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마지막 업소 문 닫으며 영업 제로화
'정비'→'도시재생' 변경⋯예술촌 활성화 추진
성매매업소 영업 제로화가 달성된 전주 선미촌이 한 단계 더 진화한다. 기존에는 '정비'를 키워드로 추진했던 사업을, '도시재생'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가겠다는 구상이다.
선미촌은 2000년대 초반 80곳이 넘는 성매매 업소가 불야성을 이루던 곳이었지만,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성매매 업소가 모두 문을 닫으면서 불법 업소들이 자취를 감췄다. 1950년대 옛 전주역 주변에 들어선 이후 70여 년 만이다.
2014년부터 추진한 '서노송예술촌 프로젝트'가 주요했다는 평가다.
전주시는 2017~2020년 국비·시비 등 83억 원을 들여 빈집과 성매매 업소를 사들여 전주시 사회혁신센터 '성평등전주', 새활용센터 '다시봄', 전시장 겸 공연장 '뜻밖의미술관' 등 거점 공간 7곳을 만들었다. 또 작은 공원과 골목의 경관을 정비하고, 도로 정비사업을 통해 동네 분위기를 점차 바꿔나갔다. 방범용과 불법주정차 단속 CCTV도 곳곳에 배치하면서 성매수자들의 출입을 간접적으로 억제하는 효과도 주요했다. 성매매 여성들에게는 직업교육을 알선하고, 선미촌에 둥지를 튼 문화·예술인들에게도 지원에 나섰다.
이 같은 노력으로 성매매 업소는지난 2014년 49곳에서 2018년 21곳, 2020년 10곳, 지난해 6월에는 3곳으로 줄었고, 지난해 12월 마지막 업소가 문을 닫으며 영업 제로화를 달성했다.
이처럼 성매매 집결지였던 전주 선미촌의 기능 전환에 앞장서 온 전주시 선미촌정비민관협의회가 선미촌도시재생민관협의회로 새롭게 출발한다.
전주시 선미촌정비민관협의회(위원장 조선희)는 24일 성평등전주에서 여성인권·예술·도시재생 유관기관 관계자와 주민협의체 회장, 전주시의원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2년 정기총회 및 사업 공유회’를 개최했다.
선미촌정비민관협의회는 이날 총회에서 지난해 말 성매매업소 영업 제로화가 달성됨에 따라 협의회 명칭을 ‘선미촌도시재생민관협의회’로 변경키로 결정했다. 협의회의 더 큰 도약을 위해 정관개정 및 신규위원 위촉 등 조직도 정비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선미촌 성매매업소 영업 제로화와 기반시설 및 거점 공간 확충으로 인해 ‘선미촌 2.0’ 전환기를 맞이한 만큼 각 기관별로 추진되는 사업 공유를 통해 서노송예술촌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의견을 공유했다.
△서로돌봄플랫폼, 서노송예술촌 지구단위계획 수립 △성평등복합문화공간 조성 △뜻밖의 미술관·놀라운예술터 운영 △물결서사 운영 △새활용센터 ‘다시봄’ 운영 △성평등전주 운영 및 사업계획 수립 △노송천사마을 주민협의회 운영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운영 △선미촌 정원숲 조성 등 다양한 사업을 논의했다.
조선희 위원장은 “지난 2014년 선미촌정비민관협의회가 발족한 이후 8년이 되는 시점에서 민관협치를 통해 성매매 집결지를 완전 폐쇄하는 성과가 있었다”면서 “향후 선미촌 2.0은 여성 인권과 문화 공간 조성을 위한 정책과 예산이 적극 반영돼 속도감 있게 도시재생이 추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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