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9 00:44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지역 chevron_right 무주
자체기사

무주지역, 공휴일만 되면 먹을 곳이 없다

대부분의 음식점 문 닫아, 인근지역으로의 역외유출 심각
업주들, 파리만 날리느니 쉬면서 재충전하는게 나아

“○○야, 그 식당에 왔더니 문이 닫혔네. 네비에 ○○식당을 찍어서 그 쪽으로 와”

대전에 사는 A씨는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약 4여개월 전인 2019년 가을에 관광을 목적으로 찾았던 무주 지역의 한 식당에서 같은 대전에 사는 지인과 그때 당시 함께 식사를 했던 곳을 기억하고, 지난 토요일 점심 약속 장소로 그곳을 정했다. 하지만 그날 약속했던 식당에 도착해보니 ‘금일휴업’이라는 안내문을 보고 곧바로 만나기로 했던 지인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약속장소를 바꿨다.

“이런, 이 식당도 문을 닫았네. ○○식당을 찾아 그쪽으로 오게”

변경한 약속 장소까지 문이 닫혀 있자 A씨는 또 다시 장소를 변경해야만 했다.

“미안한데 여기도 오늘 장사를 안 한다네. 다시 ○○○식당을 검색해서 그쪽으로 오게나” 

변경된 식당에 도착한 A씨는 다시 전화했다. 세 번째 식당마저 문이 닫혔기 때문이다. 기분이 상할대로 상한 A씨는 재차  전화를 걸어 “차라리 대전으로 다시 가는 편이 낫겠다”며  일행 전체가 대전으로 돌아가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이같은 모습은 무주지역에서는 토·일요일이나 공휴일이면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됐다. 무주군 관내 음식점들이 ‘손님이 없다‘는 이유로 영업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자주 있기 때문이다. 봄꽃놀이를 위해 무주지역을 찾았던 A씨 일행은 미리 약속된 점심 식사를 해결하지 못한 채 불만 한 덩어리를 안고 무주를 떠나야 했다.

A씨는 “그래도 ‘무주’라고 하면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유명 관광지인데 밥 한끼 해결하지 못하고 되돌아서야하는 이런 경우는 어처구니없는 일 아니냐”며 “주민 수가 없든 손님이 없든 영업이 조금 덜 된다고 할지라도 영업이익도 물론 중요하지만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라도 문을 닫은 음식점들의 수가 이처럼 많아서는 안 될 일”이라며 화를 냈다.

주민 C씨(58·무주읍)의 경우도 비슷하다. 그는 “무주군 관내에서는 휴일에 밥 먹기가 무척 힘들다”면서 “지인들끼리 식사 약속했다가 취소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며 불가피하게 옆 동네로 넘어가 식사하고 온다”고 투덜댔다.   

이에 대해 음식점 업주 J씨는 “특별한 날만 빼고는 쉬지 않고 문을 열지만 주민 수도 없고 가뜩이나 장사가 안되면 차라리 문을 닫고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편이 낫겠다 싶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주민 C씨는 “자유시장 경제체제를 원칙으로 하는 대한민국에서는 영업장 개폐(열고 닫고)를 강제할 수는 없다고 하지만 가뜩이나 장사가 안 된다고 불평만 할 일이 아니고 찾아오는 손님들마저 발길을 돌려 다른 지역으로 자본유출 되도록 두고만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일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들을 군정을 관할하는 무주군은 과연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럴 경우에는 선별적으로 문을 닫을 수 있도록 계도 또는 독려를 하던지, 행정당국에서 관광지다운 특수성 등을 감안한 영업방침을 세워주던지 대책을 수반한 제도적 정비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사가 안돼서 문을 열 수 없다’는 음식점 업주와 ‘주민과 관광객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라도 선별적인 휴업을 해야 한다’는 음식점 이용자들의 엇갈린 주장들이 맞물리면서 행정 당국의 적극적 관심과 개입까지도 요구된다는 주장이 팽배해지고 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효종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지역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