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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특별교부세 배분, 균형발전 우선 고려해야

지역 간 재정균형을 위해 중앙정부가 각 지자체에 배분하는 특별교부세가 오히려 재정자립도가 높은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국회에서 나왔다. 특별교부세는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자치단체의 지역개발을 중앙정부가 지원해 국가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재원이다. 그런데 지방에 비해 재정 여건이 훨씬 양호한 수도권에 특교세마저 집중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가뜩이나 인구감소로 소멸위기에 처한 지방은 더 작아지고 지역균형발전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해마다 경기도와 서울 등 수도권에 특교세가 집중되는 이유는 결국 ‘인구 논리’로 귀결된다. 수도권은 인구가 많아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대규모 사업도 많을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중앙정부의 관심도 수도권에 쏠리게 된다. 또 지방에 비해 인원이 많은 수도권 국회의원들의 역할도 간과할 수 없다. 예산철이면 국회에서는 의원들 간에 특교세 확보 경쟁이 벌어진다. 언제부터인가 특교세 확보 여부와 그 규모가 지역구 국회의원 개인 역량과 치적 평가의 기준이 됐다. 연말이면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정부를 설득해 지역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특교세를 확보했다’는 내용의 낯뜨거운 보도자료를 경쟁적으로 내밀며 홍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여야 중진의원이 상대적으로 많다보니 특교세도 이 곳으로 쏠린 게 사실이다.

특교세 배분 기준과 체계가 명확하지 않다보니 예산이 아쉬운 각 지자체로서는 국회의원 등 정치인의 ‘힘’에 기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국회 안팎에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껏 법령 개정 등 제도 개선은 없었다. 특교세가 지자체와 지역 주민들에게 내세울 수 있는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권력 장치가 된 상황에서 의원들이 이를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한다면 지역소멸의 위기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정부가 정책적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특별교부세는 당연히 그 목적에 맞게 재정여건이 어려운 지역에 우선 배분돼야 한다. 특교세 배분 과정에서 지금까지 큰 영향을 미쳐온 정치적 요인을 배제하고, 지역의 재정상황과 지역발전 수준 등 경제적 요인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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