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는 가족을 하나로 묶어주는 소통의 창구"
"동시가 아이들만 읽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고리타분한 이야기에요. 어른들에게도 동시는 순수하고 장난기 가득한 동심을 회복하게 하거든요."
28~29일 전주 한옥마을 일대에서 열리는 '동시 읽는 어머니 모임 전국대회'를 주관한 '전주 동시 읽는 어머니 모임'의 유희선 회장(43)은 "동시가 아동문학의 변방에서 밀려난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이번 전국대회가 전주에서 처음 열리는 만큼 동시 읽는 재미에 푹 빠진 시민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05년에 창단된 '전주 동시 읽는 어머니 모임'의 회원들은 매달 첫째주 토요일 전주 인후문화의집에 모여서 아동문학가 윤이현 박예분씨의 지도로 동시를 읽어왔다. 20여 명의 회원들이 읽은 동시만도 수천 편.
"회원들이 가장 많이 했던 질문이 '정말 동시만 읽는 거 맞죠?'라는 겁니다. 동시를 써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요. 매일 아이들에게는 '일기 써라','독후감 써라','현장학습 보고서 써라'라고 잔소리를 해대지만, 정작 본인들은 일기 한 줄 기록하는 것 조차 어려워해요. 동시 읽기는 그런 두려움을 없애주는 데 효과적이었구요."
회원들은 30대부터 60대까지 가정주부, 특수학교 교사, 문학소녀(?) 등 다양한 이들로 구성됐다. 특히 동시는 아이들의 세계가 드러나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소통의 계기를 마련해줬다.
"손주한테 읽어주면 마냥 좋아서 웃고, 운전하는 남편에게 읽어주면 즐거워한대요. 게임하면서 동시 읽기를 모른 척 했던 아이들도 나중엔 동시 제목 맞추기를 했다고 하구요. 자녀들이 성장해 말할 상대가 없던 한 회원은 심지어 강아지에게까지 동시를 읽어줬다고 하네요. (웃음) 동시는 가족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소통의 창구가 되는 것 같습니다."
회원들은 화장실, 거실, 욕실 등에 동시를 써서 붙여 동시와 친해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다고 했다. 큰 소리로 동시를 읽어본 아이들은 학교에서도 발표력이 좋아지고, 관찰력이 길러지기 때문이다.
"무한 경쟁 사회 속에 살면서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동심을 회복하는 일 아닐까 싶습니다. 아이들에게 피자나 통닭을 사주는 것도 좋지만, 좋은 동시 한 편을 찾아 읽어주고 대화를 나누는 여유가 있다면, 좋지 않을까요. 이번 전국대회에 많은 시민들이 가족들과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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