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에는 유난히 눈이 적다. 지난해에는 첫눈이 시루에 담긴 뽀얀 백설기 같이 푸짐하게 내렸었다. 농사는 하늘과 동업을 하는 거라 눈이 많이 와야 풍년이 든다고 했다. 이렇게 눈이 안 오면 풍년을 기약하기 어렵겠다.
눈과 달리 햇볕은 자기가 주고 싶은 곳에만 빛을 준다. 해에게 한 번 응달은 영원한 응달이다. 우리 전북은 이 나라의 정치적 현실로 따져보면 영원한 응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늘 소외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 게 나 혼자 뿐일까?
그렇게 응달져 있던 우리 전북에도 드디어 봄이 오는가! 전 도민이 염원하던 새만금국제공항 신설이 목전에 다가왔다. 지난해 말 기재부에서 용역비 전액을 삭감했을 때만해도 새만금국제공항은 물 건너가는 듯 했다.
어쩌면 그 일이 우리 전북에 불을 붙이는 도화선이 되었는지 모른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도민들이 대거 참여하여 목소리를 높이고 전북지역 국회의원과 도행정부 할 것 없이 모두 한 목소리가 되어 새만금국제공항 신설을 주창해 왔다.
여럿이 하나로 뭉쳐 공들인 그 노력이 이제 열매라는 결실로 다가오고 있다. ‘2023 세계잼버리’ 개최를 앞두고 있는 전북 입장에서는 새만금국제공항이 무엇보다 절실했다. 잼버리를 유치할 때 접근성이 어렵다는 문제제기에 대한 반대급부로 새만금국제공항 신설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새만금국제공항 신설에 관한 용역비 전액이 삭감된 현실에서 공항의 신설 여부는 예비타당성조사를 실시하느냐 아니 하느냐에 달려있었다. 만약 예비타당성조사를 실시하게 되면 2023년까지 국제공항 신설은 요원해 지는 것이다.
각계각층의 적극적인 참여와 성원으로 새만금국제공항 신설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우리 전북 입장에서 보면 이 것은 당연한 결과로 귀결되고 있는 것이다.
전 정부에서 김제공항 신설이 입안 되었을 때 이미 예비타당성조사를 마쳤다. 그때 합당하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에 재조사의 필요성을 갖지 못하는 것이다. 다행히 관련부처에서 능동적으로 대처해 주어 좋은 결과가 나왔다.
새만금국제공항이 신설되면 우리 전북에는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 이번 일에 힘을 모아준 의원님들 도지사님 도민여러분 등 모든 분들께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큰 절을 올리고 싶다.
우리 전북은 ‘호남’이라는 지명에 포함되어 있으면서도 그 반사 이익에 대해서는 늘 소외되어 왔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것은 아마도 이중환이 택리지에서 ‘벽골제’ 이남을 ‘호남’이라 칭한다는 데서 기인한 것이 아닐까 싶다.
이제 ‘호남’이라는 그늘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 호남이 아니라 우리는 우리만의 ‘전라북도’로 거듭나야 한다. 새만금국제공항이 그 발판을 마련해 줄 것이다. 호남 속의 전북이 아니라 전북 속의 호남을 만들어야 한다.
응달져 있던 우리 전북에도 드디어 봄이 온다. 그토록 절실히 소원해 왔던 새만금국제공항이 우리 품에 안기게 된 것이다. 전라북도 도민들이여! 우리 모두 함께 기뻐하자! 그리고 우리만의 전라북도를 만드는데 전 도민의 힘을 하나로 모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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