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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감] 청년작가 김선미·박정경 씨

군산 역사·사람 향기 묻어나는 그들만의 이야기

▲ 박정경·김선미 작가가 작업실에서 노트북을 들여다 보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서늘한 늦가을 길을 걷다보니 어느새 초겨울의 냄새가 바람에 실려 온다. 늦가을 빛 감도는 군산의 내항과 고즈넉한 월명동 돌담길을 거닐며 걸어본다. 혼자여도 외롭지 않았던 원도심의 명량한 추억도 동행하며 청년작가 김선미, 박정경을 만나 순수한 열정을 함께 얻는다.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예술의 언어로 배운다.

 

온몸을 간질이는 바람과 티 없이 맑고 높은 하늘이 늦가을 넘어 초겨울 문턱에 선 군산의 모습과 그녀들의 미소들은 무언가를 상상하게 만든다.

▲ 김선미 작가의 ‘2016군산민낯展’ 전시 작품.

김선미(34)작가는 군산에서 태어나 군산에서 중학교까지 마치고 서울로 대학에 갈 때까지 그녀의 추억은 또 다른 상상의 공간으로 군산을 해석하고, 박정경(35)작가는 전주에서 자라나서 서울에서의 대학시절, 독일의 유학시절 함께했던 사람들과의 이야기, 그리고 그에 대한 답장은 이내 대화를 나누듯 줄줄이 이어지고 마침내 하나의 소통으로 창조된다.

 

그녀들의 무수한 이야기 속에는 전북의 그리움이 있고, 고향을 향한 사랑이 있고, 자연의 아름다움이 있고, 안타까운 사회가 있고, 소통의 고뇌가 있다.

 

청춘남여의 애틋한 사랑을 닮았으면서도 일상부터 사회문제, 자연의 변화까지 가슴으로 나눌 수 있는 모든 것이 담겨 있다. 가지에 매달려 각기 다른 속도로 물들어 가는 나뭇잎을 바라보듯이 한 걸은 한 걸음마다 열정이 달라진다.

 

김선미 작가는 군산에서의 작업을 통해 “무엇을 찾았다기 보다는 무엇을 발견 했다고 하는 것이 저한테는 어울릴 것 같습니다. 저는 군산태생으로 19살 때 까지 여기서 살았고, 19살 이후부터는 서울에서 쭉 살았는데요. 올해 군산에서의 작업 활동을 통해 20살 이전엔 보지 못한 군산의 모습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지역의 모습과 성인이 된 후의 지역의 모습은 많이 다르게 보였습니다. 그 다름이 처음엔 많이 어색했지만, 어색함을 다시 익숙함으로 바꾸는 동안 군산에서의 작업이 시작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라고 전한다

▲ 박경경 작가의 ‘2016 군산민낯展’ 전시 작품.

또한 박정경 작가는 “오래된 도심을 소재로 회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군산은 전주에 이어 두 번째로 찾은 도시인데요. 운 좋게도 제가 원래 가지고 있던 관심사와 통하는 부분이 있어 군산에 오게 되었고요. 군산에서 지역을 이해해 볼 수 있는지에 대해 배웠어요. 그와 동시에 작업을 어떻게 이어 나갈 수 있는 방향성에 대해서 찾았고요” 라며 군산에서의 작업에 감사해했다.

 

이렇듯 지역의 역사와 오랫동안 지역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향기를 공존하고 느껴지며 그녀들만의 독특한 예술적 방식으로 해석하는 모습을 공감할 수 있다. 그리고 그녀들의 작업과정(情)에서 도시 공동체와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겼는데, 다양한 방식으로 도시의 과거와 오늘을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연계돼 있는 다양한 예술적 언어의 구조도 들춰볼 수 있다.

 

30대라 말하기 어렵게 동안인 그녀들의 어투는 논리적이고 단호했다. 그러나 그녀들의 감성 혼은 시간이 뒷걸음치는 군산 골목길을 닮았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골목길에는 당대의 문화가 이야기로 녹아있기 마련이고, 거기에는 남다른 의미가 부여될 것이다. 버려지고 사멸하는 물건들 혹은 사라지는 이야기들, 이러한 소소한 것들로 가득한 우리만의 문화를 청년이라는 문화적 언어로 그녀들은 변신에 변신을 반복한다.

 

이처럼 김선미,박정경 작가는 군산이라는 무관심이 만연한 도시에서 예술의 열정을 공유하며, 그곳에선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며 번잡하고 거창하지 않은 소소한 군산의 삶과 청춘의 기억들 확장과 공존하여 소통의 창조를 이어간다.

▲ ‘2016 예기치 않은 만남 유연한 교류’ 전시 모습.

특히 그녀들은 군산에서 작업 중 지역 매칭 및 타 장르 매칭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전한다. 김선미 작가는 “보통 작업을 할 때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작업을 하는 편이라 서요. 그리고 이번에 협업프로그램 같은 경우는 시작 할 때부터 저 스스로도 기대가 많았습니다. 평소 영상 작업을 하면서 음악에 대한 부족함을 느꼈었는데…. 군산에서 음악을 작업하는 션만을 소개받아서 5월부터 음악레슨도 받으면서 8월 협업전시도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올해 마지막 전시 때 영상에서는 한곡정도는 제가 작곡을 해보려고 준비 중입니다” 라고 전한다.

 

더불어 박정경 작가는 “군산에서 사는 내내 소통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일상생활이 예술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 하루하루 길을 걸으면서 사물을 관찰하면서, 혼자 작업을 하는 것이 위주인 저로서는 새로움 경험이었고 타 장르에 대해 이해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 자신의 작업을 다양하게 넓혀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요” 라면서 군산의 추억을 이야기 한다.

 

오늘도 김선미 박경정 청년작가들은 허름한 작업실 모퉁이에 앉아 예술이라는 소통과 고뇌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녀들은 누군가와의 소통을 훑어보면서 열정의 생각들을 쌓아 갈수 있을 것이다. 매일 같이 누런 이면지 종이에다 자신만의 언어를 그리고 또 그리고 새로운 소통에 늘 동고동락하며 말이다.

▲ 서진옥 창작문화공간여인숙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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