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의 침몰 원인에 대해 아직도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정부 발표에서는 화물 과적과 오래된 선체의 무리한 구조변경, 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수의 감축, 과적화물의 느슨한 고정 그리고 무리한 방향선회와 선원들의 과실 등이 가장 큰 요인으로 나타났다. 결론은 모두의 안전 불감증이란 말이다. 정부는 세월호 참사 이후 재난 안전 컨트롤 타워 기능의 재정립을 위해 안전행정부가 가지고 있었던 재난안전 총괄 업무를 2014년 11월에 국민안전처를 신설해 이관했다.
전북도에서도 2015년 7월 4개과 체제로 도민안전실을 신설하고 재난안전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그간 2년 동안 ‘안전전북 실현’이라는 목표아래 재난·안전 컨트롤 타워 기능을 정립하고 강화하는 기간이었다. 이제는 과거 안전 재난의 유형과 횟수 등의 양상을 분석해서 대응하고 늘고 있는 사회재난의 선제적 대응, 자연재난의 안전지대 조성, 안전위해 요소를 사전 제거하는 안전신문고 활성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또, 각종재난에 대한 찾아가는 생활 안전교육과 안전 문화 활동에 역점을 두고 있다. 특히 교통사고 등 안전사고 사망자 수 감축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안전은 만사가 불여튼튼이기 때문이다.
당나라 때 관직에 나아가지도 않고 청빈한 생활을 해오던 시인 맹교(孟郊)는 관직의 진출을 바라는 어머니의 성화에 못 이겨 41세에 도전했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수모와 냉대를 당하다가 늦은 나이인 46세에 과거에 급제하여 관직에 몸을 담게 되었다. 맹교는 급제 후 달라진 세상인심을 풍자한 ‘등과후(登科後)’라는 시에서 ‘봄바람에 뜻을 얻어 세차게 말을 모니 하루 만에 장안의 꽃을 다 보았네’라고 표현했다. 이것이 주마간화(走馬看花 : 말을 타고 달리며 꽃을 보다)가 되었는데, 추후 자세히 볼 틈이 없어 대강 훑어 지나가는 것을 비유한 주마간산(走馬看山)으로 인용됐다. 달리는 말에서 꽃을 보았으니 얼마나 자세히 볼 수나 있었을 것이며 산을 보았다 하더라도 색감과 나무 종류를 구분이나 할 수 있었을까? 이렇듯 안전은 모든 일에 주마간산(走馬看山)식으로 대하거나 대충대충 일처리를 한다면 필연코 재난과 재해는 우리 곁을 떠날 줄 모를 것이다.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는 4월, 다시는 달리는 말에서 꽃을 보거나 산을 보는 격의 실수로 인해 세월호와 같은 대형 재난을 범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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