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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 따뜻한 이웃사랑 손길, 행복온도 올라가요

12월입니다. 한 해의 가장 마지막 달이고, 겨울방학이 시작되기 때문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멋진 달입니다. 중3과 고3은 입시 때문에 머리도 아프지만, 하얀 눈송이가 소복 소복 쌓이는 눈꽃세상을 바라보면서 한층 성숙해지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난 성탄절이 있고, 한 해의 끝자락을 놓아 보내야 하는 아쉬움이 있는 달입니다. 사람들은 12월이 되면 그동안 미흡하고 아쉬웠던 것을 잘 정리하고,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런 노력들 가운데 ‘이웃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있습니다. 사랑을 나누는 행복 온도탑지난 12월 4일자 전북일보에 ‘사랑의 열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행복온도탑 제막식’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사랑의열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김원배)가 12월 3일 전라북도청 광장에서 김완주 도지사, 김병곤 도의회의장, 최규호 교육감, 유근섭 전북경찰청장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희망2008나눔 캠페인’ 발대식과 함께 사랑의 행복온도탑 제막식을 갖고 두 달에 걸친 이웃돕기성금 모금에 나섰다는 내용이었습니다.전북공동모금회는 이번에 29억원을 모금해 도내 소외된 이웃과 사회복지시설에 지원하기로 목표를 잡고 있습니다. 지난해 모금액은 26억원이었습니다. 사랑의 행복 온도탑은 이웃돕기성금이 2900만원이 모금될 때마다 1도씩 올라가 29억원의 모금 목표액에 도달하면 100도가 되는 나눔의 온도계로, 전주 시내에 있는 도청 광장과 전주 종합경기장 사거리, 평화동 사거리, 도교육청 사거리에 설치되었습니다.사랑의 행복온도탑이 설치된 지 21일이 지난 지금 수은주는 어느 정도 올라갔을까요? 공동모금회 사무실은 물론 전북일보를 비롯한 신문사와 방송사 등에는 남녀노소,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내놓은 성금이 수북 수북 쌓여가고 있습니다.하늘에서 내려온 하얀 눈이 밤새도록 한송이, 두송이 쌓이고 쌓여 아름다운 눈꽃세상을 만들어 내듯이 사랑의 행복온도탑 수은주도 쑥쑥 올라가 사랑이 넘치는 세상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중증 장애인들의 희망살린 나눔사랑의 행복온도탑이 설치되기 전인 지난 11월 19일자 전북일보 사회면에 아름다운 사연 하나가 실려 관심을 모은 적이 있습니다. 전주시 인후동 희성빌라 1층에 자리한 ‘느티나무 체험홈’. 혼자서는 일어서기도 벅찬 중증장애인 7명이 모여 서로를 도우면서 자활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이곳은 주택공사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다가구주택임대사업을 통해 11월16일 문을 열었습니다. 정해선씨(30·지체장애1급)는 “복지시설은 좁고 규제가 많은데다 공부를 하려해도 후원자가 없으면 공부할 수 없었다”며 “돈도 없고 장애도 심한데 시설을 벗어나 어떻게 살 거냐는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독립한 보람이 크다”며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들뜬 마음도 잠시였습니다. 12월 13일까지 주공에 납부해야 할 임대 보증금 760만원 가운데 130만원을 마련하지 못해 느티나무체험홈에서 퇴출될 위기(12월 12일자 사회면)에 처한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웃이 있어 더욱 아름다운가 봅니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농협중앙회 고사동지점(지점장 백남태) 직원들이 정성어린 성금 130만원을 모아 지난 18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정기탁(12월 19일자 사회면)한 것입니다. 영치금도 나누는 이웃사랑장애인들의 딱한 사정은 차가운 교도소에 수감중인 재소자의 심금도 울렸습니다. 전주교도소 재소자 P씨가 지난 12일자 전북일보 사회면에 보도된 중증장애인 7명의 딱한 사연을 읽고 한 통의 편지를 전북일보에 보내왔습니다. 그는 “제 영치금 중 10만원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해 놓겠다”며 “많은 금액이 아니라 쑥스럽지만 그들을 위해 잘 써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P씨는 기결수로 출소를 4개월가량 앞두고 있었습니다. 사회복지시설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한 적이 있다는 P씨는 “저는 당뇨라 덜 먹고 덜 쓸 수 있다”며 “교도소에서 10만원은 큰돈이지만, 제가 느끼는 10만원의 가치보다 장애인들이 느낄 값어치가 더 크다는 생각에 고심 끝에 편지를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많은 이웃이 있어 12월은 더욱 아름답습니다.

  • 교육일반
  • 김재호
  • 2007.12.25 23:02

[NIE] ④ 무화과나무와 천선과나무

다소 때 늦었지만, 아주 흥미로운 꽃과 벌 이야기다. 전라북도교육청에서는 해마다 과학교사를 위한 현장교육 연찬회를 실시하여 과학교사들에게 체험과 지식 충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전남 여수에 있는 조그마한 섬 ‘사도’에서 실시되었다. 공룡발자국과 지질구조, 남도의 생태계 등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왔다. 그 중에 무화과와 천선과나무가 있다.우리가 잘 알고 있는 무화과나무는 꽃이 피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먹는 열매가 꽃 이삭이다. 그 열매 속에는 수많은 조그만 꽃들이 들어 있고 이것이 자라 열매가 된다. 이와 유사한 식물이 남해안에서 흔히 관찰되는 천선과나무이다. 천선과나무는 무화과나무와 같이 뽕나무과 무화과나무속 식물로, 바닷가의 해안절벽이나 산기슭에서 자란다.천선과나무의 열매는 지름이 15mm 내외로써 9~10월에 흑자색으로 익으며 표면에는 많은 점이 있다. 하늘의 선녀들이 먹는다 해서 천선과라 불리는 이 열매는 무화과처럼 달지는 않아도 먹을 수는 있어서 아이들이 놀이삼아 따먹기도 한다. 무화과나무처럼 천선과나무도 우리 눈에 활짝 핀 꽃이 보이지 않을 뿐, 화낭이라는 둥근 열매 속에 많은 수의 꽃을 피운다. 무화과나무는 암수한그루이지만 천선과나무는 암그루와 수그루가 따로 있어 암꽃과 수꽃이 따로 핀다. 수꽃의 꽃가루가 암꽃의 암술머리에 닿아야 수정이 되고 열매가 된다. 그런데 어떻게 구멍이 아주 작은 주머니 속에서 꽃가루가 나와 다른 나무의 암술머리에 닿을까? 여기에 중매쟁이 벌이 있다.꽃이 바깥에서 보이지 않는 무화과의 꽃가루 전달은 여기에만 사는 말벌에 의해 이루어진다. 말벌의 산란은 수열매에만 하게 되고 암열매에는 꽃가루 전달만 하게 된다. 한 종의 무화과에는 한 종의 말벌이 있다. 최근에 알려진 사실로는 1,000여종의 무화과마다 한 종의 말벌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천선과나무는 수나무의 꽃주머니가 점차 붉은 색이 되어갈 즈음, 그 속에서는 수벌이 암벌보다 먼저 어른이 되어 아직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암벌과 교미한다. 수벌은 자신의 임무를 다 하면 바깥세상을 보지도 못하고 그 안에서 생을 마감한다. 이즈음 주머니 속이 조금 열리고, 맑은 공기가 들어오면 암벌이 깨어난다. 때를 같이해 수꽃이 피고 밖으로 날아가는 암벌의 몸에 꽃가루를 묻혀 보낸다. 암벌이 찾아간 어린 꽃주머니가 수나무라면 암벌은 수꽃주머니 속에 들어가 쉽게 산란관을 넣어 알을 낳는다. 벌들의 양육 장소가 되는 것이다. 벌로 치면 성공이고 나무로 치면 기막힌 운명이다. 하지만 암꽃으로 찾아가면 인생은 역전된다. 암꽃주머니 속이 길어서 산란관을 꽂지 못하고 벌들은 꽃가루만 전한 뒤, 그 속을 나오지 못하고 배속에 알을 가득 담은 채 생을 마감한다. 물론 나무는 성공적인 결실을 하게 된다.이들은 절대적으로 상호 의존하는 공생관계이다. 공생이란 두 생물간에 서로 생존에 필요한 도움을 받는 관계를 말한다. 공생과 기생은 엄연히 다르다. 공생은 서로에게 도움을 주되 피해는 주지 않는 관계이고, 기생은 다른 생물에게 피해를 주면서 자기생존에 필요한 것을 뺏어오는 것이다. 나는 삶 속에서 공생의 삶을 살고 있는가? 기생을 삶을 살고 있는가? 생각해 보게 한다./전병은(전주 중앙중 교사)

  • 교육일반
  • 전북일보
  • 2007.11.20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