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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버스 노선개편, 두려움과 희망

▲ 송준상 전주시 시민교통과장
60여년 만에 ‘전주시내버스 길(노선)’이 전면 개편된다. 보릿고개를 넘으며 이 시내버스 길을 따라 달려온 60년은 전주시민들에게 익숙함을 넘어 생활 속의 여정이고 인생길이었다. 이 길을 따라 몇 번의 강산이 변하는 것을 지켜봤다. 우리의 부모도 자식도 손자들까지도 이 시내버스 길에서 그렇게 함께 울고 웃으며 전주의 역사를 살아낸 것이다.

 

그런 전주시내버스 길이 세월의 흐름과 함께 도시지형의 극심한 변화를 맞았다. 새 길을 뚫지 않으면 곤란할 정도가 된 것이다. 그동안 시내버스 노선개편의 필요성은 컸다. 꼭 여론이 아니어도 담당책임자로서 도시 확장에 따른 노선의 절대적 수요가 필요했다. 더불어 좀 더 빠르고 편리하도록 배차간격과 노선거리 등을 좁혀 효율성을 높여야 했고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환승체계의 대폭적인 손질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교통수단에는 길이 있다. 비행기도 배도 항로가 생명이다. 그 길들이 제대로 열려야 이용객의 편의도 안전도 지켜지는 것이다. 전주시내버스 길도 그만큼 중요하다. 이번 전주시내버스 노선 개편은 그래서 편의성과 속도, 안전성에 초점을 뒀다. 배차간격을 줄이고 시내버스 노선길이도 줄였다. 환승시간을 늘렸다.

 

혁신도시 하가지구 등의 신규 수요 지역들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노선을 강화하고, 교통소외 지역을 보완하기 위해 변두리 10개 마을에 특별교통수단으로 마을택시를 도입했다. 전주 완주 동일생활권에 대한 효율적 노선 운영은 물론 전주시내버스가 생태도시 전주로서의 기능에 많은 부분을 담당할 수 있도록 무질서와 중복노선 등의 해소에 노력했다.

 

특히, 스마트 시대에 걸맞게 첨단과학의 빅 데이터 활용을 높였다. 교통카드 승차지와 환승지 데이터는 물론 신용카드 거래의 주소지와 이용지, 통신자료의 이동경로 등까지 총체적으로 망라됐고, 버스길 하나하나마다 직접 탑승해 현장의 작은 것들까지 반영했다.

 

대학과 연구기관, 전문가들을 비롯해 전주시 관계자와 전주시내버스공동관리위원회 등이 2년에 걸쳐 함께 한 기나긴 작업이었다. 전주시내 33개동 지역주민설명회부터 시민의버스위원회 자문 그리고 끊임없는 시뮬레이션도 가졌다. 시 홈페이지와 SNS 등의 사이버공간은 물론 언론 등 여러 매체를 통해 노선 수정에 대한 의견도 지금까지 받아왔다. 그리고 마침내 오는 2월 봄방학부터 전면 실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제부터가 더 걱정이다. 전주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여전히 주거지와의 거리가 느껴지기도 하고, 익숙한 것에서 새로운 것으로 옮겨가는 불편함 그리고 다른 교통수단들과 비교해 여전히 느려 터졌다고 느끼기도 할 것이다. 미처 노선 변경 사실을 알지 못 한 전주시민과 승객도 있을 것이다. 시민들의 항의가 벌써부터 두렵다. 내 집 앞에, 내가 다니는 시설에, 우리 주변에 시내버스가 닿지 않는다며 득달같이 달려들 민원도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곧 익숙해질 것으로 믿는다. 효율성과 익숙함이 익어가면서 그렇게 이번에 개편된 시내버스 노선이 지난 60년 동안 시민들의 생활 속의 여정이었듯이 또 다른 60년의 인생길로서 자리매김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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