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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적정 생산 '3저·3고' 운동

▲ 성신상 농촌진흥청 전문위원
새해 들어서도 쌀값은 회복 기미가 없어 보인다. 4년 연속 풍작, 다양해진 먹거리, 서구화된 식습관 변화로 쌀 소비가 줄어들어 정부 재고는 지난해 말 기준 170만톤 이상이다. 정부, 농업인 모두 금년 벼농사를 어떻게 지어야 할지 걱정이다. 정부는 지난해 적정생산을 위해 3만㏊의 논에 벼대신 타 작물을 재배토록 하는 쌀생산조정제 예산 904억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심의과정에서 끝내 반영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연초부터 벼 재배면적을 줄이고, 쌀 소비촉진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첫째, 적정생산을 위해 벼 재배면적 3만5천㏊를 자율적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둘째, 쌀 소비촉진을 위해 사료용쌀과 가공용쌀 방출을 크게 늘려 재고물량을 단계적으로 줄여 나갈 계획이다.

 

농촌진흥청에서는 민관합동으로 쌀 안정생산을 위해 ‘3저·3고 의식전환운동’을 대대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3저(低) 운동은 ‘질소비료를 10a당 9㎏에서 7㎏이하로 줄이고, 단백질 함량은 6.5% 이하로 낮추며, 벼 재배면적은 줄이자’는 운동이다. 3고(高) 운동은 ‘양 위주에서 밥맛 좋은 품종을 재배해 밥맛과 완전미 비율을 높이고, 쌀 소비를 촉진하자’는 운동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쌀전업농, 쌀생산자협회, 들녘경영체, 농촌지도자협회가 주도하는 민간자율 운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쌀전업농은 43만㏊의 논에 황금누리, 새누리, 새일미 등 다수확 품종 재배는 줄이고, 영호진미, 해품, 수광 등 밥맛 좋은 품종으로 대체한다.

 

쌀생산자협회와 농촌지도자협회는 9만㏊의 논에 질소비료 시용을 줄이고, 쌀 소비촉진에 앞장선다. 들녘경영체는 6만㏊의 논에 타 작물 재배확대와 벼 2줄 심지 않기를 실천한다. 쌀 재고량이 많은 이유는 간단하다. 수급에 필요한 물량보다 생산량이 많아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다. 쌀을 생산한 후 소비를 촉진하려고 하기 보다는 벼 재배면적을 줄여 수급에 필요한 물량만큼만 생산하려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본격적인 농사철을 앞두고 쌀값이 안정되도록 사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금년 1/4분기에 추경이 편성된다면, 지난해 확보하려다 하지 못한 쌀생산조정제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자. 추경으로도 예산확보가 어렵다면, 2018년도 쌀생산조정제 예산은 확보해야 한다. 금년에는 국비로만 예산을 확보하려고 하지 말고 지혜를 모아 지자체에서도 함께 참여토록 하자. 예를 들어 생산조정제 예산 확보 비율을 ‘국비 60%, 시·도비 20%, 시·군비 20%’로 분담한다면, 지자체에서도 큰 부담이 되지 않고, 쌀값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을 생각해 시·도, 시·군에서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논에 남아도는 벼대신 부족한 콩, 옥수수 등 다른 작물을 재배해 식량자급률을 높이자. 김제시 죽산면에서는 ‘죽산콩영농조합법인’을 중심으로 지난해 논에 벼대신 논 콩 400㏊를 심은 후 2모작으로 우리밀과 보리를 심어 벼를 재배하는 것보다 높은 소득을 올렸다. 금년에는 100㏊ 이상 논 콩 재배면적을 확대할 계획이다. 쌀값 안정으로 가을 황금들녘에 울려 퍼질 농민들의 함박웃음 소리를 기대하면서, 정부와 농업인단체가 민관합동으로 추진하는 ‘3저·3고 운동’을 잘 실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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