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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 인간과 자연 공존 위한 미래

▲ 김상훈 새만금지방환경청장
반달가슴곰, 곰은 단군신화부터 평창 동계올림픽의 마스코트 ‘반다비’까지 우리 민족과 함께한 동물이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에는 수탈의 대상이 되었다가 한국전쟁과 산업화 시기에는 서식지 파괴를 겪고, 80년대 이후에는 보신문화의 위협으로 멸종 직전까지 몰리게 된다. 가슴 아픈 역사이자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래도 반달가슴곰은 낫다. 정부에서 대대적인 복원을 통해 존속에 필요한 최소 개체 수인 50마리를 넘겼으니 말이다. 전래동화에 자주 등장하는 호랑이, 여우, 늑대 등은 우리나라 야생에서 공식적으로 멸종되었거나, 우리 주변에서 보이지 않은지 이미 오래되어 버렸다.

 

이렇게 우리에게 친근했던 고유의 생물종들이 지금은 왜 동물원에서나 볼 수밖에 없는 멸종위기종이 되어 버린 걸까?

 

생물종의 멸종원인은 서식지 축소가 가장 크다. 다음으로는 남획, 환경오염 등이 있고 최근에는 기후변화 또한 원인으로 꼽는다. 서식지로서 생물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산지는 조림, 복원사업에도 불구하고 각종 개발사업 등으로 인해 매년 약 1만2000ha가 감소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고, 그에 따라 다양한 생물종들의 멸종이 수반된다는 것이다.

 

다양한 생물종 즉 생물다양성이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는 인간의 생존과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숨쉬는 산소는 100% 식물의 광합성 기능으로 생성되고 우리가 먹는 음식물도 거의 100% 동식물성이며, 의약품은 46% 이상이 동식물로부터 추출한 물질을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생물다양성이 우리 현 세대의 삶과 미래 세대의 생존을 좌우한다는 의미가 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지구상의 생물종을 약 1400만종으로 추정하면서 많은 종들이 멸종위기에 있음을 경고한다. 1976년부터 2006년까지 전세계 야생 척추동물의 1/6이 사라졌고, 2055년까지 생물종의 25%가 멸종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생물다양성협약(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체재는 이러한 위기의식과 범지구적 공감대 속에 1992년 리우에서 출범한다.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 기본이 되는 협약으로, 우리나라도 이 협약에 가입한 154번째 회원국으로서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그 소중함과 가치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새만금지방환경청에서도 전북지역의 환경 전반을 총괄 관리하는 기관으로서 지역 고유종인 부안종개, 임실납자루 등 멸종위기종을 복원하고, 고창 운곡습지, 정읍 월영습지 등 생태적 우수지역을 국가보호지역으로 지정·관리하며, 생태계를 교란하는 생물을 제거함으로써 생태계의 건강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생태계를 구성하는 모든 생물 종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自然)을 유지할 때 비로소 그 존재 가치를 갖는다. 설령 그것이 한 포기의 풀, 한 마리의 새일지라도 우리 인간이 생존을 결정할 권리는 없다. 생물다양성 보전은 바로 이러한 생명 존중의 자세에서 출발한다.

 

올해로 25주년을 맞은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5월 22일)은 부처님이 오신날이기도 했다. 전국 각처에서 이날을 기념하여 다양한 행사가 열렸으나, 정작 부처님의 가르침은 모르고 지나친다. ‘모든 생명에는 부처가 될 씨앗이 존재한다’는 부처님의 말씀처럼 모든 생명체의 존엄함, 또한 평등함을 잊지 않는다면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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