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크를 치기 위한 가장 좋은 전략은 무엇일까?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은 레인 한 가운데로 볼링공을 굴리는 것이다. 그러나 삼각형으로 배열된 볼링핀 중 맨 앞 한 가운데에 위치한 1번핀을 겨냥한다고 해서 스트라이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맨 뒷줄 양 끝에 위치한 7번, 10번핀이 쓰러지지 않고 남게 되는 스플릿(split) 상황에 처하기 쉽다. 스트라이크를 치기 위해서는 1번핀에 가려 보이지는 않지만, 10개의 핀을 모두 쓰러뜨리는 급소가 되는 5번핀을 노려야 한다. 바로 이 5번핀이 킹핀이며 이것을 노리는 것을 킹핀(Kingpin) 전략이라 한다.
인도네시아와 아마존의 밀림에서는 벌목한 나무를 강물에 띄워 하류로 보내는데 나무가 서로 뒤엉켜서 움직이지 않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때 엉킴의 원인이 되는 나무 하나를 건드려주면 나무들은 원활하게 하류로 흘러 내려간다. 이것이 바로 킹핀의 유래다.
킹핀 전략은 문제의 본질과 핵심을 정확히 알고 공략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기업 경영이나 조직 운영에도 킹핀 전략이 잘 구현된 사례가 많은데 2002년 월드컵의 한국 대표팀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한국 대표팀은 스타플레이어 중심의 선수 선발과 선수들간의 위계적인 서열 문화가 만연해 있었다. 히딩크 감독은 본질적인 문제점을 파악하고 능력 중심의 선수 선발과 수평한 선수관계라는 핵심 원칙을 중심으로 대표팀을 운영했다. 그 결과 사상 첫 16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훨씬 뛰어넘어 4강 진출이라는 신화를 만들어 냈다.
지역발전을 위한 핵심 전략은 무엇일까? 전북도의 킹핀 전략은 내발적 발전과 전북 몫 찾기다.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고 수도권과 지방간 격차가 심화된 상황에서 기존의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만으로는 지역발전을 선도하기가 어렵다.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하고 그 분야에 집중해 퍼스트무버(first mover)가 돼야 한다. 이러한 현실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치열한 고민 끝에 송하진 호는 전북발전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 내발적 발전 전략을 채택했고 3대 핵심시책을 중심으로 굵직한 성과도 창출했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전북이 독자권역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호남의 변방으로 인식되어 예산, 인사상 차별과 소외를 받는 구조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북 독자권역 설정, 공공·특별행정기관의 고른 배치, 새만금 등 국가사업의 정상 추진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전북 몫 찾기를 역점을 두어 추진하고 있다.
전북도는 올해의 사자성어로 절실하게 묻고 현실을 직시하라는 절문근사(切問近思)를 선정했다. 이는 치열한 고민과 끊임없는 통찰을 통해 본질을 파악하고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절실한 다짐이다. 절문근사는 곧 킹핀 전략이다. 2020 전북 대도약! 킹핀을 잡아야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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