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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 주겠다

이기열 산내들희망캠프 협동조합 대표

이기열 산내들희망캠프 협동조합 대표
이기열 산내들희망캠프 협동조합 대표

결국 우리 힘으로 해냈다. 지진으로 무너진 시리사라다 학교를 드디어 준공했다. 한 달 전 일이다. 2019년 2월 7일 밤, 네팔 오지마을에 위치한 시리사라다학교 준공식 참석을 위한 또 한 번의 장도에 올랐다. 설렘과 기대감으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지만, 8일 새벽 인천공항에서 산내들 희망캠프 협동조합 손중호 이사장과 임원, 조합원 등을 만나 카트만두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항공기가 이륙하니 그간 네팔과 인연을 맺고 이어온 긴 시간, 소중했던 순간들이 활동사진처럼 스쳐 지나갔다.

“함께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는 선배들의 말씀, 나의 삶도 돌이켜보았다. 그랬다. 우리는 한 걸음 한 걸음 포기하지 않고 걸어왔다.

1994년 히말라야 등반으로 인연이 된 네팔. 2010년 세계 2위봉 k2 등반을 마지막으로 히말라야 등반을 멈췄다.

대신 그간의 산행 경험을 다음 세대 청소년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뜻을 함께하는 지역의 산악인들과 힘을 모아 시작한 것이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히말라야 오지마을 탐사대 활동’이었다.  

그렇게 고르카 지역 시리사라다 학교(약 300명)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2011년 일이다.  

학교 환경 개선을 위해 매년 500~600만 원의 돈을 모았다. 우리는 시리사라다학교에 찾아 구멍이 숭숭 뚫린 벽채 미장공사, 먼지투성이 교실 바닥이며 창호, 천정, 학교 외벽 벽화 작업 등을 차근차근 진행했다.  

열악한 보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그 학교 출신인 라디카양을 카트만두 간호학원에 보내 간호사로 만들었다. 라디카양은 이제 학교 양호실 겸 마을 보건소에서 주민 건강을 책임진다. 9명의 아이들 장학금으로 100달러를 지원하는 일도 계속해 왔다.

그러던 2015년 네팔 대지진으로 마을은 물론 학교가 크게 파손됐다. 우리는 그곳에 달려가 복구를 지원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 때 우리는 학교를 짓기로 결정했다. 힘든 모금에 들어갔고, 마침내 2019년 2월9일 준공식을 가질 수 있었다.

이번 준공식에서 학업성적이 우수한 아이와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 그리고 선행을 한 아이들 18명에게 염소로 장학금을 지급하였다. 염소와 마주한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매년 염소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고 1구좌 10만원의 후원자 분들을 계속 모집하고 있다.

마을보건소 운영 및 학교 양호실 운영, 영어도서관 운영, 방과 후 학교운영, 영화 상영 및 공연을 할 수 있는 문화센터, 컴퓨터실 등을 지원 하고 있다.  추후 약 2,000명 정도가 거주하는 마을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커피협동조합을 설립, 자립하도록 도울 계획이다. 산내들 희망캠프 협동조합이 만들어 놓은 시스템을 통해 5년 후 그들이 수익을 내고, 그 토대위에 발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좋은 모델을 조합원들과 함께 지혜를 모아서 만들어 가야겠다.

“생명의 가치와 교육의 가치는 모두에게 평등해야 한다.”라는 우리 협동조합원들의 가치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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