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생의세(濟生醫世) 정신으로 세상의 질환을 치료하는데 적극 참여하고 병원중심, 진료중심이 아닌 인간중심, 환자중심의 의료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3년 전 윤권하 원광대학교병원장의 취임 일성이다.
그는 지역을 대표하는 의료기관의 수장으로서 ‘환자중심, 미래창조, 사회봉사, 효율지향’이라는 4대 전략을 세우고 무엇보다도 환자중심의 신뢰받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왔다.
명품 의료서비스 제공은 물론,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지역·국가와 함께하는 병원으로서 보건의료 현안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과 건강사회 선도를 다짐하고 있는 그를 만나 원광대학교병원의 미래 비전을 들어봤다.
- 어느덧 취임 3년차를 맞이했습니다. 병원 경영에 있어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요.
“저는 평소 다산 정약용의 사상을 많이 생각해 봅니다. 그분의 사상을 요약하면 애민사상, 실사구시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사람을 존중하고, 그걸 행동으로 실천하는 실용주의지요. 이에 비춰 원광대병원의 핵심적인 가치가 무엇일까요. 사람들은 끊임없이 혁신을 말합니다. 하지만 혁신은 결코 새로운 것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소통과 화합이 혁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병원의 지표를 보면, 소통과 화합이 잘 된 부서는 실적이 좋지만 갈등이 있는 부서는 아쉬움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한 병원 내에도 다양한 부서가 존재하는 만큼 갈등요소들은 언제나 내재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구성원 간의 소통을 유도해주는 것이 방법론입니다.”
- 그간 원광대병원은 많은 변화를 꾀하면서 변화해 왔습니다. 대표적인 성과를 소개해 주신다면.
“혁신의 성과들이 가시적인 지표로도 잘 나타난 것이 사실입니다. 우선 한국일보와 코리아타임스가 선정한 ‘2021년 대한민국 최고의 직장 병원 분야’에서 전국 10위, 비수도권에서는 1위에 올랐습니다. 이것이 바로 소통과 화합의 결과지요. 저희는 장기화된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내부 구성원들을 위한 근무환경 개선과 사내 소통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행복한 직장 만들기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원광대병원은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퀸터플(Quintuple) 응급의료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와 권역외상센터. 그리고 권역응급의료센터와 응급의료전용헬기, 다인용 고압산소치료실이 그것이지요. 특히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의 경우 7년 연속으로 적정성 평가 1등급을 받는 영예를 안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작년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개발된 모바일 CT를 더욱 개선해 ‘파이온(Phion) 2.0’을 개발하고 해외수출이라는 성과도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 앞서 강조하신 소통과 화합 측면의 성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원광대병원은 환자 분들과의 소통과 화합에도 애써 왔습니다. 그 결과 건강보험심사원이 실시한 제2차 환자경험평가 중 의사 평가영역과 환자권리보장 평가영역에서 호남권역 상급병원 중 1위를 차지했습니다. 저희 병원에 입원한 환자 분들을 존중하고 개인의 필요와 선호, 가치에 상응하는 진료서비스를 환자 분의 관점에서 제공한 결과지요.”
- 원광대병원이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가 궁금합니다.
“우리 병원의 강점은 무엇보다 원불교 정신에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맑고, 밝고, 훈훈하게’라는 그 정신 말이지요. 실제로 우리 병원은 맑습니다. 그리고 밝습니다. 모든 구성원들이 밝은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외부에서도 평가를 할 때도, 다른 병원과 비교할 때 분위기가 다르다고 평가를 하곤 합니다. 원불교 종립병원으로서 재생의세의 가치를 전파하기 때문이지요. 이와 같은 문화와 정신이 저변에 깔려 있다는 점이 최대 강점입니다.”
-병원 내 혁신디자인팀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큽니다.
“디자인이라는 단어 탓에 얼핏 시각적인 측면만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병원의 전반적인 구조를 담당하는 팀이지요. 그 구조가 잘 만들어질 때 효율적인 활동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혁신디자인팀을 만들게 됐습니다. 사실 오랫동안 이 부분을 고민해 왔습니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의 ‘Center for Innovation’이나 서울아산병원의 ‘이노베이션 디자인센터’가 이 개념을 도입했었는데요. 작년에 서울아산병원과 MOU를 맺게 되면서 병원장으로부터 이노베이션 디자인센터에 대한 설명을 자세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원광대병원은 지난 2020년 1월에 출범한 ‘미래발전위원회’를 통해 우리 병원의 4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100년을 준비하는 비전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 위원회는 30대에서 40대의 교수 포함 36명으로 이뤄진 조직으로, 실질적으로 우리 병원의 미래를 살아갈 세대들이며 아이디어 팩토리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진료부서 뿐만 아니라, 병원의 모든 부서도 다학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미래발전위원회에서 도출된 아이디어를 실천하기 위한 부서이자, 교두보 역할을 하는 조직이 바로 혁신디자인팀입니다. 앞으로 진료처 내에 혁신디자인팀이 배치돼 미래발전위원회에서 도출된 아이디어를 필터링하고, 구체적인 실행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며, 다시 구성원들이 그 성과를 피드백하는 구조로 운영될 것입니다.”
- 전북 익산에 위치한 병원으로서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원광대병원의 발전은 곧, 익산지역의 발전과도 직결돼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인구감소로 인한 지방소멸은 이미 오래전부터 지역사회의 화두가 돼 왔습니다. 저는 ‘의료행복도시 익산’을 슬로건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익산은 30만 정도의 도시이지만, 의료 인프라가 이렇게 잘 갖춰진 곳이 없기 때문이지요. 익산은 원광대학교병원은 물론 한의대, 치대, 약대 등 의료 인프라가 집적화된 지역입니다. 그래서 원광대병원을 중심으로 의료행복특구를 만들자는 주장을 해왔고, 이미 익산시와 TFT를 구성해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오고 있습니다. 특히 UBRC(대학 연계형 은퇴자 커뮤니티)를 조성하는 등 지역커뮤니티 중심의 의료서비스를 개발하고 희귀난치병연구소, 의료기기산업, 바이오제약, 스마트 병원을 위한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분야 등 연구중심병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전북도민, 익산시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원광대병원은 지역의 의료책임을 맡고 있는 기관이자, 원불교가 가지고 있는 기관 중에 가장 큰 기관입니다. 이는 기관의 규모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원광대학교병원이 가지고 있는 행위의 가치를 또한 말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병원은 지역의 의료만을 책임지는 수동적 입장이었습니다. 이를 지역의 활성화와 연계해 의료서비스,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산업, 의생명분야 창업 등과 연계시킨다면 익산지역이 하나의 종합의료타운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광대병원이 리더십을 발휘하고 지역사회가 행복할 수 있도록 함께 한다면, 지역사회와 상생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병원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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