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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골학교 교사의 죽음⋯가슴 먹먹해서 찾아 왔어요”

9월 1일 30대 교사 동백대교서 숨진 채 발견
학교 정문 앞은 전국서 온 근조화환으로 가득
곳곳서 철저한 진상 규명 촉구 목소리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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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백대교에서 숨진 채 발견된 30대 교사가 근무하던 학교에 전국에서 동료들이 보낸 근조 화환들이 가득 차 있다./사진=이환규 기자

지난 4일 오후 군산의 한 시골 초등학교.

이곳 학교는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동백대교 아래서 쓸쓸한 죽음을 맞은 30대 교사가 근무했던 곳이다.

그래서 인지 다른 초등학교처럼 운동장에서 천진난만하게 뛰어노는 아이들은 없고, 다소 차분한 분위기 속에 적막감마저 흐르고 있었다.

학교 정문 앞에는 ‘철저한 규명을 촉구한다’, ‘지켜주지 못해 죄송하다’ 등 문구들이 적힌 근조화환 100여개가 길게 늘어섰다.

서울·경기 용인·충북 청주 심지어 저 멀리 제주 등에서 젊은 교사의 안타까운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동료 교사들이 보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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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한쪽에 마련된 추모공간./사진=이환규 기자

학교 한쪽에는 작은 추모공간이 만들어져 있었고, 여기에는 ‘선생님 사랑합니다’, ‘하늘나라에서 많이 쉬세요’ 등 어린 제자들이 세상을 떠난 교사를 추모하는 마음의 글이 담겨져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손동욱 씨(35)는 “고인과 일면식을 없지만, 같은 교사 일을 하는 동료로서 가슴이 아프고 먹먹해서 찾아왔다"며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죽음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전국적으로 큰 충격을 준 이 젊은 교사의 죽은 배경에 대해선 아직 밝혀진 것이 없다. 해경 역시 핸드폰 포렌식 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숨진 초등학교 교사의 사망 원인이 과도한 업무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앞서 숨진 배경을 놓고 ‘승진 문제로 인한 직장 내 갈등설’도 나돌았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말을 아끼면서 각종 추측성 루머 등에 대해선 바로 잡아줬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이 학교 교사 A씨는 “과다 업무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시골학교 특성상 많은 일을 해야 하고 선생들도 각자의 역할에서 최선을 다 해왔다”며 “그 동안 경찰 수사에서도 성실하게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보다 동료 교사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깊은 슬픔에 빠져 있지만 (여러 이야기가 난무하면서) 어느 순간 우리는 죄인이 돼 있었다”며 “유서나 핸드폰 메모장이든, 학교 내 메신저든 관련 내용이 모두 100% 공개돼 진실이 명명백백 밝혀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이 학교의 경우 교장과 강사를 제외하고 업무를 담당하는 교사는 3명에 불과, 일반적인 학교에 비해 업무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학교 관계자 역시 “동료의 죽음에 아픔이 크지만 슬퍼하고 달랠 겨를도 없이 모두 다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제 2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하루 빨리 진상 규명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학교 교장은 교사를 통해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전해왔다.

전북교사노조 등은 성명서를 통해 “숨진 교사와 관련해 승진 문제로 직장 내 갈등이 있었다는 최초 보도는 오보이며, 잘못된 정보가 확대 재생산되면서 사안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교사의 사인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업무 과다로 인한 사인이 확인될 경우 순직을 인정해야 한다”는 뜻도 전했다.

한편 지난 1일 동백대교 인근 해상에서 초등학교 교사가 숨진 채 발견됐으며, 해경은 이 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사건을 조사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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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대교 #시골학교 #30대 교사 #죽음 #애도 #진상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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