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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크로 암표' 처벌한다지만…나훈아 티켓은 2배 비싼 가격에

"접속하자마자 '흰 밭'(판매가 완료돼 흰색으로 표시된 좌석)이 펼쳐졌네요", "매번 매크로와 싸우려니 환장하겠어요." 23일 공연계에 따르면 전날부터 '매크로 암표'를 근절하기 위해 개정 공연법이 시행됐지만, 실제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매크로는 명령을 자동으로 반복 입력하는 프로그램으로 가수 나훈아 콘서트, 뮤지컬 '헤드윅', 피아니스트 임윤찬 리사이틀과 같은 인기 공연 티켓을 확보하는 데 사용되면서 수년간 공연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 잡았다. 매크로를 이용해 티켓을 대량 확보한 뒤 웃돈을 얹어 되파는 사례가 끊이지 않으면서 정작 공연을 보려는 사람들이 티켓을 구매하지 못하거나, 정가보다 비싼 돈을 주고 암표를 사야 하는 상황이 생겨났다. 개정된 공연법은 매크로를 이용해 공연 입장권을 구매한 후 웃돈을 받고 다시 판매하는 부정 판매 행위를 금지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하지만 시행 전후로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매크로를 이용해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는 암표 거래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지난 19일 진행된 나훈아의 인천 송도 콘서트 티켓은 순식간에 전석 매진됐다. 예매 시작과 동시에 수천 명의 '대기열'이 발생했고, 이를 뚫고 접속한 뒤에는 이미 모든 좌석이 동난 뒤였다. 이후 중고 거래 사이트 등에는 나훈아 콘서트 티켓을 판다는 글이 쏟아졌다. 한 판매자는 "거래 내역이 많은 판매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정가 16만5천원짜리 R석을 2배에 가까운 30만원에 내놨다. 심지어 X(옛 트위터)에는 매크로를 사용해 빠른 순번을 받게 해준다는 글도 올라왔다. 지난 22일 개막한 뮤지컬 '헤드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배우 조정석이 출연하는 회차는 전석 매진돼 현재 티켓 예매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없지만 중고 거래 사이트에는 버젓이 '조정석 회차' 티켓 판매 글이 올라와 있다. 정가 15만원의 VIP석은 24만~26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1장도 구하기 어렵다는 티켓을 일자별로 2~10장씩 보유하고 있는 판매자도 있다. 암표뿐만 아니라, 티켓 판매가 시작되기 전 '대리 티케팅'을 해주겠다고 광고하는 경우도 있다. 6월 전국 순회를 앞둔 임윤찬의 리사이틀은 대구콘서트하우스 공연 티켓 판매가 지난달 진행됐는데, 판매일에 앞서 대리 티케팅을 진행한다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글쓴이는 "클래식 성공률 매우 높습니다. 과정 및 수고비에 대해 문의주세요"라고 광고했다. 공연계에서는 이런 '매크로 암표'가 관련법 개정으로 쉽사리 사라지진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매크로를 이용한 티켓 구매는 일차적으로 예매 당시 시스템에서 걸러내지 않으면 잡아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티켓 예매 사이트는 매크로 사용이 의심되는 비정상적인 접근을 차단하고 있지만, 매크로 기술 역시 나날이 진화하고 있어 이를 원천 차단하기는 쉽지 않다. 인터파크티켓 관계자는 "창과 방패 싸움이라고 할 만큼 매크로 공격이 다변화하고 있다"며 "차단 시스템을 지속해 고도화하는 것 외에도 본인인증 강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 부정 예매를 방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공연장 관계자는 "매크로 접속이 의심되는 사례들이 있지만, 이를 증명할 수는 없다"며 "예매 과정에서 기술적으로 차단하지 못했다면, 증거도 없이 암표가 의심된다는 이유로 신고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법에 구멍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윤동환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장은 "공연법이 개정됐지만 처벌의 실효성은 없을 것"이라며 "현재 암표 시장은 아르바이트 등을 써서 구매하는 사람과 판매하는 사람이 다르기 때문에 개정된 공연법으로 처벌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암표 처벌 규정이 담긴 경범죄처벌법은 오프라인 현장 거래만 규제할 뿐, 암표 매매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온라인 거래는 제재 대상이 아니다. 이는 법 자체가 수십 년 전에 만들어진 탓이다. 윤 회장은 근본적 해결책으로 경범죄처벌법 개정을 요구하는 정부 청원을 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윤 회장은 "암표 매매 처벌 대상을 '흥행장, 경기장, 역, 나루터, 정류장' 등으로 한정한 낡은 경범죄처벌법부터 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의 실효성에 회의적인 대중문화계에선 입법 혹은 형사 시스템에 기대지 않고 자체적으로 암표에 대응하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가수 장범준은 현대카드와 손잡고 블록체인 기술 등을 활용해 NFT(대체불가토큰) 티켓을 발행, 매크로 이용과 양도를 원천 차단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6월 큰 화제를 낳은 브루노 마스 내한 공연 당시 암표가 기승을 부리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가 그 결과물로 NFT 티켓을 개발했다. 이달 말 콘서트를 여는 그룹 세븐틴은 비정상적이거나 매크로 사용 등 부정한 방법으로 티켓을 구매했다고 확인되는 건에 대해 예매 취소 처리 방침을 밝혔다. 또 아이디 무단 사용을 막고자 본인이 인증된 계정만 예매할 수 있게 했고, 암표 거래를 막기 위해 콘서트 현장에서 신분증을 통한 본인 확인을 할 방침이다.

  • 사회일반
  • 연합
  • 2024.03.23 11:04

불법투기 단속 공무원 사칭, 스미싱 주의보

각종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이제 단속공무원이라고 사칭해 금품을 요구하는 범죄까지 벌어지고 있다. 전주시는 쓰레기 불법투기 단속반을 사칭해 금품 등을 요구하는 사기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며 시민들에 대해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시에 따르면 지난 20일 전북대학교 인근 원룸촌에서 젊은 남성 세 명이 불법투기 단속반이라고 한 뒤 불법투기자의 집에 찾아가, 과태료를 개인 계좌로 이체하라고 요구하는 일이 벌어졌다. 다행히 이를 미심쩍게 여긴 당사자가 시 관할부서에 확인 전화하면서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현장 불법투기 단속반은 항상 공무원증을 패용하고 있으며, 폐기물관리법 위반 시 공문 또는 과태료 고지서를 통해 이를 통지하기 때문에 절대 개인계좌로 과태료 이체를 요구하지 않는다”며 “최근 단속반을 사칭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니, 경각심을 가지고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단속 공무원에게는 꼭 공무원증을 제시하도록 요구하고, 의심스러울 때는 관할구청 청소위생과(완산구 063-220-5181, 덕진구063-270-6378)에 연락해 근무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무엇보다 불법행위를 무마해주겠다는 금품 요구에는 절대로 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무원 자격을 사칭해 그 직권을 행사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 사회일반
  • 백세종
  • 2024.03.22 16:46

"소방서장은 카풀도 못하나요?"

전북의 한 소방서는 아침·저녁으로 ‘주차 대란’이 일어난다. 주차 자리가 35석에 불과하지만, 교대 시간마다 90명 정도의 소방관이 차량으로 출퇴근한다. 주차공간이 부족해 2~3명의 직원이 교대 시간마다 나와 대리주차를 하며 주차장 관리를 할 정도다. 주변 주차시설도 없는 상황에 해당 소방서는 직원들에게 이륜차, 자전거, 직원 간 카풀을 권장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7월 취임한 소방서 A서장도 카풀에 동참했다. 함께 일하는 부하직원 B씨가 먼저 카풀을 권유하면서다. A서장과 자신의 출퇴근길이 같다는 이유였는데, 처음에 A서장은 자신의 지위가 높아 함께 카풀을 하면 외부에 안좋게 보일수 있어 거절했지만 직원은 3차례나 권유했고 결국 출퇴근을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A서장은 두 달여간 함께 다니며, 하루 당 7000원씩 월 20만원 가량의 비용도 직원 계좌로 입금했다. 또 B씨의 업무가 서장의 보좌역할로 화재 등이 발생할 시 함께 현장에 출동해야 하는 점도 결정에 영향을 줬다. 그들의 동행은 두 달을 가지 못했다. 제3자가 그들을 내부 익명제보시스템을 통해 신고한 것이다. 신고를 접수한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는 내부 감찰을 실시했고 처분심의위원회까지 열린 끝에 A서장은 ‘경고’ 처분을 받았다. '상급자 직위를 이용한 압력으로 인한 업무시간외 노무’라는 이유였다. 경고는 1년 이내에 근무 성적평가·성과상여금 등급 조정, 포상 대상자 추천, 해외연수 대상자 선발 등 인사관리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A서장은 비용 지급과 부하직원의 권유 등을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A서장은 징계에 대한 행정심판을 청구할 예정이다. 또 B씨는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장님 집의 바로 앞에서 부모님이 가게를 하고 있어 아침마다 방문한 뒤 서장님을 태우고 출근하는 방식이었다”며 “제가 먼저 카풀을 제안했고, 유류비를 받지 않으려 했지만, 서장님도 제가 돈을 안주셔도 된다고 극구 만류해도 통장에 입금을 해주셨다. 마치 서장님이 부하직원에게 강제로 카풀을 시킨 것처럼 이야기가 나와 마음이 너무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전북자치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카풀을 했다는 점만을 가지고 행정처분이 내려진 것이 아니다”며 “관련 의혹들에 대한 서류 제출 등이 부족해 경고 처분이 내려진 것이고, 카풀은 오히려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김경수
  • 2024.03.21 19:18

'잊을만하면 파업?’ 전주 시내버스 파업, 시민 불편

전주시내버스 전일여객과 시민여객 버스가 파업에 돌입한 21일, 평상시처럼 버스를 이용하려던 시민들은 갑작스러운 파업에 불편을 겪었다. 이날 7시40분 전주시 덕진동 전북대학교 농협 앞 버스정류장. 이 정류장은 이날 파업한 110번 버스가 정차하는 곳이다. 정류장 안쪽은 평소보다 늦어진 버스를 기다리는 20여 명의 시민들로 들어갈 틈이 없었다. 이날 전주시는 최저기온이 영하 2도였고 체감온도는 더 뚝 떨어지면서 '잎샘 추위'라는 말을 실감케 할 정도로 추웠다. 추운 날씨속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은 추위에 빨개진 얼굴로 버스정보안내시스템(Bus Information System, 이하 BIS) 단말기 화면과 도로를 번갈아 응시하고 있었다. 매번 비슷한 시간에 타던 시내버스가 오지 않자 스마트폰으로 택시를 호출하던 회사원 김선영 씨(36)는 “평소에 잘했으면 모르겠는데 파업을 연례행사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입을 비쭉 내밀고 버스정류장 한 켠에서 택시를 기다렸다. 다른 시민들은 매번 비슷한 시간 타던 버스가 오지 않자, 차가 다니는 도로까지 내려와 버스 번호를 일일이 확인하기도 했다. 무릎 치료를 위해 일주일에 2~3번 병원에 간다는 김종희 씨(69)는 “다리가 아파서 병원에 걸어서 갈 수도 없다”며 "지금 40분째 기다려도 버스가 오질 않아서 불안한 마음에 버스 번호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잠시 후 김 씨는 주변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한 청년의 도움을 받아 대체노선 버스에 탑승할 수 있었다. 전주시가 아파트 안내방송이나 SNS 등을 통해 알렸다는 버스파업예고 정보는 이 정류장 BIS 단말기 화면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파업정보 대신 광고들이 화면을 차지하고 있었고, 스마트폰 등을 통해 사전에 파업을 인지했던 젊은 세대들과 달리 노년층을 비롯한 정보소외계층은 발을 동동 구르며 언제 올지 모르는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렸다. 뒤늦게서야 시의 담당 부서가 알림을 내보내기 시작했지만, 파업에 대한 대시민 알림이나 부서 협업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비슷한 시각, 파업한 970번 버스가 오가는 전주시 송천동 송북초등학교 앞 정류장. 이곳은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어 평소 같으면 출근하는 회사원과 등교하는 학생들로 붐벼야 했지만, 버스 파업이 미리 알려지면서 정류장에 앉아 있는 이들은 3명 밖에 없었다. 이날 버스 부분파업은 21일 아침 출근시간대 일부 노선에 한해 1회 결행됐다. 전주시내버스 총 394대 중 두 회사 노조원들이 운행하는 52대(13.1%)가 파업에 동참, 74개 노선 중 31개 노선이 운행이 일시 중단됐다. 이날 버스파업으로 출근·등교 시간대 시민들은 기존보다 15∼20분씩 버스를 기다리거나 대체노선에 맞춰 이동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향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 전북지부(이하 버스노조)는 향후 25일과 27일, 두 차례 더 출근시간 결행 부분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민주노총과의 임단협은 중단된 상태지만, 향후에도 한국노총 소속 버스노조와의 임단협이 남아 있기에 이들과 임단협이 원할하게 체결되지 않을 경우 파업 확대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이날 오전 부분파업을 마친 버스노조는 같은날 오후 3시30분 전주시청 노송광장에서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주버스본부 전북지부 1차 쟁의행위 및 파업 출정식'을 가졌다. 버스노조 최상수 전북지부장은 "임금 협상을 통해 노동자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할 때까지 더욱 강력한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상당한 부분의 임금인상이 이뤄졌기에 노조가 원하는 대로의 인상은 힘든 상황"이라며 "향후 파업이 계속 이어질 경우 미운행 알림 다채화와 대체교통수단 투입 등 대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며, 무엇보다 시민 여러분들의 이해와 양해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동재 수습기자

  • 사건·사고
  • 최동재
  • 2024.03.21 17:44

고속도로에서 '비틀비틀' 대형트럭...경찰 추적 끝 덜미

경찰이 술을 마신 채 고속도로를 주행하던 대형 트럭을 추적 끝에 붙잡았다. 21일 전북경찰청 12지구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호남고속도로에서 “대형 트럭이 계속 차선을 오가며 비틀거리며 달리고 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화물차 과적단속을 위해 고속도로에 나와 있던 경찰들은 곧바로 해당 차량에 대한 추적을 시작했다. 추적은 30분가량 이어졌다. 해당 트럭은 14톤급 대형 트럭으로 자칫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졌다. 차량 추적에 성공한 경찰은 트럭을 정지시킨 뒤, 음주 측정을 진행했다. 트럭 운전사 A씨(53)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A씨가 전남 광주에서부터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아 익산까지 100km가량 운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한 뒤,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운전은 본인뿐만 아니라 타인의 생명을 빼앗을 수 있는 중대한 범죄행위이다”며 “이번 사건은 다행히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승용차뿐만 아니라 대형 트럭은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술을 마시고는 절대 운전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사건·사고
  • 김경수
  • 2024.03.21 17:44

점검할 때만 켜 놓는 화재속보기...기록장치도 없다

자동화재속보기의 사용내역을 점검할 수 있는 기록장치 설치 의무가 대부분의 기기에 적용되지 않으면서 속보기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는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현행법상 문화재 이외에는 화재속보기 내 기록장치를 설치할 의무가 없는데, 이런 상황 속 문화재 외 시설들이 소방안전점검을 받을 때만 기기를 켜고 점검 후에는 다시 꺼놔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또 소방당국이 기록장치 내역을 살펴본 뒤 과태료를 처분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점도 기록장치 기피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21일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북지역에서 화재속보기 설치 의무를 가진 1712곳 중 문화재인 30곳을 제외한 1682곳이 기기 내 기록장치를 설치할 의무가 없다. 속보기 기록장치는 기기 사용 및 작동에 대한 기록을 남겨 화재 점검 등에 도움을 주는 장치이다. 지난 2023년 5월 31일 개정된 자동화재속보설비의 속보기의 성능인증 및 제품검사의 기술수준에 관한 행정규칙에는 ‘화재속보기 기록장치’에 대해 △주전원과 예비전원의 가동상태 △속보기 스위치의 조작내역 △작동신호·수동조작에 의한 속보내역이 의무적으로 기록되도록 명시돼 있다. 기록장치의 데이터를 임의적으로 수정이나 삭제를 방지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야 하고, 999개 이상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어야 한다는 구체적인 내용도 함께 명시돼 있다. 문제는 이러한 기록장치 관련 조항이 문화재에 설치된 속보기에만 적용된다는 점이다. 다중이용시설, 전통시장, 공장 등 화재 위험성이 높은 시설은 기록장치 의무 대상이 아니다. 이 때문에 ‘안전불감증’으로 속보기를 종료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번 사용이 종료됐던 화재속보기는 간단한 버튼 하나만 다시 켜지면 재가동이 되는 시스템으로, 소방안전 점검 시에만 작동시켜도 점검자들은 알지 못한다. 소방 관계자는 “소방안전점검을 나갔을 때 속보기 기록장치에 종료됐던 기록에 대해 시설관리자가 소명하지 못하면 과태료 처분을 하고 있지만 기록장치가 없는 곳은 과거 전원차단 여부조차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현재 소방은 화재속보기가 오작동할 경우 그 횟수에 따라 시설의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속보기가 3회 이상 오작동할 시 관리자 안전교육부터 시설 특별점검까지 오작동 횟수에 따라 안전점검이 추가로 이뤄진다. 또한 최근 출시되는 제품들에는 기록장치가 부착돼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소비자들은 관련 점검과 처벌에 대한 우려로 기록장치가 없는 제품을 더욱 선호하고 있다.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공하성 교수는 “모든 화재속보기에 기록장치 기능을 의무적으로 추가해야 한다”며 “사용에 대한 기록이 되지 않으면 화재 대비 시설이 정상적으로 이용되고 있는지 알 수 없고, 문화재로만 한정된 현행 규칙을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

  • 사회일반
  • 김경수
  • 2024.03.21 16:49

[4·10 총선, 민심을 듣다] "농촌 인구유출 막을 정책 마련돼야죠"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20일 남은 가운데 지역 문제를 해결해 줄 국회의원이 당선될 수 있을까 농민의 기대가 한껏 부풀었다. 지역소멸의 위기가 눈앞으로 다가온 농촌을 찾아 이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타지 사람을 끌어오는 데는 한계가 있어요. 농촌을 떠나는 인구를 잡기 위한 정책이 마련돼야 해요" 고창에서 농촌체험사업을 운영하는 장연희 씨는 이번 총선에서 '지역민 삶의 질을 우선하는 인물'이 당선되길 바라고 있었다. 장 씨는 "고창은 노인과 장애인 비율이 높지만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가 미약하다"며 "이들에 대한 서비스의 질이 높아져야 지역민이 '내 노후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장 씨는 "지역 농민이 농사를 짓다가 연로하면 무기력하게 마을회관에서 지낸다"며 "농지를 치유정원·주말농장으로 가꿀 수 있도록 지원해 타지역 시민이 농촌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면 상부상조"라고 소망했다. 익산에서 치유농장을 운영하는 이옥순 씨는 40년간 농업에 종사하며 직접 겪은 문제를 토로했다. 이 씨는 "농장을 운영하다 보면 여러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특히 농지 용도변경에 규제가 많아 조금씩 완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토지를 농업 지역으로 신고해 허가를 받아도 실제로 영업할 수 있는 구역은 넓지 않다"고 했다. 지역 국회의원들이 정작 농민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관심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무주에서 태어나 평생토록 농사에 전념한 70대 김 모 씨는 "각종 농자재와 비료 비용이 상당히 올라서 농사 짓는데 생산비가 많이 들어가, 농민의 소득이 줄고 있다"며 "농촌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살던 동네를 떠나고 있다. 농사에 투자한 만큼 소득이 나올 수 있도록 지역 농업인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 농업인은 고령화와 인구유출로 위태로운 농촌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이들은 모두 오는 4월 10일 총선에서 이들을 지탱할 '확고한 토대'가 나타나길 바란다는 뜻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 사회일반
  • 서준혁
  • 2024.03.21 15:40

화재속보기 꺼도 소방서는 모른다

다중이용시설 등 화재취약지역에 의무적으로 설치돼 화재 시 관할 소방관서로 신고되는 자동화재속보설비(자동화재속보기)를 인위적으로 종료할 경우 관할 소방당국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등 시스템상 오류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문경에서 소방관 2명의 목숨을 앗아간 공장 화재도 이틀 전 공장관리자가 설비를 강제 종료했던 것으로 조사됐고, 전북지역에서도 매년 속보기 오작동 오류가 수천건에 달하는 있는 등 속보기에 대한 시스템 개선 및 처벌강화가 요구된다. 20일 전북특별자치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현재 전북지역에서 자동화재속보기 의무 설치 대상은 1712곳이다. 자동화재속보기는 노인이나 유아돌봄시설 500㎡ 이상 건물이나 바닥면적 1500㎡ 이상의 업무시설, 공장, 병원, 전통시장 등에 의무 설치돼 화재 발생 시 경보와 함께 관할 소방서로 자동 신고되는 기기이다. 자동화재속보기는 이처럼 필수설비이지만, 잦은 오작동 건수가 도내에서만 매년 2000∼3000여건에 달하고 있다. 실제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발생한 전북지역 자동화재속보기 오작동은 8868건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21년 3078건, 2022년 3284건, 2023년 2506건이었다. 지난해 전북지역에서 발생한 화재 건수는 2160건임을 감안하면, 소방당국이 실제 화재 출동보다, 오작동으로 인한 출동을 더 많이 하는 셈이다. 오작동 이유에는 먼지가 많은 환경과 기온, 습도 등이 꼽힌다. 무소속 박완수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자동화재속보기로 인한 출동 중 99%가 오작동이었다. 자동화재속보기가 울릴 시 소방은 ‘반드시’ 현장에 출동한다. 펌프·탱크·지휘차 등 최소 차량 3대와 인원 10명이 동원되며, 출동한 소방당국은 관련 시설에 대한 점검을 시행한 뒤 복귀한다. 이러한 과정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문경참사처럼 속보설비에 대한 인위적인 강제종료가 만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자동화재속보기는 해당 기기가 외부 전원차단 등이 있을 경우 해당 시설 관리자에게만 알림이 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할 소방서는 현재 시스템상 알림 기능에서 제외되고 있는데, 소방서들은 시스템상의 문제로 알 수는 있는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자동화재속보기는 전원이 종료될 경우 여러 주체에게 메시지 전송이 가능하고 프로그램 업데이트 등으로 개선이 가능한데, 소방당국은 단순 '우리에겐 알려지지 않아 어쩔 수 없다'는 안일한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현재 자동화재속보시설의전원의 인위적 종료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처분되는 범죄 행위로, 전문가들은 처벌 강화와 함께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공하성 교수는 “자동화재속보설비는 365일 24시간 켜져 있어야 하는 중요한 화재예방시설이다”며 “전원이 종료될 시 관할 소방서로 전달돼 바로 인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고, 시스템이 종료될 시 해당 시설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방서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변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일대학교 소방방재학과 이영주 교수는 “속보설비를 꺼놨을 때 관할 소방서에서 모른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며 “속보설비는 설치가 의무인 시설로 인위적으로 꺼놨다는 것은 단순히 넘어갈 일이 아니다. 시설이 꺼질 시 반드시 소방관서에서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하고, 과태료뿐 아니라 처벌의 강화로 화재예방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사회일반
  • 김경수
  • 2024.03.20 18:33

'완주 삼례 전세사기' 피해자 전세금 지원한다

완주군은 20일 삼례 '신탁 전세사기' 의혹이 불거진 아파트에서 피해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삼례 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관계자 등 주민 20여 명, 완주군·삼례읍 등 관계 공무원이 참석해 머리를 맞댔다. 비대위의 요청으로 열린 이번 간담회는 지난해 12월 비대위 관계자 등 주민 30여 명, 전북도의원, LH 전북지사, 전북도·완주군 등 관계 공무원이 참석해 지원대책을 논의한 이후 처음이다. 지난 대책마련 간담회에서 논의된 지원대책은 크게, LH와 협의를 통한 '주거 지원'과 최대 2000만 원 보증금 무이자 융자 등을 포함한 '금융 지원'이었으나, 이중 '주거 지원' 방안이 구체화·확대됐다. 완주군 주거복지과 관계자는 "LH가 확보한 공공임대 아파트를 피해자들에 우선적으로 공급하는 데 더해 '전세임대주택 우선공급' 제도를 신청할 수 있다"며 "전북지역 전용면적 85㎥ 이하 1억 3000만 원∼2억 4000만 원 규모의 주택을 세입자가 직접 물색하면 그만큼 전세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비대위 관계자는 "임대보증금을 돌려받고 피의자가 적합한 처벌을 받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며 △임차인 대상 임대보증금 반환 △빈틈 없는 전세사기특별법 개정 △피의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주거권 확보 등을 군에 건의했다. 완주군은 간담회에서 나온 요구사항을 적극 검토하고, 필요시 유관기관 및 정치권과의 협의를 통해 적극적으로 피해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 사회일반
  • 서준혁
  • 2024.03.20 17:34

전주 시내버스 부분파업 예고...시민 출근길 불편우려

파업으로 인해 21일 출근시간대 전주시내버스 일부가 운행을 중단할 예정이어서 시민 불편이 예상된다. 전국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 전북지부(이하 버스노조)는 사측과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결렬로 전주시내버스 일부노선에 대해 21일부터 수시 부분 파업에 들어간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파업은 민주노총 노조원이 주축인 전일여객과 시민여객이 참여한다. 부분 파업은 21일 아침 출근시간대 일부 노선에 한해 1회 결행 예정이며, 이들은 추가로 2차례 더 부분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전주시내버스 총 394대 중 두 회사 노조원들이 운행하는 72대(18%)가 파업에 동참, 31개 노선이 운행이 중단되거나 배차시간 증가등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버스노조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14차례에 걸쳐 사측과 교섭 및 임금협상을 진행했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버스노조는 임금총액 4.34%(시급 3%인상, 호봉 간 차액 4000원 인상, 가족수당 신설)인상, 식대 전액 현금지급등을 주요 요구사항으로 내걸었다. 이에 대해 전주시와 사측은 “지난해 10월에 8%의 임금 인상이 있었는데, 사실상 동결이나 1%대의 인상이 아니면 요구사항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협상이 결렬, 파업으로 이어지게 됐다. 버스노조는 21일 오전 부분파업을 진행한 뒤 오후 3시30분 전주시청 광장에서 노조원 300여 명이 참여하는 '전북지부 1차 쟁의행위 및 파업 출정식'도 가질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파업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 노선 안내 및 예비 마을 버스 투입 등을 고려하는 등 불편을 최소화 할 예정"이라며 "시민들께서도 불편이 있으시더라도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파업으로 영향을 받는 노선은 평화동과 송천동, 인후동, 혁신동, 만성동 지역에서 운행되는 △75번 △79번 △101번 △102번 △103번 △104번 △110번 △309번 △339번 △401번 △402번 △403번 △420번 △430번 △511번 △513번 △514번 △515번 △520번 △522번 △535번 △541번 △543번 △752번 △820번 △970번 △999번 △3-2번 △6001번 △3001번 △3002번이다.

  • 사회일반
  • 최동재
  • 2024.03.20 16:55

보이스피싱 수거책 설득해 자수시킨 택시기사

전주의 70대 택시기사가 승객이 보이스피싱 수거책임을 직감하고 자수시키는 용기와 기지를 발휘해 경찰 포상을 받았다. 20일 전주덕진경찰서에 따르면 A씨(70대)는 지난 14일 전주시 덕진구 만성동에서 청년 승객 B씨(24)를 태웠다. B씨는 곧장 서울로 가달라고 말했다. 택시 안에서 지인과 통화를 하던 B씨는 ”고객에게 서류와 현금 등을 받고 다닌다“, ”서울 본사로 간다“ 등 수상한 말을 이어갔다. 이를 유심히 살펴본 A씨는 B씨가 ‘보이스피싱 수거책‘임을 직감했다. 용기를 낸 A씨는 B씨에게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당하고 있는 것 같다“, ”내 주변에서도 이런식으로 이용당한 사람이 있다“, ”걱정된다면 같이 경찰서에 가주겠다“며 설득했다. 자신이 범죄 행위에 이용당하고 있는 것을 몰랐던 B씨는 A씨와 함께 전주덕진경찰서로 가 자수했다. B씨는 혁신도시에서 저금리 대환대출을 해주겠다고 속은 피해자 C씨에게 현금 630만원을 전달받은 뒤 서울에 있던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현금을 전달하기 위해 택시에 탑승한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드러났다. 전주덕진경찰서는 B씨를 사기 혐의로 입건한 뒤, 피해자에게 피해금 전액을 반환했다. B씨는 경찰조사에서 "고액알바인줄만 알고 범죄 행위인줄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에게 감사장과 함께 포상금을 지급했다. 권현주 덕진경찰서서장은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침착하게 대처한 택시기사분의 협조로 범인을 검거하고 추가 피해도 예방할 수 있었다“며 ”저금리 대환대출로 수천만 원의 현금을 요구하면 이는 보이스피싱 사기이다. 신속하게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 사회일반
  • 김경수
  • 2024.03.20 16:53

의료파업 한달...대학병원 '위상' 어디로, 지역종합병원 '지역의료 버팀목’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상급종합병원 전공의들이 지난달 19일 사직서 제출 후 지난달 20일부터 출근하지 않으면서 시작된 의료 파업이 한 달을 맞았다. 상급종합병원들은 병동을 폐쇄하고 수술이 줄었으며, 환자를 받지 않고 있으면서 환자와 가족들의 불안과 불만은 날로 커지고 있는 등 지역 의료거점이라는 위상이 무너진 모양새다. 이에 반해 그 밑 단계인 종합병원들은 지역 의료 버팀목이 되고 있는데, 정부와 의료계 강대강 대치 속 지역 의료계 현장을 둘러봤다. △ '의사도, 환자도 사라진' 전북대학교병원 19일 오전 11시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 전북대학교병원 수술실 전광판에 비춰진 수술 건수는 6건에 불과했다. 20개의 수술실이 가득 찼던 한 달 전 풍경과는 대조됐다. 환자가 없어 불이 꺼진 5층 병동은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병원 내부를 돌아봐도 외래진료소 앞 말고는 의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날 응급실 앞 코로나19 중증환자를 태우고 온 논산소방서 소속 구급차 구급대원은 "충남지역에서는 더 이상 받아주는 병원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충남대병원과 건양대병원 모두 코로나 환자를 받을 수 없다고 해 수소문을 통해 전북대병원으로 왔다"며 "논산과 가까운 원광대병원도 환자를 거부했고 1시간이 넘는 거리이지만, 환자 상태를 고려해 45분 만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수입도 급감했다. 전북대병원에 따르면 비상진료체계에 돌입한 병원의 한 달간 전년 대비 수익 적자 폭은 100억원을 돌파했다. 병원은 수술실을 40%가량 줄였고, 비어 있는 병동들을 폐쇄해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병원 측은 최후의 선택이 될 마이너스 통장 사용도 고려하고 있다. 전북대병원 수술실 앞에서 만난 김미덕(69·여)씨는 “의사들의 데모로 딸의 종양 수술이 미뤄지다 이번에 간신히 수술 날짜를 잡았다”며 “의료파업에 대한 피해는 온전히 환자들이 보고 있다. 이제는 교수들마저 사직서를 제출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는데, 우리 딸이 혹시라도 치료를 못 받아 잘못될까 너무나도 겁이 나고 빨리 이 사태가 해결됐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응급실은 중증환자 외에는 환자를 받지 않고 수술이 끝난 환자들도 돌봐줄 의사가 없어 전원을 보내는가 하면, 남아 있는 병실들도 점점 비어가고 있는, 의료파업 한 달을 맞은 상급종합병원은 무너져 있었다. △’지역의료 버팀목‘ 지역 종합병원들 앞서 오전 9시 찾은 전주시 우아동 전주대자인병원은 이른 시간에도 밀려드는 환자들로 북적였다. 진료과마다 앉을 의자가 없어 환자들은 서서 기다리기 일쑤였다. 병원 원무과 앞에서 만난 최웅례(68·여)씨는 “오랜 기간 당뇨와 역류성 식도염을 앓고 있어 전북대병원을 다녔는데 이번 의료 파업으로 대자인병원으로 병원을 옮겼다”며 “의사들이 계속 파업을 한다는 소식에 너무나 불안하고, 계속 약을 먹어야 하는 상황에 지금의 사태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대자인병원에 따르면 의료파업 이후 병원 응급실을 방문하는 환자의 숫자는 10% 이상 증가했다. 상급종합병원의 환자 수용이 어려워지면서 병원 내 중증환자 또한 늘어났다. 대자인병원 응급실 한아름(41·여) 수간호사는 “환자들의 중증도가 올라가고 위급한 환자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의료진의 숫자는 그대로인 상황에 피로도와 업무의 강도가 올라가 직원들이 힘들어하고 있지만, 현재 병원을 찾는 환자는 무조건 수용하도록 방침을 세웠다”고 말했다. 지역 내 또 다른 종합병원인 전주시 중화산동 전주병원도 병상 가동률을 95% 이상 유지하며 환자를 수용 중이다. 전주병원 관계자는 “현재 내부에서 의료계 파업기간에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에 대해 최대한으로 협조하는 것으로 방침을 세웠다”고 했다. 이병관 대자인병원장은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이 최대한 최선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전 직원들이 노력하고 있다”며 “힘든 상황이지만 의료계 상황이 끝날 때까지 지역사회 주민들이 진료에 어려움이 없도록 필수의료 진료체계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 보건·의료
  • 김경수
  • 2024.03.19 17:25

매년 계속되는 '침묵의 봄'..., 전북서 월동후 꿀벌 집단폐사, 이탈 지속

# “작년 겨울 초입에 벌들이 가득 들어있는 통이 90개였는데, 지금은 3개뿐입니다. 올해 농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입니다.” 전주시 동서학동에서 52년 째 양봉업에 종사하고 있는 강희두 씨(82)는 봄 꿀벌 활동시기를 앞두고 벌통을 열어보기 전 기대를 하기보다 걱정하는 일을 최근 수년 간 되풀이 했다. 봄철 개화 시기에 맞춰 화분떡과 영양제를 구입해 벌통을 열어보지만 텅 비어 있는 벌통을 보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강 씨는 "봄마다 폐사하거나 이탈하는 꿀벌들 때문에 입식비용이 만만찮고 매년 가격도 오르는데, 이 같은 일을 언제까지 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북에서 겨울이 지나고 벌들이 활동할 시기에 벌들이 없는 ‘침묵의 봄’이 매년 계속되고 있다. 19일 한국양봉협회의 ‘2024 월동 봉군 소멸피해 현황’에 따르면 전북지역 14개 시·군 952개 양봉농가 조사 결과, 도내 벌통 15만 5748개 중 절반에 이르는 8만 1557개에서 꿀벌이 폐사하거나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협회에서 자체 조사를 진행한 8개 광역시·도지회 중 3번째로 많은 수다. 문제는 최근 이 같은 현상이 4∼5년 동안 계속되면서 '벌 폐사→재입식→입식 가격 상승→재입식'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벌이 없으면 작물 작황은 물론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 양봉협회 측은 1개 벌통당 8개의 '소초(벌집들이 밀집된 하나의 틀)'가 있는데 소초당 2000∼4000마리의 벌이 기거하고 있으며, 5년 전만 해도 1개 벌통당 20만원이었지만 현재는 50만원을 주고도 구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상기후가 계속되고 꿀벌 진드기로 알려진 '응애'의 살충제 내성 등이 꿀벌 폐사나 이탈 등의 이유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는 꿀벌 집단 폐사·이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예산 및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전북특별자치도의 경우 2022년 47억 3000만 원, 지난해 61억 4000만 원의 예산을 편성해 도내 양봉농가에 △고품질 양봉 기자재 △양봉농가 꿀 생산 장비 △말벌 퇴치 장비 등을 지원했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없는 셈이다. 전북자치도 관계자는 “올해 일반 양봉농가에서 키우는 여왕벌에 비해 우수한 품종의 여왕벌을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며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 등 유관기관과 연계를 통해 봉군 수 조기회복과 피해농가 지원을 위한 대책 마련을 진행 중이다”고 전했다. 김종복 한국양봉협회 전북지회장은 “최근 4∼5년간 이어진 꿀벌 집단폐사로 양봉농가들이 이제는 버틸 여력이 없다”며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과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최동재
  • 2024.03.19 17:01

[4·10 총선, 민심을 듣다] "서민 물가 잡아줄 참일꾼 필요"

전주 남부시장에서 만난 시민. 사진 왼쪽부터 카페를 운영하는 김명근 씨, 야채가게를 운영하는 정 모 씨와 김재열 씨. /김지원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20여 일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누가 '나쁜 의원'이 아니라 누가 '좋은 의원'인지, 시민이 바라는 국회의원은 누구인지, 전주 남부시장을 찾아 시민의 바람을 들었다. "경제가 어려운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지역 경제를 살리는데 앞장서는 후보를 지지할 생각인데, 현재로서는 그런 후보자는 없는 것 같습니다." 남부시장에서 아담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명근 씨에게 어떤 후보를 지지할 것인지 물었더니 '지역 경제 활성화를 견인할 존재감 있는 인물'을 꼽았다. 김 씨는 "전북은 다른 지역보다 발전이 더뎌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도록 유도하는 게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다"며 "한옥마을과 남부시장에 찾아오는 관광객 의견을 들어보면 볼거리, 먹거리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주곤 한다. 소상공인 입장에서 두 관광지를 연계해 관광지를 활성화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정 모 씨도 '서민을 위하는 국회의원'이 선출되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정 씨는 "남부시장 건너에 도깨비 시장이 생겨 이곳은 장사가 잘 안된다"며 "당연한 이치지만 남부시장의 상인들이 먹고살기 힘들어 점점 시장을 떠나간다"고 한숨을 쉬었다. 치솟는 서민물가도 걱정이라고 했다. 정 씨는 "얼마 전까지 한 단에 5000원이던 쪽파가 지금은 1만 원이 넘는다"며 "물가가 올라 손님이 오지 않는다"고 했다. 전북지역 국회의원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는 시민도 있었다. 지역 국회의원의 존재감이 없다는 것이다. 시장 거리에서 만난 김재열 씨는 "지난해 새만금 잼버리 실패로 전북 이미지가 나빠졌다. 예산도 깎였다"며 "이제는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상공인을 위한 경제 정책을 만들고, 한옥마을 이미지를 살려 관광객에게 좋은 평가를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모두 오는 4월 10일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겠다고 했다. 투표는 국민의 권리이자, 지역발전을 이끌 참일꾼을 선택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 사회일반
  • 서준혁
  • 2024.03.19 16:49
사회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