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07 03:55 (Fri)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위풍당당, 숨은 문화일꾼

지수영 전주영상위원회 기획홍보팀장 - 교육·홍보·회계까지 '악바리 살림꾼'

전주대 교수로 재직 중인 이장호 감독은 전주를 '촬영하기 가장 좋은 곳'으로 꼽는다. 전통과 현대가 어울린 시가지가 거대한 촬영 세트나 마찬가지인 데다 촬영 지원체계도 가장 잘 갖춘 곳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처럼 전북을 배경으로 한 영화·영상물의 촬영이 늘어나 전북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고, 전북의 상징물들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것은 전주시의 영화·영상 산업을 뒷받침하는 전주영상위원회(이하 전주영상위) 덕분이다. 전주영상위가 바빠질수록 기획홍보팀장 지수영(33)씨는 도통 여유가 없다. 12월 출산을 앞두고 최근엔 몸이 잔뜩 무거워져 버겁지만, 벌려놓은 일이 많아 쉬고 있을 여유가 없다. 영상위에서 기획홍보팀장의 업무 범위는 로케이션 매니저 외에 교육·홍보·회계까지. 2003년 전남영상위원회 시작으로 '자의반 타의반'으로 온몸으로 부딪쳐 일해온 덕분에 2007년 전주영상위원회에 와서도 '일복'은 이어졌다. "여자이다 보니 현장에서 망가지는 모습을 보이는 게 싫어" 선택한 영상위라지만, '악바리'가 아니면 이곳 역시 버티기 힘든 또 다른 전쟁터. "고등학교 이후로 집안에 용돈을 받아본 적이 없다"는 말은 괜한 자기 자랑이 아니었다. 그는 "처음 보도자료 쓰는 법을 익히기 위해 기자에게 기사작성법 지도를 받았다. 1년을 트레이닝 한 뒤에서야 기사 작성에 자신감이 붙었다."고 했다.전주영상위가 운영하는 전주영화종합촬영소 내 J1스튜디오와 야외촬영센터에서는 '쌍화점'을 시작으로 '하모니', '최종병기 활', '평양성' 등 지난해 53편을 포함해 그간 439편의 영화·영상물을 유치해 672억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거뒀다. 최근에도 드라마'보고 싶다'(가제·박유천 윤은혜 출연)와'조선 미녀 삼총사'(하지원 강예원 가인 출연), '관상'(송강호 이정재 출연), '마이쌤'(나의 파바로티·한석규 이제훈 출연)까지 촬영되거나 예정이어서 '전주 = 영화·영상 도시'라는 공식이 반기를 제기할 사람은 없어 보인다. 전주 영화 제작 인큐베이션, 전주 시나리오 스쿨(장·단편), 전주 영화 제작 인력 인턴 모집, 전주 로케이션 인센티브 등은 전주영상위가 해오고 있는 굵직한 사업은 20개가 훌쩍 넘는다. 특히 전주 영화 제작 인력 인턴 이나 전주 영화세트 제작 마스터링 워크숍, 전주 영화인을 위한 극영화 피칭 교육 등은 전주영상위가 발굴해 안팎의 호평을 받는 프로그램. 그는 "전주 영화 제작인력 인턴 과정을 거친 친구들이 PD·미술팀장·제작실장 등으로 성장해 영화를 찍기 위해 다시 전주로 돌아오는 것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세트장을 관리·감독하는 인력을 배출하는 영화세트 마스터링 워크숍, 영화 제작지원금을 끌어오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훈련시키는 피칭 교육 등은 단순히 영화의 제작 지원을 넘어서서 영화 인력까지 배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에서도 '눈독'을 들이는 프로그램". 그러나 전주영상위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좋은 사업을 선점하더라도 부산영상위 등과 같이 다른 지역의 영상위가 막대한 자본으로 이를 본 뜬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그는 "전주가 그만큼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면서도 속상함과 뿌듯함을 교차되는 표정을 지었다. 게다가 올해는 전주영화종합촬영소에 두 번째 실내스튜디오'J2스튜디오'가 문을 열었다. 전주 상림동 전주영화종합촬영소 내 792㎡ 규모(2층)로 지어진 J2스튜디오는 병원 응급실과 경찰서 유치장 등 특수공간 세트를 구성해 다른 지역과 차별성 있게 운영될 예정. 그는 "특수 스튜디오까지 갖춰낸 노력이 전주를 영화·영상의 도시 메카로 자리잡게 하는 결실로 이어졌으면 한다"면서 "전주가 충무로·부산과 함께 한국 영화산업의 트라이앵글이 될 수 있도록 안팎의 지원에 힘쓰겠다 "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1.01 23:02

전주비빔밥축제 기획홍보 임갑정씨 "축제 주인은 주민…대중화 승부수"

'2012 전주비빔밥 축제'(18~21일 전주 한옥마을)에서 기획홍보를 맡는 임갑정(43)씨가 등장할 때면 늘 시끌벅적하다. 사람들을 우르르 몰고 온다는 인상을 받는다. 혼자 등장할 때도 마찬가지. 알고 보니 지역 극단을 안 거친 데가 없는 연극배우 출신이다. 1989년 서울에서 대학 다닐 때 꽂힌 풍물 소리에 무작정 극단에 들어가서 버틴 게 10년. 자연스레 양반에 항거해 민초의 응어리를 거침없이 토해냈던 마당극 전문이 됐다. 연극이 좋아 죽어도 배우들이 밥벌이를 위해 기웃거렸던 곳이 축제다. 배우들이 지역 축제로 대거 흡수될 때 그는 (사)풍남문화법인으로 눈을 돌렸다. 2003년부터 풍남제, 단오제, 천년의 맛 잔치 등을 지켜보면서 잔뼈가 굵은 그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비빔밥축제를 홍보하는 얼굴이 됐다. "연극에서는 배우가 무대 주인공이잖아요. 그런데 축제는 달라요. 오신 분들이 축제의 주인공이고, 저는 방문객들이 잘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조연인 거죠. 축제 프로그램과 관객들을 잘 버무릴 수 있을까 고민하는 '비비기 기술'이 진짜 필요한 일입니다." 프로그램을 다 꿰고 있다고 해도, 방문객 눈높이에 맞춰 전달하는 것은 참 어려운 숙제. 지난해 적은 예산에서도 수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며 성공적으로 축제를 치러낸 비빔밥 축제는 '관광 명소 1번지'로 꼽힌 한옥마을의 덕을 톡톡히 본 감도 있으나,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다각도 홍보 전략이 주효했다. 더욱이 올해는 축제를 진두지휘하는 정성엽 사무국장과 음식업외식업 단체, 구청주민자치센터 등을 누비며 비빔밥 축제를 홍보하는데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었다. 여기에 매년 새롭게 시도하는 프로그램 역시 인산인해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게 한 이유. 특히 전주시가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 선정되면서 전주비빔밥에 대한 관심이 덩달아 높아져 관련 홍보관 설치와 음식 전문가 초청도 빼놓을 수 없었다. "지난해 대박을 터뜨렸던 제2회 조리장원 선발대회'나는 쉐프다'는 비빔밥 도시락비빔밥 판매 단체 경연을 신설해 비빔밥의 진화를 엿볼 수 있도록 했어요. 4000인 분 비빔밥 시식 나눔 행사는 33개동 시민 6000여 명이 참여하는 '우리 동네 맛자랑 비빔 퍼포먼스'로 확장시켰습니다. 그러다 보니 신경 쓸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요. 제 애간장이 녹을수록 관람객들은 더 즐거워질 거란 기대로 일하고 있습니다."이런 마음가짐 때문일까. 이곳저곳에서 비빔밥 축제 참여 신청이 쇄도했다. 올해 신설된 어린이 비빔밥 레시피를 활용한 퍼포먼스는 일찍부터 동이 났을 정도. 그는 "도내 유치원에서 추가 신청을 묻는 문의가 빗발쳐 한동안 전화통에 불이 났다"고 했다. 여기에 지역 문화단체가 전주 비빕밥을 소재로 풀어낸 기획 공연을 비롯해 소리문화관의 '해 같은 마패를 달 같이 들어 메고', 전통문화관의 다문화 합동결혼식, 삼도헌의 대청음악회 등으로 지역과 하나되는 축제가 되기 위한 시도도 돋보인다. "나름대로 전주 비빔밥의 대중화를 위한 다각도 시도를 하려고 합니다. 신경 쓴 만큼 좋은 성과를 내놓아야 한다는 생각에 조바심이 나기도 하지만, 그런 긴장감이 오히려 큰 보답으로 돌아올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저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비빔밥 축제를 잘 치르기 위해 힘쓰시는 분들을 위해 많은 격려 부탁드립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0.18 23:02

박소영 전주전통술박물관 관장 "가양주, 우리나라 자존심 세워줄 술 "

박소영 전주전통술박물관 관장(37)이 2003년 이곳에 입사한다고 했을 때 가족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딱 맞는 일 찾았구나." 술을 곧잘 즐기긴 했어도, 맥주·소주·양주 외엔 거의 잘 몰랐던 그에게 가양주는 신세계. 그때만 해도 술과 그와의 인연이 이리도 오래갈 줄 몰랐다. '가양주 전도사'가 된 그는 술을 직접 빚고 즐기는 묘미에 푹 빠졌다. 그러나 "최근엔 뱃속의 아이 덕분에 술은 입에도 대지 못 한다"며 웃었다.올해는 삶의 중요한 분기점이다. 출산을 앞뒀고, 술박물관 외연을 넓히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오랜 염원이었던 전시관은 이미 새 단장을 했고,'2012 한옥마을 술 축제'(19~20일)를 앞두고 있다. 최근 전주 한옥마을에 관람객들이 물밀듯 밀려들면서 술박물관은 평일에도 쉴 새 없이 돌아간다. '부어라, 마셔라, 취해라'의 잘못된 술 문화가 아닌 전통주로 건강하게 마시는 술 문화를 유도하기 위한 체험과 전시가 한창 진행 중이다. "조선의 영조는 금주령을 어겼을 때 사형까지 내렸을 만큼 엄히 다스렸습니다. 그 때문인지 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그 뿌리가 깊어요. 더욱 아쉬운 것은 술에 대해 제대로 배우고 가르치려는 문화가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술을 잘못 배우게 되는 겁니다."가양주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어 뒤늦게 시작한 공부. 그 시대의 사회·문화적 배경에 관한 이해 없이는 술에 대한 이해도 얕아질 수밖에 없다. 전통주에 관한 연구가 거의 전무한 상황에서 전북대 대학원(사학과)에 입학해 '조선시대 금주령 법제화 과정과 시행 양상'을 주제로 논문을 쓸 때 꽤 많은 고생을 했다. "조선시대 가양주가 발달했던 이유는 유교적 국가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었기 때문입니다. 제사를 지내고, 손님을 접대하기 위한 또 다른 음식이었던 셈이죠."문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현재 전해내려오는 전통주는 산호춘을 포함한 50여 종. 하지만 "같은 재료라도 어떤 누룩을 쓰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맛이 나오기 때문에 그 종류가 수천 가지가 넘는다." 문제는 가양주에 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하지만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했다. "와인 열풍이 불 때 와인을 잘 아는 사람들만 찾았던 게 아니잖아요. 가양주도 그렇게 바라봐주시면 좋겠어요. 술을 아예 못하는 분들도 가양주는 즐기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 데요. 회식 자리에서 직접 빚은 청주와 술잔을 들고 다니는 분들도 있습니다. (웃음)"결국 가양주를 제대로 알고 즐기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교육'. 술박물관을 위탁해오고 있는 (사)수을(대표 박시도)가 지난 2월 전주 동문거리 일대에 마련한 '전주전통술교육관' 은 수준급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체험교육공간이다. 맛이 획일화되는 가양주 대량 생산은 반대하나, 가양주 대중화를 위한 양조장 건립은 오랜 숙원. 그는 "수을이 내년엔 전북 최초로 양조장을 만든다"며 기뻐했다. 농민들이 주류 허가를 편리하게 받도록 법이 개정되면서 농가들도 소득 작목을 활용하는 가양주 빚는 일에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 술 마시는 즐거움을 축제성과 연계시킨 '2012 만추만취 한옥마을 술 축제'(19~20일)도 술박물관의 핵심 사업이다. '2012 한국음식관광축제'와 '2012 전주비빔밥축제'와 함께 열리는 이번 축제의 꽃은 국내 최고의 술 빚기 장인을 뽑는 '2012 국(麴)선생 선발대회'. 국선생 선발대회를 통해 발굴된 자희자양의 '국화주'(2008) 출시나 상주 곶감축제와 발 맞춰 대중화 발판을 마련 중인 상주 곶감주(2011)는 의미 있는 선례. 작지만 내실 있게 한 발 한 발 성장해나가는 국선생 선발대회에 전국적인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그러나 갈 길은 여전히 멀다. 가양주를 옛날 술로만 여기는 고객들에게 상대적으로 비싸게 여겨지는 가격과 다소 낯선 맛에 길들여지기 위한 시간이 필요해서다. "프랑스 정부가 와인의 기능성과 이야기를 알리면서 와인 세계화를 이룬 것처럼 우리도 전통 누룩의 우수성에 대해 정부가 학술적으로 검증을 하고, 스토리텔링적 요소를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술이 음식과 함께 식문화로 비춰져야 하구요. 이 모든 작업이 가양주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할 때 가능할 것 같습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0.11 23:02

미디어아트 작가 정문성씨 "관객과 즉각 소통·확인 매력"

미디어아트, 다 이놈 때문이다. 지역 축제판에도 기웃대봤고, 월간지 기자로도 활동했으며, 디자이너로 활동하기도 '문화 게릴라' 정문성(42·Yisan)씨가 난데없이 '인터렉티브 미디어아트 캠프'(Interactive Media Art Camp)에 빠지게 된 것 말이다. 호기심이 나는 건 뭐든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타입. 지역에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공간을 가상으로 새롭게 재해석하는 미디어아트를 시도한 예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나 홀로 전쟁'을 도발했다. 전주 한옥마을의 땅값이 올라 우편취급소와 함께 변두리로 쫓겨난 사무실은 그의 호'이산'을 딴 1인 기업 (주)이산의 근거지. 지난 19일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최근 미디어아트에 푹 빠지면서 인쇄물 출간·간판 제작 등을 해오던 '밥벌이'를 거의 제쳐뒀다고 쑥스러워했다. "미디어아트가 문화를 기술과 접목시킨 'CT'(Culture Technology) 일환으로 다양한 장르를 융합시키는 그릇이 될 수 있다고 봤어요. 관객들과 소통하는 걸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입니다." 스마트공간 문화기술공동연구센터(X-ctrc) 연구원으로 각종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참여해왔던 그가 미디어아트라는 '신세계'를 접한 뒤 혼자 조몰락거리며 바쁜 노력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미디어아트 작가'라는 타이틀은 아직 부담스럽다"고 했다. 1회 미디어 아트 캠프 때 운좋게 내로라하는 미디어아트 작가들과 교류하면서 눈이 트이긴 했으나, 새로운 트렌드를 익히고 또 다른 장르와 접목시키기 위한 노력은 '현재 진행형'이어서다. "텔레비전을 캔버스 삼아 빛과 소리, 움직임이 어우러진 새로운 예술을 개척한 백남준이 미디어아트의 선구자에 해당됩니다. 뉴 미디어로 진화하면서 음향·가상현실·인공지능 등과 접목되고 있죠. 아직 전북에선 미디어 파사드와 같은 영상이 중심 되는 미디어아트가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더 많은 장르와의 융합 가능성을 친다면 디지털아트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미디어아트는 '돈'이 안 된다. 전시를 연다 해도 작품이 쉽게 팔리질 않는다. 입지가 좁아지는 미디어아트 작가들이 대중화를 위해 많이 선택하는 게 DJ. "그러나 DJ는 VJ와 다르다"는 그는 "기존 음악을 리믹스해 앨범을 낼 정도의 수준이 되는 전문가들이 영상과의 결합을 시도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근 다른 무대예술과의 융합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미디어아트는 그러나 여전히 독자적 장르가 아닌 부수적 장치로 인식되고 있다. 그가 기획한 인터렉티브 미디어아트 캠프는 어쩌면 그런 간극을 해소시켜주는 기회가 될지 모른다. 지난해까지 전주 한옥마을을 배경으로 이뤄진 인터렉티브 미디어아트 캠프(9월5~8일)는 올해 남부시장으로 무대를 옮겼다. 스마트공간 문화기술공동연구센터(X-ctrc)와 서울예술대 디지털아트과가 공동 주관하는 올해 캠프 주제는 '라이브 비쥬얼 아트 쇼'. 그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워크숍과 특강을 진행한 결과 남부시장 하늘정원을 배경으로 미디어 파사드를 시연한다. 서울예대 디지털아트과를 맡는 김계원·조 상·김대홍·박주혜 교수와 미디어아티스트 김진태·엄기순씨가 강사로 참여해 팀별 프로젝트 기획과 제작을 이끈 뒤 쇼케이스 형식으로 워크숍 결과물을 발표하는 형식. DJ아 VJ를 겸한 실력파 'DVJ'로 활동하는 이현욱 평택대 실용음악과 교수와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관객파티로 관심을 모은 DJ 원우, 국내 1세대에 속하는 DJ 김도균씨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VJ 김진태씨의 화려한 쇼도 즐길 수 있다. 문의 010-4657-5860.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8.29 23:02

국궁 장인 권오철씨 "부친 영향 '우리 활' 제작 숙명 같아"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메달 밭'을 일군 한국 양궁. 매번 메달 싹쓸이를 하면서 한국이 양국의 종주국으로 잘못 아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양궁이 아닌 우리나라 전통 활'국궁'의 위력에 대해 아는 이들은 얼마나 될까. 국궁(각궁) 장인 권오철(55)씨는 귀찮다며 인터뷰를 한사코 거절했다. 짧고 퉁명스런 경상도 억양의 이 사나이는 기자의 괴롭힘에 못 이겨 세 번 고사한 끝에 수락했다. 지난 10일 전주 다가산 밑 활터 천양정(穿楊亭) 인근 작업실을 찾았다. 그는 지난 겨울 제작해둔 국궁 수십 여 개를 매만지고 있었다.경북 예천 출신인 그가 전주에 터를 잡게 된 것은 1992년 전주시청 국궁선수로 발탁되면서부터. "전국적으로 이쪽 선수들의 실력이 월등했다. 너도나도 여기에 오고 싶어 했다"고 회고했다. 국궁을 제작했던 아버지는 밥벌이가 안 된다며 아들이 이 길을 걷는 걸 반대했으나 결국 운명을 피할 순 없었다. 개량궁도 쏴 봤지만, '살아 있는' 국궁만큼 매혹적이진 못했다. 초보자가 요령 없이 다루면 부서지기 쉬울 만큼 관리가 까다로운 국궁은 개량궁에 비해 비교적 가격이 비싼 데다 5단 이상의 숙련자만 사용할 수 있다. "활을 쏘기 전에 활을 올리는 과정이 더 중요하거든요. 시위를 활에 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죠. 우선 활을 약 25~26℃가 되는 곳에 1시간 정도는 놔둬야 시위를 걸기 좋은 상태가 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부러지고 말아요. 숙련자라 하더라도 이것을 잘못 조절하면, 활이 다른 곳으로 빗겨 나가기 십상이죠."국궁은 뽕나무 또는 대나무에 물소의 뿔을 붙이고, 스프링 역할을 하는 잘게 찢은 쇠심줄을 안팎에 둘러 탄력을 더한다. 접착제는 민어부레풀. 이처럼 자연 재료로 만드는 '생궁'(生弓)이기 때문에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다고 했다. 그는 "영국 장궁이나 일본 죽궁 등은 탄력이 낮은 한 가지 소재로 만드는 반면 우리나라는 다양한 재료를 쓰기 때문에 탄력성이 뛰어나다"고 했다. 이처럼 '작지만 강한 병기'에 맛을 들인 고수들은 절대 눈을 돌리는 법이 없다.그렇다면 국궁과 양궁의 공통점은 차이점은 뭘까. 몸과 마음 어느 하나라도 중심이 흐트러지면 화살은 엉뚱한 곳으로 날아간다는 점은 국궁이나 양궁이나 마찬가지다. "활쏘기를 마치고 나면 몸과 마음이 정갈해지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반면 국궁은 과녁까지 거리가 145m, 양궁은 70m에 불과하다. 국궁은 엄지손가락에 뿔 깍지를 끼워 어깨까지 당겨야 하지만, 양궁은 가죽으로 된 핑거 탭을 검지와 중지에 끼운 뒤 턱까지만 당겨도 된다. 국궁 제작 장인인 그는 국내 유수한 국궁대회에 출전해 최고 기량을 자랑한 선수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취미 삼아 대회에 나가곤 하지만, 이전엔 전국체전 개인·단체 금메달을 비롯해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국궁 부문 장원까지 굵직한 상을 휩쓸었다. 대한궁도협회가 인정하는 9단 인증자는 그를 포함해 전국에서 50여 명에 불과하다. 국내 활쏘기 인구는 3만5000명, 도내는 약 1000여 명 정도로 추산된다. 그는 "최근 젊은 층들을 중심으로 국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스포츠로 바라보는 경향이 짙어졌다"고 했다. 이처럼 국궁의 대중화에 대해선 반색하는 그지만 정작 국궁 제작 장인이 되겠다고 달려드는 것에 대해서는 손사래를 친다. 5개월 이상 1000번 이상 손이 가야 하는 국궁 제작은 들이는 공에 비해 대우가 그에 상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제자들의 적극적인 구애도 달갑지 않다는 것. 그러나 활은 때가 되면 시위를 힘껏 당겨 화살을 멀리 떠나보낸다. 시위 떠난 화살은 혼자다. 그가 숙명처럼 화살을 맞았듯 또 누군가에게 건네야 할 운명의 화살일 것이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8.15 23:02

이영범 보존과학사 - 가야 철제 투구 원형에 가깝게 복원

2010년 10월, 남원 월산리 고분군 발굴조사가 학계의 이목을 끌었다. 가야계 투구와 비늘갑옷은 물론 왕이나 상류층 유적에 껴묻혔던 자루솥, 백제 지역에서만 출토됐던 중국제 청자천계호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지난 2년에 걸친 출토된 유물의 보존처리에 참여한 이영범 국립전주박물관 보존과학사(38)는 최근 열리고 있는 특별전 '운봉 고원에 묻힌 가야 무사'를 통해 1500년 전 가야 무사가 전하는 운봉 고원의 초대장을 관람객들에게 건넸다. 지난 31일 방문한 국립전주박물관 지하에 위치한 보존과학실은 마치 실험실을 방불케 했다. 하얀 가운을 입고 있던 그의 한쪽 책상엔 화학약품, 현미경, 적외선 분광 분석기 등이 놓여 있었다."수백, 수천 년 동안 땅 속에 묻혀있다 나온 유물을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기 위해서는 각종 과학적인 실험과 연구가 필수죠. '보존과학사'는 손상된 유물을 수술하는 '외과 의사'와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부여 출생으로 공주대 문화재보존학과 석사과정을 마친 그는 현장 경험을 거친 뒤 2002년부터 국립전주박물관에서 근무했다. 도내 유일한 보존과학실로 전북의 중요 유물 대부분은 이곳을 거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이 많아도 보람으로 버틴다. 종일 꼼짝 않고 유물의 보존처리에 매달릴 수 있는 집중력은 문화재에 대한 애정과 관심 없이는 불가능한 일. 이같은 유물의 보존처리에도 순서가 있다. 유물의 호적등본을 떼는 격에 가까운 예비조사를 시작하고, 이물질 혹은 녹을 제거한 뒤 화학적으로 부식시킨다. 유물의 손상을 막기 위해 건조시키고, 보호하는 막을 입힌 뒤 본래 상태로 접합시킨 다음 없어진 일부는 복원시켜 전시하거나 수장고에 보관한다. 26일까지 이어지는 특별전 '운봉 고원에 묻힌 가야 무사'에 내놓은 철제 투구 복원을 맡았던 그는 "출토 당시 유물이 폭삭 주저앉은 채로 나와서 참 난감했다"면서 "수습시간이 워낙 짧아서 접합 복원을 했는데, 생각보다 잘 마무리돼서 다행"이라고 했다. 그러나 경주 황남대총에서 출토된 말안장 꾸미개 복원품처럼 복합재질로 이뤄진 유물은 보존처리가 훨씬 더 까다롭다. 마땅한 보존처리방법을 찾지 못할 경우 보존만 하기도 한다. "연구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유물을 위해서"다. 수장고는 '박물관의 심장'과 같은 곳이다. 심장이 활동에 필요한 혈액을 모았다가 다시 배분해주는 것처럼 모든 유물들은 일단 수장고에 들어갔다가 전시실로 옮겨져 일반인들에게 공개되고, 다시 수장고로 들어온다. 수장고의 적정 온도와 습도는 평균 ±20도, 습도는 ±50%. 수장고 온도는 너무 높거나 낮아도 안 되지만, 더 중요한 건 습도 유지다. "습도가 너무 낮으면 유물에 포함된 수분이 빠져나가 뒤틀리거나 갈라져 손상이 일어나고요, 반대로 습도가 필요 이상으로 높으면 곰팡이균 등과 같은 미생물 번식이 활발해져 금속유물들이 부식되거나 색깔이 변하게 됩니다."국내에서 200여 명 안팎에 불과하던 보존과학사는 최근 문화재 보존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문성을 갖춘 인력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 그러나 보존처리는 누구나 하고 싶다고 다 할 수는 있는 분야는 아니다. 그는 사소한 실수로 역사의 큰 오명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섬세하고 꼼꼼한 성격이어야 한다"면서 "유적·유물에 대한 역사적 지식도 필요하겠지만, 인내심이 필수"라고 했다. 어떤 유물의 보존처리는 2년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문화재를 보존하고 보수하는 일은 결코 한가한 일도, 작은 일도 아닙니다. 하지만 유물의 보존 관리에 대한 투자나 지원은 아직 열악하죠. 문화 선진국이었던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작업을 충실히 할 때 현재의 우리가 보이고, 미래의 우리가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재 보존처리에 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8.01 23:02

애니메이션 제작자 배효상 대표 - 상상력 하나로 아이들 맘 속에 꿈 '쏙쏙'

지난 23일 전주영화제작소 내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난 배효상 올빼미 하우스 대표(38)는 빨간 토끼 눈이었다. 밤새 일하느라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8년 전 처음 컴퓨터 그래픽 회사를 차릴 때만 해도 밤을 꼴딱 새는 걸 밥 먹듯이 했다. 회사 이름을 '올빼미 하우스'로 붙인 것도 직업상 야근이 많은 탓이었다. '올빼미 하우스'가 3년 만에 내놓은 3D 애니메이션'수빈 스토리'는 그렇게 탄생됐다. 회사를 운영하기 위한 사업을 하면서도 지역에서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내놓고 싶었던 그가 두 아이 아빠가 되면서 애니메이션으로 눈을 돌린 것. 흥행은 거뒀으나 일부 장면이 지나치게 폭력적인 애니메이션 등을 보면서 아이들의 정서에 도움이 되는 만듦새에 대한 아쉬움이 애니메이션 제작자로 거듭나게 했다."초반엔 전주정보영상진흥원의 스타 프로젝트에 선정 돼 2편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이것만으론 사업성이 없더라구요. 회사 운영에 도움이 되는 사업을 하면서 남는 시간을 쪼개 작업하다 보니 3년이나 걸렸습니다."딸 수빈이의 이름을 따서 만든 '수빈 스토리'는 5분짜리 영상 12편이 모아진 3D 애니메이션. 주인공은 천방지축 '수빈이'와 '개구리 왕눈이'가 연상되는 욕심 많은 장난꾸러기'프롱','장화 신은 고양이'를 본 땄으나 다감한 '아롱이', 착하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한 '퍼피멍', '쿵푸팬더'를 연상시키는 '타오밍'까지 일부러 눈에 익은 친근한 캐릭터로 콘셉트를 잡았다. 초록마을에 사는 수빈이와 친구들이 청소하고 쿠키를 만드는 왁자지껄한 소동을 60분 간 매끄럽게 꿰맨 이 작품은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 등과 같은 교훈적 메시지를 은근슬쩍, 거부감 없이 던진다. 그러나 "3차원 공간을 입체적으로 보여주기 보다는 3D 도구로 그린 작품에 가깝다"는 배 대표 말처럼 평면의 감옥에 갇혀 있다는 근원적 한계는 어쩔 수가 없다. 다만 지역에서 제작됐다고 믿기 어려울 만큼 세련된 캐릭터와 성인이 보더라도 지루하게 느끼지 않을 소소한 즐거움을 안기는 이야기 등이 잘 맞물린 편. 지난 6월 DVD 개발이 끝난 '수빈 스토리'를 처음으로 즐긴 이는 딸 수빈이(7)가 아닌 아들 승빈이(4)다. 4살이었던 딸은 그새 다 커버렸고, 아들이 대신 60분 간 화면을 뚫어져라 봐준 덕분에 아빠는 자신감을 찾았다. 현재 동영상 전문 사이트 '유투브'(kr.youtube.com)에 시연판을 올린 결과 2만 건이 조회됐고, 스마트폰 앱으로 일부를 무료 공개하면서 체험단을 선착순으로 250명 온라인 모집(cafe.daum.net/subin-story) 중이다. 지역에 애니메이션 성우가 없어 서울에서 목소리를 빌린 것을 제외하면, '수빈 스토리'는 몇 안 되는 직원들의 피땀으로 거의 100% 전주에서 제작된 3D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값진 성공이다. 제작사의 패기가 빚어낸 이 작품은 번뜩이는 창의력까지는 아니더라도, 많은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 교감하며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뛰어난 성취도를 보여준다.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은데, 돈이 없어" "우리 회사의 가능성을 믿어주는 곳이 없어"라고 투덜대는 제작자들을 위한 일종의 카운터펀치. 비로소 '영화·영상의 도시, 전주'라는 수식어에서 늘 제외 돼 아쉬움이 컸던 애니메이션계에 돈 보다는 상상력으로 승부를 건 작품이 성공할 수 있다는 선례를 보여줬다. 그러므로 돈이 없다고 투덜거리기 전에, 일단 찍기 시작할 것. 물론 아이들의 관심사에 대한 냉정한 판단은 필수다. 이들이 지난 3년 간 쏟아 부은 5억은 분명 적은 돈은 아니니까.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7.25 23:02

사운드 엔지니어 정성환씨 "우리소리 제대로 담아내겠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로컬 시네마, 전주'에 초대된 이수유 감독의 '그대에게 가는 먼 길'은 한 편의 시(詩) 같은 영화였다. 김제 화동마을의 바람·햇살·들판을 질료로 중년의 아들과 노모를 통해 삶과 죽음의 실존적 문제를 서정적으로 형상화한 작품. 바람에 서걱대는 소리, 긴 가뭄에도 마를 날 없을 물 소리 등 미세한 울림은 사운드 엔지니어 정성환(36)씨의 손을 거쳤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묵묵히 녹음에 매달린 뚝심과 성실성이 빛났다. 소리는 시간예술이다. 시간이 소리를 가두어 언제든 재생할 수 있게 만드는 게 녹음 기술. 그가 하는 사운드 엔지니어링은 현장에서 채집된 소리를 넘겨받아 스튜디오에서 녹음하고 소리를 섞고 편집해 완성도를 높이는 일이다. 2006년부터 시작한 사운드 엔지니어링은 2년 전 전주정보영상진흥원의 전주 음향마스터링 스튜디오를 통해 독립영화· 인디밴드 음반·디지털 음원·홍보 영상물 녹음 등으로 이어졌다. 그는 1998년 인디밴드에서 베이스기타를 치기 시작해 한 번도 음악을 떠난 적이 없었다. 무대에 설 기회가 많았던 것도, 앨범이 많이 팔렸던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돈이 안 되는 음반은 인디밴드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이유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반은 뮤지션들의 힘겹지만 꾸준한 행보로 기록됐다. "그런데 음반을 낼 때마다 그 깊이와 질감에 있어서 성에 안찼어요. 이럴 바에야 직접 하는 게 낫겠다 싶었죠. 운이 좋았는지 호주의 사운드 엔지니어 교육기관에 연수를 가게 됐어요. 6개월 간 정말 열심히 익혔습니다. 좀 더 좋은 소리를 담고 싶다는 욕심이 들면서 '듣는다'는 개념이 새롭게 다가왔죠." 지역 문화계에서 인디밴드'레이디스 & 젠틀맨'의 기타리스트, 전주국제영화제의 공연 기획자 등으로 잔뼈가 굵은 그는 이런 과정을 통해 '녹음은 그 소리가 태어나는 현장의 날 것을 담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최대한 자연스러움을 살리는 소리라면 다소 거칠더라도 문제될 게 없고, 멋있는 소리 보다는 정확한 소리 전달이 중요하단 걸 깨달았다. 스튜디오라는 인위적인 제약 속에서도 각기 다른 소리가 합쳐져 하나의 진실한 소리로 내놓는 과정의 쾌감은 꽤 쏠쏠했다. 부산에서 태어났으나, 학창 시절을 전주에서 보내 '전라도 사람'이 다 된 그는 남들은 '돈이 안 된다'며 쳐다보지 않는 국악에 관심이 많다. 국악의 고장인 전주에서 입이 딱 벌어지게 아름다운 국악 음반을 녹음하는 게 꿈.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 소리들을 알리고 싶어요. 국악계에서도 레코딩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있거든요. 사실 이 지역 사람들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 아닌가 싶습니다. 국악인들이 해외에 나가면 기립박수를 받고 그러는데, 우리 음반을 들어보면 그런 맛이 안 나거든요. 국악도 제대로 녹음하면 세계가 놀랄 음악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습니다." 이어 "전주 음향마스터링 스튜디오가 힘든 상황에서도 지역에서 열심히 음악하는 후배들과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영상을 내놓는 독립 영화인들이 소통하는 현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면서 "이곳이 실력 있는 감독·밴드 등이 녹음할 때 도움을 주는 전초기지 같은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7.11 23:02

애니메이터 김대환씨 - 어른이 꾸는 '동심의 꿈'

미대 나온 이 남자, 만화와 제대로 사랑에 빠졌다. 초등학교 2년 때 형이 우연히 보여준 만화책은 마치 첫사랑처럼 앓게 만들었다. 당시 어린 아이들의 영웅이자 로망이었던 로봇이 여기저기에서 총천연색으로 버티고 앉은 광경만으로도 금새 행복해졌다. 대전에서 태어나 학창시절을 보낸 그가 점수에 맞춰 진학한 곳이 전북대 미대. 그러나 서양화를 전공하면서도 애니메이션 감독의 꿈을 놓진 못했다. 전주 동문거리 일대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26일 애니메이터(Animator) 김대환씨(34)를 만났다. 만화'영심이'의 남자친구 왕경태를 연상케하는 큰 뿔테 안경에 장난기 가득한 웃음은 꼭 만화 주인공 같다. 하도 작업실에서 먹고 자는 덕분에 주변에서 "대체 뭐하는 사람이냐?"는 질문도 숱하게 받았다. "애니메이션으로 밥벌이가 도저히 안 되니 낮에는 문화예술교육 강사로, 밤에는 애니메이션 제작자로 돌아온다"고 했다.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사는 현실이 부럽긴 해도, 5년 째 척박한 현실 속에서도 발군의 작품'캣맨'을 기획하고 이제 제작에 들어갔다.영화 '캣 우먼'에서 단초를 얻었으나 정반대 콘셉트로 잡은 '캣맨'은 '귀차니즘'에 빠진 영웅을 주인공으로 세웠다. "고양이는 본래 우아하면서도 요염한, 여성적인 이미지가 강한데, 키워보니까 달랐어요. 그래서 멋하고는 담을 쌓은 지저분하고 뚱뚱한 수컷 고양이를 내세웠죠."영웅은 늘 추앙받는다는 공식도 살짝 비틀어 놓았다. 사람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선물하는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이 골방에 쳐 박혀 줄담배만 태우는 속칭 '루저'로 비춰지는 것처럼, 악당의 얼굴이지만 운 좋게 영웅이 된 '캣맨'이 실제론 고달픈 삶을 살게 된다는 설정이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성인들을 위한 블랙 코미디였다가 제작기간이 길어지고 완성도를 높이려 하다 보니, 아동판으로 바뀐 셈. 공을 들인 덕분에 강원 정보문화진흥원이 내건 공모전에 당선되면서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우리나라만큼 검증을 좋아하는 곳도 없을 거예요. 비주류에 속하는 애니메이션은 시장에 진입하기도 전에 떨려나는 일도 부지기수죠. 그래서 전국적인 공모전에 도전하게 되는 겁니다. 일종의 '품질보증서'를 받아야 제작이 가능해지거든요." 특히 이번 작품은 그의 아킬레스건을 극복한 것이어서 더욱 값지다. 2006년 애니메이션을 제대로 배워보겠다고 무작정 상경해 운 좋게 고세윤 감독의 '실버 레인저' 제작에 참여해 두루두루 배웠지만, 캐릭터 디자인은 영 자신이 없었다. 결국 동료들과 마찰을 겪은 뒤 독기를 품고 1년 간 두문불출하면서 익힌 캐릭터 디자인을 이번 작품에서 유감없이 발휘했다. 앞서 온갖 고생 다하면서 첫 데뷔작'판타지 거문고'를 내놓고도 투자자를 못 구해 상영조차 못했던 쓰라린 현실을 떠올렸다. 특히나 애니메이션 제작 정보가 적고 협조도 구하기 쉽지 않은 지역에선 '1인 감독 제작 체제'가 대안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여기서는 시나리오를 쓰고 이야기를 구성한 뒤 그림을 그려 완성된 영상을 내놓는 것은 물론 홍보까지 도맡는 전 과정을 뜻한다. 물론 현실적으론 어렵지만, 이게 가능해져야 애니메이션을 완성할 수 있다는 역설의 방정식에 도달한 것. 하지만 그는 요새 같아선 몸이 열개라도 모자란다. "잡다한 일은 접고 '몰빵'하기로 했다"는 그는 전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시루'에서 지역 주민들의 애니메이션 창작을 돕는 강사로, 전주예고·대전예고에서 애니메이션을 가르치는 강사로 분주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어찌 보면 독립 애니메이션 쪽에 걸치고 있는 것 같지만, 그가 욕심내는 것은 상업 애니메이션. 감독 개인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게 장점이자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독립 애니메이션 쪽도 매력은 있지만, 관람객들이 어떤 코드에서 웃음이 터지는지 고민하는 상업 애니메이션은 그에게 늘 새로운 도전이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6.27 23:02

도내 유일 편곡가 허귀행씨 "편곡은 인테리어죠"

최근 방송사들의 가수 서바이벌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불후의 명곡' 등에서 실력파 가수들이 부르는 곡들이 새삼 화제다. 시청자들은 기존 곡을 파격적으로 재해석하면서 새로운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발라드를 록으로, 성인가요를 블루스로 해석해 장르를 넘나드는 무대를 만들어 내는 1등 공신은 바로 편곡가. 도내에서 유일하게 편곡가로 활동하고 있는 허귀행(34)씨를 만났다. 12일 오후 2시 전주 중앙동 사무실. 골방에 박혀 노래를 만드는 고독한 예술가 타입을 예상했으나, 수더분한 인상의 청년이었다. 낮과 밤이 뒤바뀐 생활에 익숙해진 그는 오후가 되어서야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온다고 했다. 작품이 안 풀릴 때마다 담배를 찾는 습관 때문에 사무실엔 담배 냄새가 배어 있었다. 지역에서 연극·뮤지컬·창극 등 다양한 무대의 곡들을 선보여 공연을 완성시켜왔지만, 그는 늘 '무명씨'에 가까웠다. 작곡가를 먼저 예우했던 분위기에 열악한 지역 공연계에선 편곡가까지 섭외할 여력이 안됐던 것. "작곡이 건물의 골조를 만드는 것이라면, 편곡은 인테리어(혹은 리모델링)"라고 설명한 그는 "편곡은 기존 곡의 멜로디에 가수의 목소리를 넣어 음역을 높거나 낮게 바꾸는 일부터 악기의 배치·새로운 화음의 도입 등으로 전혀 다른 분위기로 연출하는 것까지 범위가 넓다"고 덧붙였다.전주문화재단의 상설 마당창극'해 같은 마패를 달 같이 들어 메고'를 비롯해 지난해 영국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최고 평점을 받은 극단 까치동의 '각시, 마고', 전주시립극단의 '춘향은 울지 않는다' 등은 그의 손을 거쳐간 대표작. 최근 전주시립극단의 작품은 그가 거의 도맡다시피 했다. "편곡가가 어떻게 판단해 소리를 입히느냐에 따라 완전히 새롭게 바뀝니다. 잘된 편곡은 무대의 매력을 부각시키지만, 잘못된 편곡은 고유의 색깔마저 잃어버리게 하거든요." 그는 대학교에서 피아노를 전공하다 그만뒀다. "피아노를 잘 치면 작곡·편곡도 잘할 수 있을 거라 선택한 길"이었으나 불안한 미래로 인해 제조업 회사에 취직하는 등 방황을 겪기도 했다. 결국 평범한 샐러리맨의 삶에 매력을 못 느낀 그는 2008년 창작극회가 의뢰한 '은행 강도 클럽 주크&박스'와 '꿈꾸는 슈퍼맨'의 편곡으로 다시 이곳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물론 정통 작곡 수업을 받지 않은 게 약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음악이 교과서"라고 여긴 그는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고 양악부터 국악까지 편식하지 않고 다양한 음악을 파고들었다. "남의 음악을 악보 없이'따면서'(복사하면서)" 특성 있는 장르를 어떻게 소화할 수 있는지 스스로 배워나간 그는 특히 국악을 접목시켜 전혀 다른 반향을 일으키는 음악을 내놓는 데 관심이 높다. 최근 대중가요는 물론 영화·드라마 등 미디어 산업이 발전하면서 편곡 시장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 그는 "음악 시장이 점점 전문화·세분화되면서 편곡가를 따로 두고 있다"면서 "지금은 다소 불안한 시장이지만, 앞으론 발전 가능성이 많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아직은 주머니가 두둑하지 않기 때문에 "음악이 진짜 좋아서 뛰어들어야 어려운 과도기도 즐겁게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르도, 국경도 넘나들어야 하는 그의 음악 세계에서 최종 정착지는 어디인지 묻자 그는 주저 없이 답변했다. "다음 페이지에 무엇이 쓰여 있는지 나 자신도 알 수 없어요. 다만 새로운 장르에 계속 도전하고 싶습니다. 끊임없이 넘기는 책의 페이지처럼요."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6.14 23:02

무대의상 디자이너 박현희씨 "무대 빛내는 의상, 또다른 조연"

지난 4일 낮 12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 박현희 씨(38·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 단원)는 오늘도 도시락으로 점심을 뚝딱 해결했다. 7일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단장 문정근)의 창작 무용극'Miss 콩'을 앞두고 무대의상을 점검하느라 시간이 빠듯했다. 콩쥐팥쥐를 원작으로 한 'Miss 콩'은 권선징악(勸善懲惡)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무용극. 여기서 도깨비, 두꺼비, 황소 등 캐릭터 의상을 도맡은 그는 "춤 연습하랴, 의상 제작하랴 신경 쓴 덕분에 4㎏이나 빠졌다."이처럼 무대 위 주인공은 눈부시지만, 무대 아래 디자이너는 눈물겹다. 하루 3~4시간을 자고도 버티는 강한 정신력·체력은 필수조건. 남편이 사업상 어려움을 겪어 무대의상 제작은 때론 당장 맞부딪혀야 하는 생존의 장이 되곤 했다. "사막에 떨어져도 살아남을 사람"이라는 평가 이면에 그의 깡과 끈기는 어쩔 수 없이 훈련된 부분도 있었다. 그는 디자인을 전공한 적은 없다. 임신 뒤 우연히 무대의상에 관심을 가진 게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가정용 미싱기를 들여놔 재미로 만들기 시작했다"는 그는 지인과 함께 2001년 '날개 무대의상'을 열었다. 전북에선 무대의상을 제작하는 곳은 차승환 의상실과 그의 의상실이 유일하다. "처음엔 무대의상을 제대로 배운 게 아니니까, 전문 디자이너를 뒀어요.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공연만 보면 무용가 의상을 스케치하는 게 습관이 됐거든요. 공연장에 가면 연출가 의도에 맞는 콘셉트를 잡고 캐릭터를 살리는 의상을 고민하는 방식으로 해왔죠."서울에 가면 원단을 만져보고 모르는 건 물어봤다. '원단 삼촌', '패턴 이모'들이 어떻게 자르고 바느질하는지 눈여겨보면서 감을 익히면서, 직접 만들기도 했다. 돈벌이로 만드는 옷이 아닌, 옷을 표현의 도구로 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의 옷은 독특하면서도 대중의 감성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대망상에 빠졌는지, 엄격한지, 어리숙한지 등등 캐릭터에 대한 단서만 주되, 의상을 통해 인물을 창조하는 게 관건. "무대의상은 관객을 이끌고 정보를 주는 데 있다"는 그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가장 적합한 디자인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의상을 제작하기 전에 연출자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는 게 중요해요. 무용을 해봤기 때문에 연출자가 무엇을 의도하는지 이해가 쉬운 편이어서 의상을 제작하는 데 도움을 받는 것 같아요."특히 "틀이 정해져 있는 전통의상보다는 뮤지컬 등과 같은 창작의상에서 표출되는 개성이 매력적"이라고 여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을 앞두고 뒤늦게 필요한 소품이 생길 때 욕심만큼 반영하지 못하는 게 늘 아쉽다. 지역에선 의상에 필요한 재료 구입이 어려워서다. "이것도 잔재주의 하나"라고 할 정도로 스스로의 평가에 대해선 냉정한 그는 작업에 완벽성을 추구하긴 해도 까다롭진 않다. 한 가지 스타일을 고집하는 대신 무대와 장소에 따라 의상 디자인을 타협할 줄 아는 것도 장점. 끊임없이 다양한 무대에서 그의 옷이 선보이게 되는 또 다른 이유일 것이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6.05 23:02

래퍼 '우타우'…랩 불모지에 멍석 깐 남자

"내이름은 우타우. 우투더 타투더 우투더 아!"최근 JTV 전주방송의 '노래를 잘하는 방법'이 화제다. 이름 사이에 '투더'를 넣어 리듬감 있게 연습해보라는 등의 핵심 비법이 귀에 쏙쏙 박힌다. 차 안에서 라디오를 들으며 신호 대기를 하다가 혹은 집에서 가사 일을 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따라하는 이들이 상당수.'위풍당당, 숨은 문화일꾼'의 두번째 주인공은 래퍼 우타우(30·본명 임형삼)씨다. 우타우는 일본어로 노래하다란 뜻.도내 각종 축제와 행사장에서 우타우란 이름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한국 래퍼들이 거의 20대까지만 활동하고 그만둔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는 수명은 보기 드물게 길다. 세월로 농익은 래퍼을 예우해주는 유럽과 다른 국내에서, 그것도 국악이 강세인 전북에서 10년 넘게 유일한 래퍼로 버텨왔다는 게 놀랍다. "고등학교 때는 밴드 활동을 했어요. 다른 악기는 아무리 연습해도 잘 안되는데, 랩은 쉽게 되더라구요. 랩이 한창 유행하던 2000년대 다른 밴드의 랩을 해주면서 활동하게 됐죠. 그때만 해도 랩을 하는 친구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신기한 취급을 받았어요."그러나 랩이 삐딱한 모자와 힙합 바지를 입은 이들이 껄렁껄렁하게 하는 딴따라 음악이라고 오해 마시라. 판소리가 양반 사회를 조롱한 한국의 민중 음악이라면, 랩은 변방의 뒷골목에 있었던 흑인들을 대변해온 도도한 변설이다. 사소한 일상과 미세한 감정의 편린까지 이야기로 직설적으로 토로하는 게 특징. "랩은 배우지 않아도 30~40번 반복해서 듣고 따라하다 보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다만 자신감이 우선돼야죠. 랩을 얼마나 잘하느냐는 결국 자신의 이야기를 얼마나 풀어낼 수 있느냐거든요."문제는 랩을 하고 싶어도 무대가 가뭄에 콩 나듯 있다는 것. 젊을 땐 밥벌이를 따로 하면서 활동하던 래퍼들도 30대에 접어들면 안정된 직장을 찾아 떠나다 보니, 특히 지역은 래퍼들이 정보를 교류하고 이야기할 모임조차 없을 만큼 척박한 곳이 됐다. 래퍼들의 '정보통'으로 통하는 그가 2006년 10명 남짓한 지역의 래퍼들을 불러 모아 신나는 판을 감행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누군가 멋진 공연을 하면, 서로 자극을 받잖아요. 당시 지역의 래퍼들이 함께 하는 무대는 처음이자 마지막 공연이 됐어요. 뭔가 해냈다는 자부심이 가장 컸습니다."지난 10년 넘게 래퍼로 활동한 덕분에 '우타우'라는 이름을 알아보는 이들은 많아졌지만, 그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래퍼 우타우'만의 음악을 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된 것도 2010년 뒤늦게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부터. 그의 랩이 다양한 무대와 어우러질 수 있도록 공연을 기획하는 일에 욕심을 내고 있다. 지난달 김용택 시인과 함께하는 국악 칸타타'그 강에 가고 싶다, 섬진강'에 등장해 섬진강의 그리움을 속사포 랩으로 쏟아내 주목을 끌었던 것처럼, 다양한 시도를 접목시키고 싶다. "랩의 리듬감은 시의 운율과 비슷해요. 다만 랩은 말도 안 되는 말을 만들어 끼워 넣고, 영어도 군데군데 넣어 파격을 준다는 게 다르죠. (원광대) 문예창작학과를 다니면서 시를 가까이 할 수 있었던 환경이 여러 모로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10년 뒤에도 랩은 젊은 세대들의 전유물로 간주될까. 속도의 복마전에서 벗어나 더 유연해진 40대 래퍼 우타우를 볼 수 있다면 어떨까. 비록 메가 히트는 안 되더라도 인생의 관록에서 우러나온 랩은 또 다른 절창으로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40대 래퍼 우타우를 기대하는 이유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5.09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