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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미의 힘

이번 지방선거 당선인 가운데 주목받는 인물 중 한 사람이 순창 오은미 도의원 당선인(56)이다. 그는 도내 36곳의 도의원 지역구 중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아닌 유일한 당선인으로서 화제를 모았다. 지역정서가 강한 농촌지역에서 그것도 진보당 후보로서 당선의 영예를 안아 더 의미 있는 승리가 아닐 수 없다. 그가 얻은 득표율은 55.92%, 9977표로 민주당 후보를 12%포인트 가까이 따돌렸고 군수 당선인보다도 600표 정도 더 얻었다. 3선 도의원이 된 오 당선인은 지난 2006년 비례대표로 8대 도의회에 진출한 이후 2010년 9대 땐 지역구로 나서 당선됐었다. 오은미 당선인이 민주당 바람을 잠재우고 당선증을 거머쥔 동력은 30여 년간 지역주민과 함께 농사도 짓고 농민의 권익을 위해 헌신해온 진정성이 통했기에 가능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농민이 사람답게 살고 존중받는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농민운동에 발을 내디뎠다. 여성농민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 부회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전북여성농민회 회장으로서 단체를 이끌고 있다. 처음 진출한 8대 도의원 때 밭농사에도 직불금을 주도록 논밭 직불금 지원 조례를 대표 발의해서 제정했다. 그러나 전라북도에서 1년 넘도록 예산 편성을 하지 않고 미적거리자 21일간 단식 투쟁에 나서 예산 책정을 관철해내는 뚝심을 발휘했다. 전북도의 논직불금 지원 예산도 60억 원에서 200억 원대로 대폭 늘리도록 했고 농민수당 도입에도 발 벗고 나섰다. 농민수당조례 제정 주민청원 공동대표로서 2만 명에 달하는 도민 서명을 받아 도의회에 제출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전북도에서 전국 최초로 농가당 연 60만 원의 농민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엔 순창군의 순세계잉여금 주민환원운동도 앞장섰다. 순창군에서 매년 쓰고 남는 예산이 200억 원에 달하자 이를 지역사랑상품권 등으로 지역민에게 돌려주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순창군은 예산에 미리 반영했다면서 거부했다. 이에 오 당선인은 긴급재난지원금 30만 원 추가 지원 공약을 내걸었고 군수 후보들도 같은 내용을 선거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러자 순창군에서 추경 예산을 세워 군민 1인당 50만 원씩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입장을 선회했다. 오 당선인은 다시 의정활동에 임하면서 소멸 위기에 처한 농촌을 살리는 데 방점을 찍었다. 소멸 위기 지역 수당을 신설해 연간 120만 원을 지급하고 농민수당도 연간 240만 원으로 늘려서 돌아오는 농촌, 사람 사는 농촌을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다. 힘들고 어려운 농민운동과 진보 정치의 외길을 걸어온 오 당선인의 앞으로 행보가 기대된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2.06.08 18:20

낮은 투표율의 메시지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 선거의 존재 자체를 새삼 되새기게 한다. 여느 선거와 마찬가지로 결과는 뻔한 데 굳이 예산과 인력 낭비하면서 선거를 치러야 하는지 혼란스럽다. 여전히 민주당 성향의 투표 심리가 강한 전북의 경우다. 공분을 자아내며 공천 내홍을 겪고 이에 못마땅한 도민들이 이번 만큼은 본때를 보여주겠다며 벼르고 있었는데 결국은 도돌이표 민주당 선택이었다. 이것도 모자라 과거에 비해 민주당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광역 기초의원의 86%를 독점하고 4개 기초단체 의회는 민주당 의원으로만 채워졌다. 이 중 62명이 선거 없이 무투표 당선인 점을 감안하면 그저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더욱이 같은 당 출신 단체장에 대한 의회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될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일당 독주에 따른 역기능은 여기에만 그치질 않는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지방 권력의 핵심 축으로 인식된 이들은 선거 품앗이뿐 아니라 각종 이권과 인사 개입 등에도 무소불위 권한이 예상되지만 마땅한 제동 장치가 없다는 게 현실적 고민이다. 매번 되풀이되는 이런 일당 독주의 투표 행태는 유권자의 정치 혐오와 기피증을 불러 온다. 기득권 세력의 독과점 지위를 누리고 있는 민주당의 반사 이익은 극대화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공천 기준도 유권자 눈높이 보다는 당의 충성도가 먼저다. 그러면서 투표율은 점점 낮아지게 마련이다. 이번에도 전북은 48.6%로 전국 평균 50.9% 보다 낮았다. 역대 8번 선거 중에서 가장 낮았다. 공천 반발로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후보들이 고전한 것도 투표율 저하에 따른 정당 조직력이 위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선거에 대한 유권자 무관심은 민주주의를 역행한다” 고 한다. 정치권 상황이 아무리 꼴불견이더라도 그리고 함량미달 정치인 행태가 다소 못마땅하더라도 이를 핑계로 투표를 기피하는 것 자체가 더 큰 문제다. 우리 일상생활의 소소한 것부터 정치권 영향에서 자유로운 건 거의 없다. 세금과 전기료, 보험료 인상폭은 물론 쓰레기봉투 용량 제한까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투표를 통해 제대로 된 인물을 뽑아야 하는 이유가 명확하다. 전북을 포함한 호남 지역의 ‘민주당 짝사랑’ 은 이번 선거도 예외는 아니다. 80%대 압도적 지지율로 출구조사 발표 때부터 이미 승패가 정해져 있을 정도다. TK지역도 마찬가지다. 여타 지역은 그래도 개표 초중반까지 혼전 양상을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더욱 안타까운 건 민주당이 싹쓸이하는 와중에도 국민의힘 후보의 득표율 변화에 애써 의미를 부여하며 민심이 달라지고 있다는 언론 보도다. 일부에선 선거 결과에 대해 “해도 해도 너무한다” 는 장탄식이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해바라기성 유권자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선거에서 당선된 정치인의 수준을 보면 그를 뽑은 유권자 수준과 비슷하다” 는 정치권 속어가 생각난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2.06.07 18:32

김관영과 즐거운 전북

‘저를 만나면 즐거우시죠?’ 김관영 전북도지사 당선인이 지난 2012년 4월 치러진 19대 총선을 앞두고 2011년 8월 출간한 책 제목이다. 자신의 살아온 길과 정치적 견해 및 신념을 밝힌 자서전이다. ‘고시 3관왕 희망전도사 김관영’이란 부제가 달린 이 책에서 그는 자신의 정치 입문이 ‘지경(地境)을 넓히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삶’이 되길 소망했다. 자신이 가진 역량을 발휘해 더 많은 일을 하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는 소망대로 국회의원에 이어 전북도지사에 당선되며 지경을 넓혔고 전북 발전을 위해 일할 기회를 갖게 됐다. 김 당선인은 지난 2일 당선후 첫 행보로 군산과 전주의 전통시장을 방문해 경제와 민생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도지사가 될 것을 다짐했다. 책상에 앉아 권력을 행사하는 도지사가 아니라 도민 곁에서 대화하고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의 전신인 재정경제부에서 7년 정도 근무한 그는 ‘공무원이 현장에 가까울수록 행정은 현실에 가까워진다’는 경험칙을 갖고 있다. 공공기관 심사평가 업무를 맡았을 당시 광업진흥공사에 대한 불합리한 평가기준의 문제점을 현장 출장을 통해 확인한 뒤 바로잡았고 평가에서 만년 꼴찌이던 광업진흥공사는 불명예를 벗었다고 한다. 공무원의 사명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는 관료사회의 우수성과 성실함이 국가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지난 3일 전북도청 기자실을 찾은 김 당선인은 도정의 중점 과제로 기업유치 및 경제, 시·군과의 협치, 인사 문제 등을 강조했다. 기업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시장·군수들의 지역발전 노력을 방해하거나 지연시키지 않고 도와주겠다고 했다. 열심히 일하고 도민들께 서비스 잘하는 공무원을 승진에서 우대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사로 일할 당시 체험했던 고객중심 서비스 정신을 여전히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법연수원을 마치기도 전에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에 스카우트 된 김 당선인은 ‘변호사는 의뢰인의 을이어야 한다’는 고객중심주의를 체득했다. 후배 변호사들에게는 “고객이 찾아오길 기다리지 말고 먼저 찾아가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진정성을 갖고 상대와 소통하기 위해 주파수를 맞추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당선인은 학창시절과 중앙공무원교육원 교육시절, 김앤장 근무시절 내내 오락부장 또는 엔터테이너로 불릴 만큼 분위기 메이커였고 노래 실력도 뛰어나 초청받은 결혼식장에서 축가를 열 번도 넘게 불렀다고 한다. 2002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하며 기념문집(아름다운 약속)에 직접 쓴 자신의 묘비명에 ‘30대 초반까지 자신을 절차탁마하기 위해 보여준 불굴의 의지는 이를 지켜본 많은 사람들에게 큰 귀감이 되었으며, 만 30세에 이룬 고시 3관왕의 성과는 그의 노력의 극히 일부 부산물일 뿐이다’라고 적었다고 한다. 만나면 즐거운 사람, 즐거운 전북을 위한 그의 더 큰 노력과 성취가 기대된다. 강인석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2.06.06 14:44

'칸'의 화제작 <다음 소희>

올해 칸영화제에서 한국 영화는 또다시 새로운 역사를 썼다. 배우 송강호가 남우주연상(브로커)을 거머쥐었고, ‘칸의 남자’라 불릴 만큼 칸영화제의 주목을 받아온 박찬욱 감독은 감독상(헤어질 결심)을 받았다. 남우주연상은 한국 최초이고, 감독상은 2002년 임권택 감독이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받은 이후 두 번째다. 2019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칸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데 이어 한국 영화의 빛나는 성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결실이다. 한국 영화의 화려한 수상 소식이 전해진 올해 칸영화제에서 그 못지않게 주목을 받은 또 한 편의 영화가 있다. 상영회에서 해외 취재진은 흐느꼈고, 7분 동안 세 번의 기립박수가 이어졌다는 화제의 중심에 선 영화,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된 <다음 소희>다. 이 영화는 부산영화제 선재상(2007), 올해의 여성영화인상(2014), 백상예술대상 신인감독상(2015) 수상 등 일찌감치 한국 영화계의 주목을 받아온 정주리 감독의 작품이다. 정 감독의 칸영화제 진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에도 정 감독은 영화 <도희야>로 비평가주간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었다. 비평가주간은 프랑스비평가협회 소속 최고 평론가들이 참신하고 작품성 있는 영화를 엄선해 상영하는 섹션이다. 해마다 10편 내외의 작품만 선정되는 만큼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부분으로 꼽힌다. 비평가주간에, 그것도 폐막작으로 선정되었다는 것은 이 영화의 작품성을 제대로 인정받았다는 증거인 셈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이 영화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또 있다. <다음 소희>는 콜센터 실습생의 안타까운 사망사건을 그린 영화다. 2017년 전주의 한 이동통신사 콜센터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여고생이 저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통신사 하청업체 콜센터에서 실습생으로 일한 지 5개월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대학보다는 일찌감치 취업을 택한 이 여고생은 왜 죽음을 택했을까. 이 사건은 취업률에 목매는 정부와 학교, 저임금에 착취당하는 실업계 고등학생들의 현실을 그대로 들춰냈다. 이 영화를 칸에 보내면서 "너무나 한국적인 이야기에 과연 외국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는 감독의 우려에 칸의 관객들은 뜨거운 공감으로 답했다. 메시지의 ‘보편성’이 가져다 준 힘이었다. 2017년, 불과 5년 전에 벌어졌던 여고생의 안타까운 죽음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었을까. 그의 죽음을 통해 알게 된 한국 사회의 잔혹한 현실에 함께 분노했던 우리는 무엇을 했을까. 곧 만나게 될 <다시 소희>가 기억을 불러내는 이유가 있을 터. 아직도 온전히 치유되지 못한 우리 사회의 구조적 한계를 보니 그의 죽음을 소환한 영화의 힘이 새삼 커 보인다./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2.06.02 15:11

김관영 도지사에 거는 기대

이번 6.1 지방선거를 통해 전북의 리더십이 새롭게 교체됐다. 앞으로 4년간 민선 도정을 이끌어갈 도백으로 김관영 후보가 당선됐다. 김관영 도지사 당선인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 쇠락해가는 전라북도와 전북 경제를 살려낼 적임자임을 자부했다. 선거전 내내 전북 경제에 방점을 찍고 임기 내 대기업 계열사 5개 이상 유치와 일자리 창출, 전북의 먹고사는 문제 해결, 민생경제 회복 등을 약속했다. 전북의 변화와 혁신, 성장과 발전도 공언했다. 전라북도는 지난 1995년 민선 자치 이후 미국 럿거스대 경제학 교수 출신인 유종근 지사와 정통 행정공무원 출신인 강현욱 김완주 송하진 지사가 도정을 이끌어왔다. 모두 잘사는 전북, 지역 경제 살리기에 주력해왔지만 쇠락해가는 전라북도의 터닝 포인트를 만드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민선 자치 출범 때 200만 명을 웃돌던 전북 인구는 180만 명 선마저 무너졌고 2050년엔 150만 명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전국 GDP의 4%를 차지하던 경제 규모는 2%대로 주저앉아 16개 광역 시·도 가운데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다.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매년 1만여 명에 달하는 20대 청년들이 고향을 등지고 있고 자동차와 조선 등 전통적인 제조업의 퇴조로 전북의 산업은 위기에 몰려있다. 다른 대체 기회를 포기하고 올인 해온 새만금은 착공 30년이 넘었지만 언제 완성될지 모른 채 여전히 희망 고문만 계속되고 있으니 전북의 미래는 답답할 뿐이다. 이러한 암울한 상황에서 새로운 리더십에 거는 기대가 크다. 김관영 당선인은 지금까지 민선 도백과는 달리 정치인 출신으로서 젊음과 패기에 승부사 기질까지 갖췄다. 민주당에 복당한 뒤 단기필마로 지사 후보 경선에 뛰어들어 3선 연임에 나선 송하진 지사에게 용퇴를 촉구하고 그의 측근을 끌어안는 포용력으로 공천장까지 거머쥐었다. 제3당이지만 원내대표와 정책위 의장을 역임한 경륜과 역량이 결코 허명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김 당선인이 펼칠 전북도정의 앞길은 절대 녹녹하지만은 않다. 우선 야당 지사로서의 한계 극복이 관건이다. 김 당선인은 윤석열 정부와 견제와 협조로 전북 발전을 이뤄내겠다고 언급했지만 말처럼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다행히 행정고시와 사법시험 양과를 패스하고 재선의원으로서 여야를 망라한 다양한 인맥이 김 당선인의 정치적 스펙트럼을 넓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갈수록 쪼그라드는 지역 경제와 전북의 위상을 어떻게 반전시킬 것인지가 가장 큰 과제다. 전북의 미래 먹거리, 새로운 성장동력을 어떻게 만들어가고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김 당선인의 역량과 리더십에 달려있다. 권순택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2.06.01 23:31

선거와 돈

“돈은 있슈?” 단체장 꿈을 가졌던 도내 한 고위 공직자가 오래전 고향의 어느 마을 유지를 만난 자리에서 첫 마디로 들었던 말이라고 한다. 중앙 정부 차관급 고위직을 지낸 뒤 고향 단체장에 도전했다가 낙선한 선배 공직자의 실패를 지켜본 뒤 들었던 말이라 충격이 더 컸다고 했다. 6·1 지방선거에서 군의원에 도전했다가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한 한 정치 신인은 자신이 체득한 나름의 경선 승리법을 소개했다. 마을마다 3~4명씩 지역구에 300명 정도의 지지자를 확보하면 경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런데 지지자들을 관리하려면 최소한 추석과 설 명절에 인사를 해야 하고 1인당 5만원씩만 선물 비용을 계산해도 1년에 최소 3000만원은 필요하다고 했다. 그의 결론은 “그런 돈 들여가면서 정치하지 않겠다”였다. 도시에 비해 인구가 적은 군지역 선거는 돈 없이는 치를 수 없다는 게 통설이다. 농어촌 지역의 돈 선거는 조합장 선거가 시발점이다. 조합의 규모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보통 500명~1000명 정도 조합원을 확보하면 당선되는 구조에서 선거때 은밀하게 돈이 오갔다. 5만원권 지폐가 등장하면서 뿌려지는 돈의 액수도 커졌고 ‘동네 개들이 지폐를 물고 다닐 정도’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돈 선거로 낙인 찍힌 조합장 선거가 공직선거에 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각 조합이 자체적으로 실시하던 선거는 2015년 3월 11일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로 바뀌어 4년 마다 선관위 관리 하에 치러지고 있다. 이처럼 돈 선거를 없애려는 노력이 이어져 왔지만 농촌지역의 돈 선거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장수군수 선거에 출마한 3명의 후보 중 2명이 돈 선거 의혹에 휩싸여 있다. 자신의 차량 안에서 5000만원의 뭉칫돈이 발견돼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사람, 주민에게 현금 20만원을 건넸다가 금품살포 사실이 드러나자 극단적 선택을 해 숨진 사람의 선거 관련성 때문이다. 유권자가 3만명을 밑도는 군지역 단체장 선거는 1만표만 획득하면 당선 안정권으로 군수가 되려면 20억~30억원은 써야 한다는 말들이 회자한다. 자신을 찍어줄 유권자 1인당 20~30만원씩의 돈봉투를 돌려야 한다는 말과 같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거에서 일정 비율 이상을 득표한 후보자가 정당하게 지출한 선거비용을 국가와 지자체가 보전해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돈이 없는 유능한 인재에게 공직선거 입후보 기회를 주고 후보자 간 경제력 차이에 따른 선거운동 기회의 불균등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다. 선거 결과가 돈에 의해 좌우된다면 법과 규범은 무력화된다. 눈 앞에 보이는 권력 때문에 돈 선거 유혹을 떨치지 못하는 후보, 선거 때마다 오가는 돈 봉투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유권자, 선거 부정과 불법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온 정당과 선관위 모두가 반성하고 성찰해야 할 일이다. 강인석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2.05.30 16:28

지역주의 해소방안

단체장 후보들마다 국가예산을 많이 끌어올 자신이 있다고 자신만만해 한다. 국가예산 확보는 후보들이 말 하는 것처럼 그냥 대충해서 해결되는 게 아니다. 일단 전북은 정권이 바뀌면서 과거 문재인 정권 때보다 불리한 점이 한 둘이 아니다. 민주당이 집권 했을 때는 청와대나 정부요로에 다양한 통로가 있었지만 지금 윤석열정권이 들어서면서부터 거의 통로가 꽉 막혀 터널에 갇혀 있는 형국이다. 전북도나 각 시군이 재정자립도가 낮아 예산 편성 때마다 중앙정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특히 굵직한 지역현안사업 해결을 위해 국비확보가 절대적이다. 이 때문에 여당 국회의원이 필요했던 것. 그러나 여당 국회의원이 있다고 해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얼마나 그 의원이 관련부처를 상대로 정치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국회의원은 상임위를 중심으로 해서 의정활동을 하기 때문에 전문성과 정보력이 있는 부처 공무원들을 설득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전문성과 정치적 역량이 있는 의원들이 국가예산을 잘 확보하는 것도 부처 협조를 잘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모두가 다 같은 국회의원이 아니다. 예산국회 때 50명의 예결위원회에 먼저 들어가고 나중에 소위에 들어가야 힘을 쓸 수 있다.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이 전북 몫의 국가예산을 잘 확보할 수 있었던 것도 줄곧 7년째 계속해서 예결위원이 되어 막판 소위원회에서 종횡으로 누비고 다녔기 때문에 가능했다. 정의원은 문재인 정권 때도 지역발전을 위해 여야를 넘나들며 멀티플레이어로 활약해 전북국가예산 확보에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이처럼 정치적 역량이 있는 의원은 어디에 있어도 빛을 발한다. 정 의원은 비례대표지만 윤석열 정권이 출범한 이후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 부위원장직과 예결위원까지 맡아 또다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남임순이 지역구인 이용호 의원도 인수위 때 정무사법행정분과위서 간사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전북발전의 가교역할을 충분히 할 것으로 보인다. 한쪽날개로 날 수 없듯이 너무 전북이 민주당 일변도로 가 있는 게 문제다. 영남보다도 지역주의가 강하다. 국민의힘 출신이 지방의원이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전북도 당장 충청도처럼 여야 간 균형을 맞추기가 어렵겠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몇 석 정도는 뽑아줘야 할 때가 왔다. 국힘이 정부와 여당을 장악하고 있어 그 통로를 확보하려면 지방선거에서 어느정도 지지는 보내줘야 한다. 3·9 대선 때 윤석열 후보가 전북에서 14.4%를 얻어 갔지만 그 보다 많은 지지를 보내주면 지역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전북의 현안문제가 산적하지만 모두가 예산이 동반된 사업이라서 국힘 도움 없이는 사실상 힘들다. 이 때문에 지방선거에서 최소한 몇 석의 지방의원은 당선시켜줘야 한다. 그래야 중앙정부로부터 관심을 끌면서 국가예산을 많이 확보할 수 있다. 선택의 시간이 다가온 만큼 전북발전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경쟁의 정치적 구도를 만들어 줘야 할 것이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2.05.29 16:42

새만금자치도와 '도시연합'

‘도시연합’은 ‘인구 성장과 물리적 확장을 통해 여러 도시가 하나의 산업화된 개발 지역으로 이루어지면서 수많은 도시를 구성하는 지역’을 이른다. 비슷한 개념으로 ‘연합도시’나 ‘연담도시’가 있지만 ‘단순한 도시의 집합이 아니라 대도시를 중심으로 기능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이들 도시와는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도 산업화로 도시가 확장되면서 오래전부터 이런 도시의 새로운 기능이 요구됐지만 최근 부산 울산 경남이 도시연합의 기능을 앞세워 ‘특별지방자치단체’로 공식 출범하고, 강원도가 오랜 노력 끝에 특별자치도의 이름을 얻은 것 말고는 실질적(?) 결실이 아직 없다. 이러한 도시연합을 일찌감치 제안했던 건축가가 있다. 몇 해 전 작고한 김석철 교수(희망의 한반도 프로젝트, 2005년)다. 그의 제안 중 새만금을 중심으로 한 도시연합이 있다. 앞으로 도시는 '농업시대에서 해양시대로 간다'는 것이 그의 분석. 세계의 대부분 도시가 전 세계를 상대로 살아남아야 하는 환경에서 그가 주목한 것은 ‘물류’다. 물류비용을 가장 적게 들이는 방법은 바다를 이용하는 것. 그가 가장 가능성 있는 도시(?)로 새만금을 주목한 이유다. 중국 동부 해안의 도시에는 세계적인 부자들이 모여 있다. 흥미롭게도 우리나라에서 이곳과 가장 가까운 곳이 전라북도다. 그가 새만금을 중심으로 도시 간 네트워크와 ‘황해연합’을 제안한 바탕이다. 그러나 그는 한 개의 구역이 작게 쪼개진 형태의 지방자치제에서는 확장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로는 전북과 충청남·북도는 금강 수계 중심으로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던 그는 ”역사와 지리와 인문이 통합되어 자립 가능한 지방 경제권을 이뤄내면 그것이 바로 하나의 국가가 된다. 전북과 충남·북, 그리고 중국의 일부 성이 연합을 이루면 서해와 롄윈강, 중국 횡단 철도 등을 통해 전주에서 유럽으로도 갈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중국의 롄윈강 쪽과 연합하면 전북의 부족한 인구문제도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조언도 있다. 세계적으로도 이러한 사례는 적지 않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자위더르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가로지르는 네바강 네바만, 이탈리아 베네치아 모세의 방벽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인 예다. 6.1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역자치단체 후보들이 도시연합 형태의 도시 만들기를 내세웠다. 전북의 도지사 후보들도 메가시티 대응 전략으로 전북의 독자 권역화를 주장하고 있다. 이른바 ‘전북새만금특별자치도’다. 특별자치도의 궁극적 목표는 권한과 정부의 예산지원을 늘리는 것일 터. 그러나 지금까지의 과정으로 보아서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새만금의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확장하기 위해 ‘도시연합’을 먼저 주목해보는 것도 좋겠다./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2.05.26 14:31

겉도는 공공기관 지방이전

고 노무현 대통령의 최대 치적은 지방 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이라 할 수 있다. 수도권 집중화로 인해 지방은 소멸 위기에 처하자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국가균형발전을 국정의 최대 지표로 삼았다. 국가균형발전의 핵심 프로젝트로 수도권에 집중된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을 추진했다.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제정해서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전북과 부산 대구 광주·전남 울산 강원 충북 경북 경남 제주 등 10곳에 혁신도시를 세우고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를 건설했다. 노 대통령의 국가 재편 프로젝트로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공공기관 등 153개 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했다. 전북혁신도시에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국립식량과학원 국립축산과학원 한국농수산대학 지방자치인재개발원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국토정보공사 국민연금공단 한국식품연구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등 12개 기관이 들어섰다. 애당초 한국토지공사가 전북으로 이전할 계획이었지만 이명박 정부가 규모가 작은 주택공사와 합병을 통해 경남 진주로 넘겨줬다. 토지주택공사를 가져간 진주는 엄청난 지방세수 증가로 대박을 맞았지만 이를 빼앗긴 전북은 천추의 한이 되고 말았다. 노무현 대통령이 추진한 공공기관 지방이전 효과로 서울 인구가 처음으로 감소세로 반전되고 지방 인구가 소폭 늘어났다. 그러나 이명박 박근혜 보수 정권을 거치면서 수도권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각종 규제가 완화되자 또다시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했다.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재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핵심 국정과제로 내걸고 혁신도시 시즌2 전략을 세웠다.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 로드맵을 세웠고 지난해 민주당도 정기국회에서 처리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대통령 임기 말을 맞아 추진동력을 잃으면서 공공기관 2차 이전은 유야무야되고 말았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현재 공공기관 370개 중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 164개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이 125개로 33.8%를 차지했고 경기가 31개 인천 8개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추진했지만 여전히 공공기관의 44.3%가 수도권에 몰려있다. 윤석열 정부도 지난달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에서 지역균형발전 비전 및 국정 과제를 발표하면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15개 국정 과제 중 하나로 제시했다.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은 수도권 일극 체제에서 벗어나 지역균형발전으로 가는 마중물과 같다. 더 강력한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통해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을 살리고 지역에 희망을 불어넣는 메시지가 되길 소망한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2.05.25 16:43

네거티브 교육감 선거

다음달 1일 치러지는 전북 교육감 선거가 진흙탕 싸움으로 얼룩지고 있다. 교육의 백년대계를 책임지는 이번 선거는 김승환 교육감의 12년을 평가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 하지만 최근 전개되는 선거 양상을 보면 정치인 선거 못지않은 비방전과 흑색선전이 도를 넘어서는 형국이다. 정당 공천제가 없는 교육감 선거야말로 정치색을 배제하고 미래 꿈나무를 위한 토론의 장을 기대했지만 완전히 빗나갔다. 오히려 정치인보다 더 정치적이라는 비아냥거림을 감수하며 상대방 공격에 화력을 집중하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 불거진 천호성 후보의 허위경력 기재 논란과 관련해 중앙선관위가 ‘허위사실’이라는 판단을 내리면서 과열 양상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서거석 후보와 천 후보는 이를 두고 여론전을 벌이며 서로 진실 게임에 대한 난타전을 이어 갔다, 그러면서 그간 지루하게 전개된 서 후보의 폭행을 둘러싼 사실 관계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당시 자리에 동석했던 교수 증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피해 당사자로 지목된 교수의 연관성 녹취록이 공개되고, 이 교수가 써준 ‘사실무근’ 확인서가 공개되면서 이 사건을 빌미로 서 후보를 몰아세웠던 천 후보가 되레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 불을 뿜는 네거티브 공방이 계속되면서 후보간 맞고소와 폭로전이 선거판을 오염시키고 있다. 물불 안 가리고 오직 선거에만 이기겠다는 일념으로 죽기살기식 공세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사정이 이럴진대 전북 교육의 현안 논의는커녕 후보의 교육 철학과 공약 점검도 뒷전으로 밀려난 모양새다. 김승환 교육 행정의 오점으로 꼽히는‘학력 저하’에 대한 발전적 토론 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코로나에 따른 수업 결손 대책이 시급한 상황에서 이를 소홀히 한 후보들에 옐로카드를 꺼낸 셈이다. 선거 막판 여론조사 선두인 서거석 후보에 맞서기 위한 단일화 논의도 멈추지 않는다. 선거 유불리와는 무관하다고 당사자들은 주장하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주변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김윤태 후보가 돌연 천 후보에 단일화를 제안했다. 27일 사전 투표일을 감안하면 물리적으로 무리한 측면이 있다. 선거공학적 득표 전략 말고는 그 어떤 명분도 궁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들은 최근 지지율이 오른 가운데 단일화 유혹을 뿌리치기가 결코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문제는 선거 본질이 평가로 시작해서 마무리 한다는 점이다. 교육감 선거도 마찬가지로 김승환 교육행정의 12년을 평가한다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 이를 전제로 유권자마다 축적된 평가 자료가 있겠지만 맨 먼저 떠오른 김 교육감 이미지는 ‘청렴’ 과 ‘불통’ 이다. 어느 키워드가 임팩트를 강하게 전달하느냐 싸움이다. 또한 후보 자질론도 진실 공방이 난무한 상황에서 유권자에게 어떤 평가를 받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2.05.24 17:35

핫 플레이스(hot place)

전주를 대표하는 핫 플레이스(hot place) 가운데 하나인 남부시장 청년몰이 개설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의 ‘문전성시 프로젝트(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에 전주시와 사회적 기업 이음의 ‘청년 장사꾼 프로젝트’가 선정되면서 2012년 5월 문을 연 청년몰은 남부시장 2층 빈 공간에 12개 점포로 출발했다. 개설 첫 해부터 남부시장 야시장과 함께 전주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며 시장 전체 매출을 끌어올렸고 점포수가 34개까지 늘었다. 청년몰이 전통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성과를 지켜본 중소벤처기업부는 청년몰 지원사업을 신설했고 청년몰은 전국 전통시장으로 확산됐다. 전주에서는 남부시장 청년몰의 뒤를 이어 2016년 8월 신중앙시장에 ‘청춘밀당’과 2017년 12월 서부시장에 ‘청춘시전’이 조성됐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이 몰고온 불황으로 남부시장 야시장 운영이 3년 가까이 중단되면서 청년몰의 활기도 위축됐다. 남부시장 청년몰과 서부시장 청춘시전은 고전을 면치 못했고, 신중앙시장 청춘밀당은 문을 닫았다. 지난달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한옥마을, 객리단길, 웨리단길 등 전주의 핫 플레이스를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서서히 늘고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한옥마을에서 이어지는 남부시장 청년몰을 비롯해 한옥마을과 객리단길, 웨리단길 곳곳의 특색있는 카페와 식당 등이 핫 플레이스 안의 또 다른 핫 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예전의 활기있는 모습을 되찾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전주시는 남부시장 활성화를 위해 국비와 지방비 등 총 24억 원을 투입해 옛 원예공판장 2층에 개인 미디어 콘텐츠 제작 공유 스튜디오, 디지털·기획 전시장, 야외행사 공간, 열린 쉼터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 조성을 추진중이다. 기존 남부시장 청년몰·야시장과 연계 가능한 새롭고 다양한 문화 향유 공간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전통시장은 선거때마다 언론에 등장하는 핫 플레이스다. 지난 19일부터 6·1 지방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서 전통시장을 찾는 후보자들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기초단체장과 기초·광역의원 후보들 뿐만 아니라 도지사와 교육감 후보들까지 방문하면서 전통시장은 6·1 지방선거의 핫 플레이스가 되고 있다. 지난 주말과 휴일 5일장이 선 임실시장과 남원 운봉시장, 군산 대야시장, 익산 함열시장, 정읍·김제 전통시장도 후보자들과 선거운동원들로 붐볐다. 그러나 한바탕 유세전이 끝나고 나면 전통시장은 다시 썰렁해지고 선거 때만 반짝하는 정치인들의 핫 플레이스로 남는다. 장이 설 때마다 핫 플레이스가 되는 전통시장, 전통과 새로운 핫 플레이스가 공존하며 활력있고 생기 넘치는 도시. 도시 곳곳을 핫 플레이스로 만들어 침체된 지역을 살릴 정치인이 필요하다. 강인석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2.05.23 16:52

소생하는 전북정치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표심이 흔들리는 것은 당 지도부가 단체장 공천 과정에서 너무 상식을 깨고 독선적으로 자기들 입맛에 맞는 후보를 공천한 탓이 결정적이다. 이 때문에 완주·남원·순창·장수·정읍·임실에서 민주당 공천자가 무소속 후보 한테 밀리거나 박빙을 보인다. 이 같은 현상은 민주당 공천만 주면 누구나 당선된다는 당 지도부의 안일함이 그대로 투영됐기 때문이다. 그간 도민들은 선거 때마다 민주당을 밀어준 결과가 지역 낙후를 가져왔다면서 앞으로는 깜냥이 안되는 후보는 팽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단체장 공천이 완료된 이후 실시한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완주·남원·순창은 무소속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오차범위 안팎에서 압도적 우위를 나타냈다. 이 같은 기류는 민주당 공천이 권리당원과 일반여론을 무시하고 마구잡이식 공천을 강행한 탓이 크다. 여론조사 결과 줄곧 1위한 후보를 각종 프레임을 덧씌워 컷오픈 시킨 것이 공정치 못하다면서 반기를 든 것이다. 이처럼 예전과 달리 민주당서 컷오프 된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해서 1위를 달릴 수 있었던 것은 민주당 공천이 유권자들의 공정과 상식에 어긋난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지금 도민여론은 민주당 지지가 강세지만 선별적으로 지지를 나타나고 있는 게 특징이다. 깜냥이 되고 지역발전을 이끌 적임자라고 여기면 지지를 보내지만 그냥 대충 민주당 공천을 받았다고 해서 마냥 지지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실 예로 민주당 김관영 도지사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 정당지지도 보다 앞선 70%를 기록하고 있다. 일각에서 김 후보를 억세게 운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하지만 그 보다는 과거 경력을 감안할 때 지사를 잘할 역량이 엿보이기 때문에 그를 상당수가 지지하고 있다. 우범기 전주시장 후보, 정헌율 익산시장 후보, 강임준 군산시장 후보, 권익현 부안군수후보, 전춘성 진안군수후보도 타 후보에 비해 국가예산을 잘 확보하고 지역발전을 꾀할 적임자라고 여기기 때문에 지지가 월등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선 결과가 내년 4.5일 치러질 전주 완산을 재선거나 2년후 총선 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무소속 돌풍이 일어나면 이번 민주당 단체장 공천이 잘못되었다는 게 그대로 증명되기 때문에 공천권을 쥔 사람들은 심판 받을 수 밖에 없다. 결과여부에 따라 책임론을 주창하며 전북민주당 의원을 물갈이 해야 한다는 여론이 탄력을 받을 수 있어 모처럼만에 경쟁의 정치 틀이 만들어질 수 있다. 특히 비례대표로 지역발전을 위해 전력투구해온 국민의힘 정운천의원이 내년 전주 완산을 재선거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벌써부터 주목 받고 있다. 지난 3.9대선 때 정의원은 호남지역에 올인, 지역균형발전위 부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정치적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아무튼 지사와 교육감 등 단체장들의 대거 교체가 확실시 됨에 따라 전북정치도 민주당 현실 안주 보다는 경쟁의 정치가 만들어질 공산이 짙다. 뒤통수나 쳐서 컷오프 시킨 저급한 정치로는 지역발전을 꾀할 수 없다 .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2.05.22 17:43

오래된 도시와 '비보이'

2005년, 전 세계 비보이들이 선망하는 ‘독일 인터내셔널 배틀 오브 더 이어’의 우승팀은 한국의 비보이 그룹 ‘라스트포원’이었다. 그 덕분에 한국은 독일 일본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와 함께 세계적으로 실력 있는 비보이들이 활동하는 나라로 꼽힐 수 있게 됐다. 같은 해, 특별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만들어졌다. 라스트포원의 성장과 세계 대회 도전기를 담은 ‘플래닛 비보이’다. 이 영화는 라스트포원의 이름을 세계에 더 널리 알렸다. 라스트포원은 전주 출신의 십대 비보이들이 결성한 그룹이다. 2002년 거리로 나온 직후부터 각종 대회를 휩쓸면서 주목을 받았던 이들은 길지 않은 시간에 비보이들의 우상이 됐다. ‘배틀(Battle)’은 각 그룹과 개인의 기량으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비보잉만의 독특한 형식이다. 수많은 비보이 대회의 꽃이 ‘배틀’에 있는 이유다. 라스트포원은 팀원들의 결속력도 단단하지만, 개인적으로도 서로 다른 색채와 기량이 빼어나 ‘배틀’에 특히 강하다는 평을 받는다. 라스트포원의 힘은 또 있다. 다른 예술과 소통하는 탁월한 감각과 감성이다. 국정홍보 동영상 <다이내믹 코리아>의 대표모델이 될 정도로 전성기를 구가했던 라스트포원은 가야금과 비보잉을 접목한 <캐논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클로스 오버 공연을 통해 비보이 문화 대중화에 앞장섰다. 극장형 댄스 뮤지컬 <스핀 오디세이>는 뉴욕타임스의 극찬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온 고난의 시간은 길었다. 2009년에는 전속기획사가 파산하면서 참담해진 현실과 마주해야 했다. 멤버들은 여러 해 동안 아르바이트로 서로를 의지하며 버텼다. 몇몇 멤버는 떠났고, 그 자리를 새 멤버가 채웠다.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미국대사는 라스트포원을 특별히 사랑했다. 그가 전주를 방문했을 때 들려준 이야기가 있다. 그는 2008년 한국에 부임하기 직전, 영화 <플래닛 비보이>로 라스트포원을 알게 됐다. 마침 주한대사가 되어 한국에 왔을 때 ‘세계적인 브레이크 댄스에 새로운 창조성과 에너지를 불어넣은 한국 비보이의 역할과 그 힘의 원천’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그들의 공연장을 찾아다닐 정도로 애정이 깊었던 그는 오래된 도시 전주의 힘을 알게 됐다. 라스트포원을 배출해낸 전주가 어떤 도시인지 관심을 갖게 된 덕분이었다. 라스트포원이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멤버들의 지역적 연고는 깨졌지만, 전주는 라스트포원의 영원한 고향이다. 전주가 품고 있는 창조력을 발휘(?)해준 라스트포원의 존재가 새삼스럽다. 들여다보니 20년 시간의 무게를 온전히 안은 라스트포원의 건재가 자랑스럽다. 그들의 분투에 박수를 보낸다./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2.05.19 18:33

무소속 돌풍

이번 제8회 지방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민주당 텃밭 정서를 뚫고 무소속 후보들이 얼마나 선전하느냐에 있다. 지난 1995년 광역·기초단체장 선거제가 도입된 이후 전북에서 무소속 당선자가 꾸준히 나왔다. 제1회 때 고창에서 이호종 군수가 거센 황색바람을 잠재우고 호남에서 유일하게 단체장에 당선되는 저력을 보였다. 2회 3회 4회 기초단체장 선거 때는 무소속 후보가 5명씩이나 당선되는 뒷심을 발휘했다. 무소속 당선자가 가장 많았을 때는 지난 2014년 제6회 지방선거로 무려 7명의 당선자가 나왔다. 익산 김제 완주 임실 진안 장수 부안에서 무소속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누르고 무소속 돌풍의 주인공이 됐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과 안철수계의 통합과 공천 과정에서 빚어진 파열음이 극에 달한 데다 민심이반 공천으로 인해 새정치민주연합이 참패하고 말았다. 2018년 7회 지방선거 때는 민주당이 기초단체장 10곳을 석권한 가운데 민주평화당이 익산과 고창에서 승리했고 무주와 임실에선 무소속이 당선됐다. 이번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잡음과 유력 후보의 탈당 사태가 이어지면서 지난 2014년과 같은 무소속 돌풍이 재연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진다.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무소속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앞서는 지역도 있고 오차 범위 내 박빙의 접전을 펼치는 곳도 많아 예측불허의 살얼음판 승부가 예견된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무소속 후보가 우위를 보이는 곳은 완주와 남원지역으로 선거 막판까지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지 초미의 관심사다. 특히 완주는 지난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나섰다가 무소속 박성일 후보에게 189표 차이로 석패했던 국영석 후보가 이번엔 입장이 바뀌어 무소속으로 민주당 유희태 후보와 경쟁을 벌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면서 선거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남원은 권토중래를 벼르는 윤승호 후보가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당하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남원은 재작년 치러진 21대 총선 때도 무소속으로 나선 이용호 의원이 민주당 이강래 후보를 꺾고 재선한 지역으로 이번 시장 선거에서도 무소속 강세가 이어질지 촉각이 쏠린다. 정읍과 순창에선 민주당과 무소속 후보 간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이들 지역은 여론조사에서 선두권 주자들이 민주당에서 컷오프당하자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내걸어 민심의 풍향계가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다. 현역 단체장이 무소속으로 나선 고창과 임실 무주 장수 등 4곳도 민주당 후보와의 일대 접전이 예견되면서 재입성 여부가 선거전 이슈로 떠오른다. 여기에 김제와 부안에서도 무소속 후보의 선전 여부가 지방 정가의 화제로 대두된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2.05.18 16:32

정치권 세대교체

전북 정치권의 세대교체 흐름이 예사롭지 않다. 6월 지방선거가 끝나면 그간 중심축 역할을 해왔던 송하진 지사가 야인으로 돌아간다. 안타깝게도 그의 퇴장은 특정 세력의 정치 공작으로 인해 예상보다 빨라진 셈이다. 다행인 건 언론을 통해 알려진 그의 컷오프에 얽힌 저열한 협잡에 대해 유권자들이 회초리를 들어 준엄한 심판을 했다. 송 지사 자리를 탐내던 그들의 꿈이 좌절된 것이다. 정치권 맹주 역할의 또 다른 축을 담당했던 정세균 전 총리의 행보도 힘겨워 보인다. 3월 대선에 뛰어들었으나 의미 있는 득표율을 보여주지 못해 중도에 그만뒀다. 지방선거에서도 극히 이례적으로 후보 4명의 후원회장을 맡아 막후 역할을 해왔으나 이마저도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특히 송 지사 컷오프와 관련 배후설에 시달리면서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고 정치적 영향력도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두 사람과 함께 지난 20년 이상 정치권 주류로 자리매김했던 4인방 시대가 저물고 있다. 지역 행정을 이끌었던 송하진 김완주 퇴진과 더불어 중앙 정치무대 정세균 정동영 기세도 한풀 꺾인 모양새다. 하지만 뒤를 이를 유망 주자의 존재감과 능력이 이들보다 훨씬 못하다는 평가에 따라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녹록지 않은 주변 상황을 감안한다 해도 이번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는 김성주 민주당 도당위원장은 공천 불공정 시비에 휘말려 깊은 내상을 입었다. 도지사 선거에 나섰던 유성엽 안호영 김윤덕 의원도 당초 기대한 만큼의 인상적인 플레이를 선보이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안·김 두 의원은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소위 말하는 ‘적’ 을 많이 만들어 2년 뒤 총선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무엇보다 하루아침에 도지사 공천장을 거머쥐며 차세대 주자로 떠오른 김관영 후보도 출발부터 ‘젊은 리더십’ 이미지를 무색케 함으로써 실망감을 안겼다. 대통합의 기치를 내걸고 매머드 선대위를 구성했지만 ‘그 밥 그 나물’ 성격이 강해 그가 역설했던 참신함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한마디로 미래 역동성보다 현실에 안주했다는 얘기다. 세대 교체 측면에서도 민주당의 제왕적 독점 구조는 걸림돌로 작용한다.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지역 정서이다 보니 당내 활동이 많을 수록 기득권의 공고함은 탄탄해질 수밖에 없다. 유권자 불만이 극에 달한 것도 이런 기류에 편승한 정당의 무원칙한 공천 때문에 정치 신인의 진입 장벽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광역의원 22명, 기초의원 29명 등 51명의 민주당 후보가 무투표 당선이 확정됐다는 사실이다. 유권자 책임이 정당 못지 않다는 사실에 뼈저린 반성을 촉구한다. 그리고 지금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상황을 누구나 알기에 거물급의 세대교체 또한 편안하게 바라볼 수 없는 게 유권자 입장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2.05.17 18:15

열린 청와대 닫힌 국민청원

이명박 정부 시절 2년 가까이 청와대 출입기자로 일하면서 청와대 경내에 들어간 날은 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청와대 취재 시스템이 출입기자들이 머무는 춘추관에서의 브리핑과 대통령의 공식 일정과 행사를 취재하는 풀 기자(공동기자) 운영 방식이어서 청와대 경내에 드나들 일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청와대 출입기자도 개인적으로 비서실동에 들어갈 경우 만날 사람과 시간 등을 미리 약속하고 보안 검색을 거친 뒤 출입이 가능했다. 그래서 대부분 청와대 밖에서 점심과 저녁 식사 자리를 만들어 대통령 비서실 직원들을 만나거나 전화로 취재하는 경우가 일상이었다. 이처럼 청와대는 출입기자에게 까지 닫힌 공간이었다. 철저한 통제 속에 운영되던 청와대가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린 지난 10일 국민들에게 완전 개방됐다. 지난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74년 만이다.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2시간 간격으로 6차례에 걸쳐 6500명씩 매일 3만9000명이 청와대를 관람할 수 있게 됐다. 오는 21일까지 청와대를 관람할 수 있는 신청자 접수에 231만2740명이 몰려 관람 및 신청 기간이 연장됐을 정도로 국민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청와대 문이 열린 날 국민들의 소통 창구였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문을 닫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 취임 100일째인 2017년 8월 19일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취지로 개설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문 전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며 4년 8개월여 만인 지난 9일 낮 12시 운영이 종료됐다. 청원글이 30일 안에 20만명의 동의를 얻으면 청와대 또는 정부 부처가 답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개설 이후 올해 2월까지 총 5억1600만명이 방문했다. 누적 게시글 111만건 가운데 293건이 20만 명 이상 동의를 얻어 정부의 답변을 이끌어냈다. 지난 2020년 4월 17일 게재된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란 제목의 청원에 271만5626명이 동의하는 등 ‘텔레그램 n번방 사건’관련 청원에 총 769만명이 지지를 보내면서 성폭력 처벌법 개정을 이끌어 냈다.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음주 운전자 처벌 강화(윤창호법), 수술실 폐쇄회로(CC)TV 설치 의무화도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시작됐다. 국민청원 게시판은 일부 거짓 청원, 비방 청원으로 민원 해결의 장이 아닌 정쟁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국민 소통의 장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가 더 많았다. 윤석열 정부는 청와대 국민청원과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신문고, 행정안전부의 광화문 1번가 등 각각 운영되던 국민 민원 플랫폼을 하나로 통폐합하고 보완해 새롭게 운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한다. 열린 청와대 처럼 국민들의 관심을 끌 새로운 국민 소통 창구의 멋진 등장을 기대한다. 강인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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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인석
  • 2022.05.16 17:46

바꿔야 할 정치적 토양

상당수 도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했지만 반기지 않은 눈치다. 그 이유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한테 83%라는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고도 석패한 탓이 크다. 도민들은 이 후보 한테 80% 이상만 주면 대통령이 되는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여론조사를 공표하지 못한 깜깜이 선거기간 위기의식을 느낀 나머지 마지막으로 표 결집을 가져왔지만 0.73% 차이로 분누를 삼켜야만 했다. 젖 먹던 힘까지 다 쏟아내서 투표한 결과가 이렇게 박빙으로 승부가 갈리자 지금도 멍하니 멘붕 상태에 빠진 사람이 많다. 그러나 마냥 슬퍼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윤석열 후보는 대통령이 돼서 전임 대통령과 달리 청와대가 아닌 용산에서 집무를 보고 있다. 국정을 이끌어 갈 윤석열 정부의 장차관 인사들이 속속 발표 되고 있다. 전북 출신으로는 국무조정실 사회조정실장이었던 장상윤씨가 교육부 차관으로 유제철 전 환경부 생활환경정책실장이 환경부 차관으로 발탁되었다. 전북이 MB정권 때는 장차관이 없어 무장관 무차관 시대를 맞았지만 이번 윤석열정권 때는 구색을 맞춰준 것 같다. 정권 출범 때 어떻게 진용을 갖춰 나가느냐가 중요하다. 역대정권마다 지역차별 없이 인사탕평 내지는 고르게 인재를 중용하겠다는 말들을 서슴없이 해왔다. 하지만 승자독식주의라서 말처럼 그런 균형 잡힌 인사는 거의 없었다. 우선 자기 사람 챙기는 것부터 시작해서 표를 많이 준 지역 출신들을 많이 등용했다. 인수위 때부터 서오남이란 말이 회자 되었듯 서울대 출신으로 50대 남성들이 장차관 등 요직에 많이 기용됐다. 전북에서 보수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14.4%를 얻은 것은 역대 대선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호남권에서도 가장 높은 수치다. 그렇지만 전북 출신들이 인사에서 거의 비껴갔다. 표도 많이 주지 않은 사람들이 욕심이 많다고 할 수 있겠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역균형발전을 유난히 강조했기 때문에 어느정도 기대를 가졌다. 물론 이번 인사가 다가 아니기 때문에 다음 인사기회 때는 전북 출신을 어느정도 기용해 달라는 뜻이다. 인재등용은 대개 선거결과에 따른 논공행상이 하나의 원칙이나 다름 없다. 사실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이 비례대표이지만 이번 대선기간 동안 호남권에서 죽어라고 선거운동을 했다. 문재인 전 정권 때도 전북 국가예산 확보를 위해 그 만큼 열심히 뛴 의원이 없다. 10년 전 정의원이 전주에 내려온 당시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것이다. MB정권 때 광우병 파동으로 장관직을 물러나면서도 진정성을 갖고 지역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한 결과가 오늘날 자랑스러운 5.18광주인상을 보수정당 출신으로 최초로 받게 되었다. 도민들도 집권세력이 전북을 소외시켰다고 불평불만만 하지 말고 경쟁의 정치가 제대로 작동되도록 먼저 정치적 토양을 만들어줘야 한다. 전북에서도 국민의힘 출신을 선출직으로 뽑아줘야 한다. 선거 때마다 민주당 일당구조 위주로 갔다가는 백년하청이 될 수 있다. 집권당 국힘 후보 한테도 어느 정도의 표를 줘야 한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2.05.15 19:09

도시의 지도

“전주는 엘도라도(El Dorado)예요. 아직 금을 캐내지 않은 금광의 상태. 그런데 엘도라도로 가는 지도가 없는 것 같아요. 지도가 없다 보니 자기 발밑에 금광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것을 찾고 있는 거죠.” 10여 년 전, 전주의 출판문화를 연구했던 글씨미디어 홍동원 대표가 들려준 말이다. 오래전 일이지만 문자와 언어를 연구하며 디자인의 영역을 개척해온 그가 도시를 보는 관점은 특별했다. 그가 인터뷰 내내 강조한 것이 있다. 도시의 미래를 위해서는 ‘도시의 지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도시의 지도를 만드는 방법이 따로 있을까. 그는 “그 도시가 걸어온 역사와 전통을 잘 읽어내면 그것이 바로 지도가 된다”고 말했다. 그 도시가 갖고 있는 것, 도시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자는 것, 그것이 곧 그가 말하는 도시의 지도 만들기였다. 돌아보면 국가와 도시의 미래를 열었던 ‘지도’들이 적지 않다. 프랑스가 2만 달러 시대를 맞았던 시기, 미테랑 대통령이 프랑스혁명 200주년 기념사업으로 추진했던 <그랑프로제(Grands Projets)>도 그중 하나다. 도시연구자 강동진 교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미테랑의 <그랑프로제>는 20세기 말, 정치 경제 예술 전반에 걸쳐 국제적 위상이 떨어지고 있던 프랑스의 힘을 되살려낸 '파리의 도시문화혁신프로젝트’다. 루브르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 오르세미술관, 라빌레트 과학산업관과 공원, 라데팡스 상업지구, 바스티유 오페라극장, 국립도서관 등 오늘날 파리의 랜드마크가 된 공간들이 모두 <그랑 프로제>의 결실이다. 관심을 끄는 이 공간들의 특성이 있다. 모두 ‘낡아 쇠퇴하거나 버려졌던 것’들이라는 사실이다. 문을 닫은 기차역을 미술관으로, 폐쇄된 도살장을 과학과 책 읽는 공원으로 바꾸었으며 낙후지역에는 국립도서관을 유치하고 프랑스혁명의 역사적 장소였던 바스티유 광장에 오페라극장을 건설한 <그랑프로제>. 들여다보면 파리의 역사와 전통을 잘 읽어내 만들어낸 훌륭한 ‘도시의 지도’였다. 이 ‘도시의 지도’로 파리는 쇠퇴의 위기에서 날아올랐다. 강교수의 분석처럼 ‘싹쓸이 밀어내기식 도시계획이 아니라 공간 치유에 두터운 문화를 중첩시킨 혁신의 개념’으로 ‘파리의 역사와 현대미학을 조화시키고 휴머니즘을 기반으로 한 문화중심의 도시 쇄신’을 추진한 성과다. 십수 년 전의 ‘도시의 지도’ 이야기가 떠오른 것은 6.1지방선거를 앞두고 내놓은 자치단체장 출마 후보들의 공약을 마주하면서다. 아쉽게도 도시를 새롭게 이끌겠다는 후보들의 야심찬(?) 공약에는 하나같이 도시의 역사를 읽어낸 힘이 보이지 않는다. 역사와 현재, 미래가 호흡하는 ‘도시의 지도’를 가진 리더를 만났으면 좋겠다./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2.05.12 14:58

빛바랜 혁신 공천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6월 1일 치러지는 제8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자 공천을 마무리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후보 공천과 관련, 혁신 공천 개혁 공천을 표방했지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빛바랜 공천으로 귀결되고 말았다. 전주시장 후보 경선을 앞두고 불거진 선거 브로커 파문은 결국 경찰 수사로 이어져 사법 당국에서 사실 여부가 판가름 나게 됐다. 선거 브로커들이 휴대전화 착신지 전환 등을 통해 여론조사에 개입해 특정 후보의 지지율을 맘대로 조작할 수 있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 과정에서 금품과 인사권 거래 제안 등이 드러나 유권자들에게 큰 충격을 던져 주었다. 민주당 후보 자격심사 과정도 논란을 빚었다. 후보 지지율과 음주운전 폭력 전과 등 결격 사유에 대한 이중 잣대로 누구는 배제되고 누구는 통과하면서 이현령비현령 자격심사란 비난을 자초했다. 이러한 자의적 판단으로 인해 유력 인사 입김설, 계파 공천설 등 뒷말만 무성했다. 공천심사 과정에서도 확정 발표 후 뒤늦게 이의제기와 휴대전화 대리투표 의혹 등으로 재검증과 재경선이 이어지면서 파문이 일었다. 결국 자격심사와 공천 결과가 일부 번복되었고 이에 반발한 당사자들의 탈당 사태와 무소속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민주당 전북도당이 이번 지방선거에 나설 도지사와 시장·군수 도의원 시·군의원 비례대표 등 모두 263명의 후보자 공천 작업을 완료했다. 민주당은 현역 단체장과 지방의원의 대폭 물갈이를 통해 혁신 공천을 내세웠다. 여성과 청년 후보 비율이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보다 2~3% 포인트 정도 상향된 것도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엄정한 도덕성 잣대에도 불구하고 지방선거 후보 공천자 중 78명, 약 30%가 전과자로 드러났다. 전과의 경중에 따라 부적격 후보자를 걸러냈다지만 공천 후보자 10명 중 3명이 전과자란 사실은 간과할 수가 없다. 자치행정의 인허가 과정에 많은 이권이 따르고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에 단체장과 지방의원에게는 항상 유혹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그동안 단체장과 지방의원이 이권 개입이나 뇌물수수 등으로 사법처리된 전례가 수두룩하다. 따라서 공직 후보자의 도덕성은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자 최소한의 자격 기준이다. 매번 지방선거 공천 과정을 지켜보면서 과연 정당 공천이 필요한지 의문이 든다. 정당의 책임 정치 구현 차원에서 지방선거 공천을 도입했지만 별 실익이 없다. 오히려 중앙 정치에 지방자치, 민생자치가 휘둘리고 줄 세우기, 줄서기가 성행하며 탈당과 무소속 출마 등 후유증만 초래할 뿐이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2.05.11 16:28

선거 프레임

누구나 진보와 보수 성향의 양면성을 갖고 있다. 단지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개인 신념에 따라 강온 성향을 달리할 뿐이다. 선거 때만 되면 정치권에선 이런 심리를 교묘히 활용해 유리한 구도를 만드는데 공을 들여왔다. 당원 가입이나 지지 의사를 밝히지도 않았는데 마치 자신들의 지지 세력인양 선동하고 홍보하기 일쑤다. 선거 구도를 어떻게 만들어내느냐, 일종의 프레임 싸움이다. 이는 후보자 역량이나 화려한 경력보다도 선거 흐름을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때가 많다. 흔히 선거 초반 승기를 잡느냐 못 잡느냐 여부는 프레임 대결에서 판가름 난다고 할 정도다. 지난 3월 대선 때 이재명 후보가 선전을 했음에도 초반 프레임 대결에서 승기를 놓쳤다는 평가도 나왔다. 유권자 50% 이상의 지지를 받는 ‘정권 교체’ 여론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얼마 전 민주당 도지사·전주시장 공천에서도 ‘경제 해결사’ 이미지를 프레임으로 내건 김관영 우범기 후보가 이겼다. '고시 동기 중 차관급만 17명 있다’ ‘전주의 로또, 예산 폭탄’ 의 메시지가 시사하듯 그들 경력 중 중앙부처 행정경험과 인맥이 크게 어필한 건 사실이다. 중앙에서 누가 예산을 가져올 수 있느냐는 관점에서 후한 평가를 받은 것이다. 허울 좋은 구호 보다는 먹고 사는 문제가 더 중요하다는 유권자의 현실 인식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교육감 선거는 최근 사회단체 지지 선언이 잇따르면서 세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원래 김승환 교육감의 3선 불출마에 따라 親김승환 대 反김승환 구도가 예상됐다. 물론 기본 구도는 지금도 변함이 없지만 가끔 불거지는 ‘진보 원조논쟁’ 을 둘러싼 신경전이 볼 만하다. 교육감 후보 TV토론에서도 이와 관련 자칭 진보진영 후보라는 천호성 후보에게 김윤태 후보가 타이틀 사용에 대한 적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문재인정부 아동정책위원을 지낸 서거석 후보도 해묵은 진영 논쟁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어찌 보면 이런 논쟁 자체가 유리한 선거 국면을 포석에 둔 후보들의 샅바 싸움으로 해석된다. 이 상황에서 어제 천호성·황호진 후보가 단일화에 합의하면서 프레임 변화가 점쳐지기도 한다. 여론조사 선두 서거석 후보와 맞대결 구도를 만들기 위해 물밑 대화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선거가 반환점을 돌며 유권자 표심잡기 경쟁도 본격화됐다. 아울러 후보들의 승리 방정식을 위한 프레임 대결도 시작된 셈이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 보다는 유세 구호에만 그치는 프레임이야말로 유권자들이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후보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과대 포장한 측면이 적지 않아 이를 면밀히 따져 보는 것도 필수적이다. 이런 선거공학적 세몰이 보다는 후보 개인의 잠재력과 도덕성 그리고 정치 철학을 공유하면서 미래를 선택하는 유권자 주도의 선거 문화가 절실해지는 요즘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2.05.1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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