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동물원에서 사육중인 주요 동물들이 잇따라 폐사하면서 사육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최근 6개월 사이에만 관람객들에게 인기 있는 포유동물인 호랑이 2마리와 기린 1마리가 숨졌다. 비좁은 사육시설과 열악한 관리체계가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어 동물복지는커녕 동물들을 잡는 동물원으로 전락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전주동물원에서 근래 폐사된 3마리의 동물 모두 평균 수명보다 일찍 죽고 그 원인이 질병에서 기인했다. 실제 지난 6일 숨진 9살 수컷 벵골호랑이의 경우 혈액 내 적혈구가 과도하게 파괴돼 발생하는 ‘악성 용혈성 빈혈’로 죽었다는 게 동물원의 설명이다. 이 호랑이는 한 달 전부터 설사와 혈뇨 증세를 보이며, 먹이를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면서 평균 수명(13년~15년)을 채우지 못했다. 지난달 폐사한 13살의 벵골호랑이 수컷은 신장기능상실로, 지난해 10월 숨진 기린(17살, 평균 수명 26살)은 급성신부전으로 죽었다.
동물들도 유전적이나 다른 이유로 평균 수명을 다하지 못할 수 있다. 문제는 전주동물원의 주요 동물들의 폐사 원인이 질병 등 관리 문제에 따른 경우가 유독 많다는 점이다. 지난해 3월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원숭이과 맨드릴이 특별한 징후 없이 16살로 숨졌다.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전주동물원에서 폐사한 국제적 멸종위기종은 9건에 이르며, 이들 대부분 질병이나 동물간 다툼, 원내 사고 등이었다는 게 이를 말해준다.
전주동물원은 광주·대전지역 동물원에 훨씬 앞선 1978년 만들어진 까닭에 시설 협소와 노후화 등의 기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전주시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생태동물원으로 새롭게 탈바꿈시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획기적 시설개선은 고사하고 동물들을 관리할 수 있는 인적시스템마저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있다. 현재 수의사 3명과 10여명의 사육사가 배치됐으나 하루 2차례 예찰 정도만 할 뿐 주기적 건강검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진료팀장도 전문 수의직이 아닌 행정직 공무원이 맡고 있다. 이런 부실한 체계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동물 관리에 허점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근본적으로는 현재 동물들이 좁은 콘크리트 공간에 갇혀 사육되는 상황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많은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기간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다. 우선 관리 시스템이라도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전반적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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