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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사람] 수화하며 농아인 돕는 한약사 이준호씨

"농아인에겐 정 나누는 친구가 필요하죠"

"농아인들에게 꽉 막혀 있는 사회, 함께하는 친구가 되고 싶어요."

 

사정이 안타까워 반값만 받고 약을 배로 지어주거나 무료로 지어 주는 일이 많아 한약방 수익은 많지 않다. 손님은 많아지는데 매출은 오르지 않는 한약방. 부담이 안된다면 거짓말이지만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단다. 수화하는 한약사 낙원한약방 이준호 원장(37·정읍).

 

삼수 끝에 동국대 공과대학에 입학했다는 그는 한번 본 수화공연을 계기로 전공 수업보다 수화동아리에서 농아인들을 위한 봉사에 열정을 쏟았다.

 

이씨는 "봉사활동을 계속하면서 주변에서'결혼해 봐라, 계속할 수 있겠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꾸준히 곁에서 나눔을 실천 할 수 있어야겠다고 판단해 진로를 전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2년 원광대학교 약학대학 한약학과를 졸업한 후 고향인 정읍에서 지역 농아인들을 위해 약을 짓거나 농아인들을 대상으로한 건강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진로를 전환한 후 동기와 후배들에게 수화를 가르치는 것을 시작으로 농아인 400명에게 약을 지어주는 봉사를 계속해왔다. 청각 장애인이 아픈 상황이라면 의사의 질문을 듣고 끄덕이는 것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하지만 농아인들의 경우 기술은 물론 수화조차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기초적인 의사표현도 어렵단다. 이 때문에 더욱 농아인들에게 의료서비스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일이 많다고 그는 말했다. 처음에는 손짓에만 신경써 실수도 많았다는 그는 "수화에도 사투리가 많기 때문에 마음이 담긴 표정을 함께 봐야 의미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복지사회로 가는길, 아직 멀었습니다."

 

이씨는 "신태인에 등록된 농아인 1000명중 10~20%만 수화 할 수 있을 정도"라며 "여전히 농아인들을 가정안에서만 살게하는 것이 대부분인 현실에서 지역 농아인들의 상황은 더욱 열약하다"고 말했다.

 

그는 "봉사활동을 가면 정주면 힘들어진다고 빨래 등 노력봉사가 대부분"이라며 "비교적 사람사이에 교류가 적은 농아인들에게는 정을 나누고 친구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교류가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 농아인들을 지역사회로 끌어내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각계 각층에서 직업으로 가지고 있는 것들을 조금씩 나눠 농아인뿐이 아니라 사회 소외 계층이 겪는 어려움이 조금씩 줄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원봉사는 내가 스스로 자원해서 봉사하고 있다는 뜻에서 봉사를 하는 사람이 만든 말" 이라고 설명하는 그는 "자원봉사를 한다는 것보다 함께하는 친구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며 활짝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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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나네 nane01@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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