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타고 라디오를 듣다 보면 심심찮게 유명인사들의 고향사랑기부제 관련 광고를 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일본의 고향세를 모티브로 만든 기부제도다. 우리나라에서 시행하는 고향사랑기부제는 주민등록상의 거주지를 제외한 지역에 기부를 하게 되면 기부자는 해당 기부금의 30% 범위 내의 답례품을 받을 수 있고, 연말 정산시 세액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는 기부제다. 아직은 활성화 되지 않았기에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지는 잘 모르지만 고향사랑기부제가 지역경제에 좋은 영향을 주기를 바라고 있다.
나 또한 좋은 제도라고 생각을 하며, 고향사랑기부를 하기 위해 고향사랑기부제 홈페이지 고향사랑e음에 들어갔다. 기부도 기부지만 아마 기부자 최대의 관심사는 답례품목일 것이다. 지자체마다 어떤 답례품을 제공하고 있는지 검색해보았다. 이것저것 살펴본 후에 그래도 전라북도 내에 기부하자는 마음으로 전라북도 시·군 중 한 곳에 기부를 했다.
지자체들이 제공하는 답례품에는 체험권도 있고 지역상품권도 있지만 매우 적은 숫자였고, 가장 많은 분야는 농축산물과 가공식품 종류였다. 나는 고향사랑기부 답례품목들을 살펴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우리 지역만큼 농축산물과 가공식품에 특화 되어있는 지역은 없다’고 생각했다. 특히 지역 내에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있다는 것이 큰 강점이다. 국가식품클러스터에 입주한 기업에서 다양한 식품 관련 상품들이 개발되고 있다. 그리고 국가식품클러스터에 입주한 청년 기업들도 있기 때문에, 입주기업 상품들을 지역에서 답례품으로 이용한다면 일석이조의 효과라고 생각을 했다. 실제로 익산의 경우 입주기업 상품이 답례품으로 선정이 되어 납품되고 있다. 국가식품클러스터 입주 기업들의 활성화를 위해서 지금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겠지만 각 지자체와 특히,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입주업체들이 기부자들의 욕구에 맞는 답례품 개발을 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고향사랑기부제로 모인 기부금을 사용할 수 있는 분야가 정해져 있는데 사회적 취약계층의 지원 및 청소년의 육성·보호와 지역 주민의 문화·예술·보건 등의 증진과 시민참여, 자원봉사 등 지역공동체 활성화 지원, 그 밖에 주민의 복리 증진에 필요한 사업의 추진을 위해서 사용할 수 있다. 지금은 아직 채 1년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기부금을 어디에 사용해야할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향후 지자체에서 기부금을 사용했을 때 기부한 기부자들에게 어디에 사용이 되었는지 결과를 회신하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 지금의 기부자들은 자신의 기부금이 어디에 쓰였는지, 어떤 결과를 내었는지 궁금해 하고 확인하고 싶어 한다. 이는 기부금의 투명성과도 연결이 되어있으며, 투명성은 지속적인 기부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한다. 나도 고향사랑기부를 할 때 막연히 좋은 곳에 쓰이겠지 하고 기부를 했지만 후에 내 기부금이 어떤 좋은 결과를 냈지는 알게 된다면 더 큰 보람과 지속적인 기부지역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아직 고향사랑기부제가 헤쳐나가야 할 일이 많다. 홈페이지 기부시스템의 불편함을 해결해야하고, 답례품으로 인한 지역 쏠림현상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으니 서로 머리를 맞대어 해결해나가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의 견인역할을 하는 고향사랑기부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최준호 원광대 사회적경제연구센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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