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갈등이 재연될 조짐이다. 교육부가 전북도교육청의 2016년분 어린이집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 미편성분 만큼 보통교부금을 삭감했다. 여기에 유아교육지원 특별회계법에 따라 국가에서 일부 지원한 올해 누리과정 예산이 다음 달이면 모두 소진된다. 당장 발등의 불이지만 도교육청은 강건너 불이다. 정부와 교육청간 힘겨루기 속에 언제까지 애꿎은 어린이집과 학부모들만 속을 태워야 할 지 답답한 노릇이다.
누리과정 예산의 근본적 책임이 중앙 정부에 있음을 본란에서 수차례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총선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정부 부담으로 추진할 것을 공약으로 건 야당이 과반수를 확보하면서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3년 한시법의 유아교육지원 특별회계법을 제정해 올 예산의 45% 수준에서 정부 예산을 편성하는 수준에서 봉합했다. 누리과정 관련 근본적 해결책이 나오지 않아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가 반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다른 시도교육청은 정부 책임을 주장하면서도 어린이집과 학부모들의 피해가 없도록 일단 올 예산을 편성했다. 반면 전북도교육청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은 순전히 정부 책임이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그 결과 올 필요한 전체 739억원 중 특별회계 전입금(307억)으로 운영됐으며, 이 예산이 다음 달이면 소진된다. 도교육청은 국가책임을 내세워 추경 편성도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어서 6월부터 다시 보육대란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전북교육청이 그간 누리과정 예산의 정부 책임을 고수하며 올 국고 보조의 길을 닦는 데 기여한 것은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막상 명분만 지켰을 뿐 실리는 없다. 더욱이 전북교육청이 지난해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아 762억원의 보통교부금을 삭감 당했다. 도교육청이 교육부에 이의를 제기했다고 하지만, 교육부에서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고스란히 지역 교육이 안아야 할 손실인 셈이다.
도교육청은 5월 출범할 정부의 정책변화를 기대하고 있단다. 유력 후보들이 속한 정당들이 보육의 국가책임을 내세우고 있어 도교육청의 바람대로 정책전환이 이루어진다면 다행이다. 그러나 다른 시도 교육청과의 형평성, 정부 예산 상황, 법 정비 등 정책 전환까지의 과정이 단시일 내에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다. 정부의 정책변화를 촉구하는 동시에 지역 차원의 대책도 함께 강구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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