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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수 시장은 전북도민과 전주시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 대표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 대표

김승수 시장은 2015년 9월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전주시의 종합 경기장 개발 방식 변경 관련 롯데 쇼핑(주)의 법적 대응 에고에 강력 대응하기로 하며 지리적으로 정서적으로 전주의 심장부이자 수많은 시민들의 애환과 역사가 담긴 종합 경기장을 지키고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기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천명하였다. 김 시장은 지역 상권을 초토화시키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으며 지역의 정체성을 뿌리째 흔드는 롯데의 초대형 쇼핑몰 입점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했다. 김 시장은 특히 종합 경기장의 진정한 주인은 건설 당시 모금에 참여했던 모든 전주 시민과 전북도민인 만큼 개발에 따른 이익도 대기업인 롯데가 아니라 시민과 도민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김 시장이 2019년에 와서 도와의 갈등 이외에는 명확한 설명이나 이유도 없이 밀실 협의를 진행한 후 느닷없이 종합경기장 개발 계획의 변경을 발표했다. 황당한 것은 본인의 지난 수년간 공약이었던 것을 뒤집고 롯데와의 협약을 체결하려는 것이다. 유권자와의 약속 파기와 말 바꾸기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자신의 공약을 휴지통에 던질 정도로 어떠한 상황 변화도 없었다. 더욱 종합경기장 내 전시·컨벤션센터 건립 사업을 진행하며 건립비 590억 원(국비 50%, 시비 50%)과 토지매입비 93억 원(시비 100%) 등 총 683억 원을 투입하기로 하고 지난 2012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시장 건립 승인과 함께 지방재정 투·융자심사(행정자치부)를 완료했으며, 1차로 국비 70억 원을 확보했으나 도와의 협의 미비로 삽도 뜨지 못하고 결국 반환한 컨벤션 센터 건립을 해주는 조건으로 롯데와의 불평등 협약을 체결하려 한다는 것이다.

전주 종합 경기장은 홍콩이 아니다. 전쟁 패배로 영국에 100년간 빼앗긴 홍콩처럼 전주시가 롯데에게 굴복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 것이다. 기한을 연장하면 거의 100년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도 시대착오적이다. 전주시가 민간 땅도 아닌 공공 부지에 이러한 참혹한 결론을 내놓고 지지를 호소하는 것 자체가 신기할 정도이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롯데와의 전쟁에서 전주시가 패배하여 홍콩처럼 시민의 땅을 떼어주어야 한다는 말인가 묻고 싶다.

종합 경기장을 중심으로 전주시를 생태도시를 만들겠다는 주장도 스스로 공염불을 만들고 있다. 도와의 갈등이나 건립비용이 문제라면 상황이 조성될 때까지 기다리고 인내하며 다음을 기약하면 된다. 자신의 임기 내에 모든 갈등을 해소하려고 무리한 시도를 할 필요도 없다. 자신이 지금까지 주장한 가치와 철학, 전주 시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릴 이유가 없다. 졸속으로 상황을 해결하려고 전주시민과의 갈등을 유발할 이유는 더욱 없다. 대기업이 갑자기 도덕성을 획득한 것도 아니고 대기업들의 지역 상권 침탈이 더욱 고도화되고 치밀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촛불혁명 이후 대표적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아온 재벌 중의 하나인 롯데와의 협약 체결 시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스스로 정치적 위기를 조성하고 전주 시민과의 전쟁을 선포한 격인 경기장 개발 방식 변경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어려울수록 처음으로 돌아가 숙고하며 나서는 문제들을 시민의 힘을 믿고 시민과 더불어 하나하나 처리해 나가면 된다. 김 시장은 조급함을 버리고 시민의 지혜를 등에 업어 지난 수년 동안 점점 설 곳을 잃어가는 수만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눈물을 부여안고 더디지만 함께 뚜벅 뚜벅 걸어가는 길로 돌아와야 한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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