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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맹탕 소독제 사용이 웬말인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을 막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방역수단이 살균 소독이다. AI 감염원으로 지목받는 철새 이동을 막을 수 없고, 신변종 조류 인플루엔자에 대한 약제나 백신 개발도 제대로 안 된 실정에서 철저한 소독이 그나마 최상의 예방책이다. 매주 1차례 이상 농장 주위를 소독하고 출입 차량과 물품에 대해서도 소독을 하도록 방역수칙을 정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그러나 정작 소독 효과가 미흡한 소독제를 공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시군에서 공급한 가금사육농가 소독제를 조사한 결과 순창군과 장수군이 소독제 효과가 적어 농림식품검역본부로부터 사용자제 권고를 받은 ‘산성제’제품을 구입해 농가에 보급했다는 것이다. 검역본부가 지난 2016년 AI 소독제 효능과 관련해 62개사 172개 품목의 효능을 검사한 결과 27개 제품의 효력이 미흡해 사용자제를 권고했으나 두 지자체가 이를 무시한 셈이다.

 

물론 조류 인플루엔자의 방역에 사용되는 소독제를 선택하는 것은 자치단체의 권한이다. 소독제에 따라 장단점이 있어 어떤 소독제가 가장 적합한지 해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소독제 성분에 따라 토양과 수질오염 등의 환경오염을 유발하기도 하고, 소독 효과가 높지만 발암물질이 포함된 소독제도 있다. 무작정 소독 효과만 고려할 경우 자칫 유익한 미생물까지 사멸시키는 등 더 큰 환경 파괴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소독 효과가 적어 사용자제를 권고받은 소독제를 사용한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산성제 소독제의 경우 영상 기온의 날씨에서 별 문제가 없지만 영하권으로 떨어질 경우 소독제의 효과가 아주 낮아져 AI 바이러스를 사멸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내 여러 시군에서 산성제 제품을 구입했다가 늦게나마 환불조치하거나 산화제로 교환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순창군과 장수군은 이런 문제의식조차 없었던 모양이다. 별 효과도 없는 소독제를 뿌리면서 예산은 예산대로 허비하고, 추운 겨울 방역에 나선 농가들이 헛심만 썼다는 게 한심스럽다.

 

AI 발생에 따른 피해를 수없이 경험했다. 지난 연말을 고비로 AI 사태가 잠잠해졌으나 엊그제 다시 경기도 화성과 평택에서 잇따라 발생해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보여주기식 방역으로 안 된다. 효과 없는 소독제 보급 논란이 방역 소홀의 빌미가 되어서도 안 될 것이다. AI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리지 않도록 철저히 재점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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