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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의 봄 '전주국제영화제'

▲ 황권주 전주시 문화관광체육국장
봄이다. 계절이 바뀌면 떠오르는 추억과 잔상이 제각각 이지만 필자에게는 봄이 오면 소환되는 영화 속 명장면이 있다.

 

역대 자전거 신중 단연 최고의 명장면으로 손꼽히는 서부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 의 남녀 주인공의 자전거 시퀀스가 바로 그것이다.

 

내일이 없이 쫓기는 서부 갱 영화 속의 주인공들과 어울리지 않은, 우리에게 광고 배경음악으로 더 익숙한 ‘Rain Drops Keep Falling On My Head’의 사랑스러움과 경쾌함은 내일이 없는 갱단의 현실을 역설적으로 반영한다.

 

이 영화로 스타 반열에 오른 캘리포니아의 남부의 대표 꽃미남 로버트 레드포드는 이 영화에서 자신이 맡았던 배역 이름인 선댄스 키드의 이름을 딴 선댄스 영화제를 1985년 유타주에 개최한다.

 

미국 독립영화인들의 축제였던 선댄스 영화제는 할리우드 상업 영화를 배제한 좀 더 다양한 독립 영화감독들을 발굴해내기 위해 노력하며 현재까지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유타주 파크시티에 선댄스 영화제가 있다면 전주에는 독립·실험·예술의 결정체인 전주국제영화제가 있다.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영화비평지이자 미국 영화 전문매체인 ‘무비메이커(Movie Maker)’는 전주국제영화제를 ‘세계에서 가장 멋진 25개 영화제’ 중 하나로 선정하고 소개한 바 있다.

 

찬란한 이 봄, 19번째 전주국제영화제는 지난해와 같이 영화 표현의 해방구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찾아온다.

 

실험 정신과 도전 의식이 담긴 영화들을 소개하는 이번 영화제는 50여 개국 230여 편의 작품으로 관객을 매료시킬 준비를 마쳤다.

 

전주국제영화제가 공식포스터로 공개한 <노나> 와 <굿 비즈니스> 의 ‘아픔’과 ‘위기’라는 공통된 주제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정체성과 점철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작품의 제작비를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투자하고 제작, 배급을 책임지는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18’는 제작투자를 3편에서 5편으로 늘려 프로젝트의 확장을 모색한다.

 

지난 정부의 블랙리스트 정국 속에서 전주국제영화제로부터 1억 원의 제작비를 지원받아 탄생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삶을 조망하는 다큐멘터리 <노무현입니다> 는 극내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최단 기간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고 최종 누적관객이 185만 명으로 집계되어 흥행에 크게 성공하였다.

 

이밖에 해마다 자백, 7년-그들이 없는 언론, 천안함 프로젝트 등 시대를 대변하는 목소리를 담은 영화들을 가감 없이 소개해 영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영화제로 인정받았다.

 

이처럼 주류 영화의 변방에서 대안적이고 혁신적인 영화들을 소개하는 창구 역할을 전담해온 전주국제영화제는 올해도 변함없이 한국 독립영화 발굴과 지원, 당대의 정치, 사회적 이슈를 쟁점화한 작품 소개, 해외 거장 작품 조명 등 정치·경제·미학적 표현의 한계를 두지 않고 논쟁하는 독립영화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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