로 추진된 사례가 있다. 전북대 역시 올해 402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RC 프로그램을 실제 운영 중에 있다.
하지만 각 대학 사례를 살펴보면 알겠지만 대학의 여건에 따라 어떠한 결과를 낳는지는 실제 국내에서 검증된 바가 없으며, 그 시너지 효과를 보고 새로운 실험의 방식과 과제로 제시되는 모형 사례일 뿐임을 접하고 보면, 마치 당장 4000명의 신입생이 그 실체도 불명확한 익산캠퍼스에 기숙형 기숙사 생활을 하겠다는 논리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향후 전북대학교 내부에서도 대규모 신입생을 기숙형 기숙사에서 교육하는 방식에 대한 학생들과 학부모의 거부감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 그 리스크 부분도 대학 차원에서는 분명히 고민해봐야 하는 절차가 있을 것이다.
당장 전북대 익산캠퍼스라는 공간에 추진될지도 확실치 않은 사업을 익산 출신의 총장 공약사항이니 지역 정치권과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는 이슈화는 과장을 비화한 포장일 뿐이다.
즉 전북의 대표 대학인 전북대가 지역 도시와 호흡하는 이상적 가치도 분명 존중받아야 마땅하지만, 호도된 기대감으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들춰내는 악용의 방식은 반드시 지양되어야 한다. 더욱이 전주시민에게 사랑받는 전북대가 그 전면에 나서는 촌극이 벌어지지 않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