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치권을 중심으로 전주-김제시 통합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뜬금없다’는 게 이를 두고 하는 말 같다. 역사적으로나 생활권으로나 같은 뿌리를 둔 전주-완주 통합이 어렵다는 걸 경험한지가 불과 3년 전이다. 전주완주 통합보다 훨씬 명분도 약하고 현실화 가능성도 없는 전주김제통합론이 왜 이 시점에서 거론되는지 의아스럽기만 하다.
전주-김제통합론에 불을 지핀 것은 정동영 국회의원(전주 병)과 이건식 김제시장이다. 이들은 지난 8월 사견임을 전제로 전주김제 통합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언론에 흘렸으며, 이후 김종회 의원(김제)도 뜻을 같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은 한걸음 나아가 지난 4일 열린 한 문학행사장에서 공개적으로 전주김제통합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김제발 통합론은 전주시의회에서 바통을 이으며 수면 아래에서 공론의 장으로 나왔다.
전주시의회 강동화 의원은 지난 18일 5분 발언을 통해 “전주시와 김제시의 통합은 새만금시대를 견인할 중심지역으로 발돋움할 도약의 기회며, 대 중국 허브로서 성장해 100만 광역도시로 거듭날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만금 국제공항의 김제 입지와 KTX 고속열차 역사의 전북혁신도시 건립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도농 복합도시개발로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는 이유가 덧붙여졌다. 정동영 의원은 말한“새만금전주속고도로가 개통되면 전주와 새만금이 하나 권역으로 묶이고 김제와 통합되면 새만금항을 통해 전주가 항구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는 논리와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시군 통합은 공동체의식이 중요하다. 전주시의 광역화만이 능사가 아니다. 전주와 김제는 역사가 다르다. 김제시의 생활권만 해도 전주권과 익산권으로 나눠졌다. 같은 뿌리의 김제시와 김제군 통합만 해도 통합 이후 도농간 갈등으로 많은 후유증을 겪었다. 도농 통합시 농촌 발전의 구심력이 상실된다는 것도 농촌 지역민들이 더 잘 알고 있다.
역사성과 생활권을 무시한 채 검증되지도 않은 추상적 효과만을 내세운 전주김제통합론은 주민들간 갈등만 부추길 우려가 크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20년 가깝게 논의된 전주완주 통합과정에서의 갈등을 기억하는 책임있는 정치인들이라면 그리 쉽게 전주김제통합을 꺼낼 수 없다고 본다. 주민들 사이에 충분히 논의되고 공감대를 형성한 뒤에도 어려운 마당에 정치권이 의제를 끌고 가려는 자세도 문제다.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려운 전주김제통합 논의는 득보다 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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