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통령의 탄핵결정으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정의 최고 책임을 맡게 됐다. 탄핵 이후 혼란을 수습하고 외우내환을 헤쳐가야 하는 엄중한 책무가 황 권한대행에게 부여된 것이다. 그러나 탄핵결정 이후 황 권한대행은 우리가 안고 있는 현재의 절박한 위기 상황을 어찌 극복할지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정국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는 의지가 읽히지 않으면서다.
황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결정 이후 대국민담화를 통해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내려진 것으로 헌재의 결정을 존중해야 하고, 그간의 갈등과 대립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 대해 “ 광장이 아니라 국회에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국민의 갈등과 상처를 치유하는 데 (국회가)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국민 통합에 앞장서는 본연의 역할을 통해 대한민국의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협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이런 의례적인 담화문으로는 국민적 공감과 감동을 이끌어낼 수 없다. 특히 대선정국으로 접어든 상황에서 황 권한대행은 대선 출마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 황 대행은 여론조사 결과 보수 진영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정관리의 최고 책임을 맡으면서 대선 출마 여부를 저울질한다면 권한대행의 모든 행보가 선의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 궐위라는 비상시국에서 국정안정 만큼 중요한 과제가 없다. 대통령의 부재 속에 차기 대통령이 선출되는 최장 60일 간 대통령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국정을 관리하고 운영해야 하는 비상시국이다. 탄핵과정에서 드러난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상황에다가 북한의 위협, 사드 배치를 둘러싼 중국의 경제 보복,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등 국내외 상황이 급박하다. 황 대행이 정치적 역학관계에 따라 좌고우면할 정도로 국내외 환경이 한가롭지 않다는 이야기다.
황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여부는 기본적으로 본인의 자유 영역이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은 황 대행을 포함한 현 정권에 대한 포괄적 불신임이다. 황 대행도 보수진영의 바람이 바람일 뿐이며, 국민들이 어떤 선택을 할 지 잘 알 것이다. 황 대행이 공정한 선거관리마저 저버리고 대선에 출마한다면 국민적 심판 뿐아니라 역사적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황 대행은 더 이상 대권에 기웃거리지 말고 국정안정에만 매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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