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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사람] 김용환 전북은행 인사지원부 업무추진역

"박사모까지 꼭 쓰고 지역사회에 보답해야죠"

지난 1978년 전북대 대학원 법학과를 수료한 뒤 한 세대가 넘는 시간이 훌쩍 흐른 올해, 김용환 전북은행 인사지원부 업무추진역(55)은 그간 잊고 지냈던 학위를 조만간 받게 된다. 33년 만의 석사학위다.

 

"그동안 제 주변을 돌아볼 기회가 많지 않았지요. 직장생활 열심히 하면서 소홀했던 제 자신을 들여다보며 새 삶을 준비하는 기회가 됐습니다."

 

정년을 2년 남기고 있는 김씨는 이같이 학위 수여를 앞 둔 소감을 밝혔다.

 

전주고를 나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들어간 대학원. 사법고시에 대한 미련과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 방황하다 김씨는 전북은행에 입사했다. 이 사이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당시에는 대학원 수료 뒤 5년 내에 논문이 통과하지 못하면 학위를 받을 수 없게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은 가득했다. 직장에 다니면서 전주대 중소기업대학원 석사과정과 전북대 경영대학원 과정을 수료했다.

 

석사 과정은 3번이나 했지만 학위는 하나도 없는 상황. 답답하던 차에 좋은 소식이 들렸다. 수료한 뒤 오랜 시간이 흘러도 논문을 제출하고 학위를 받을 수 있게 제도가 바뀐 것이다.

 

지난해 3월, 김씨는 30여년만의 도전에 나섰다. 이 해 9월 종합시험을 합격했고, 지난해 말에는 논문 발표도 마무리 했다.

 

그리고 6일 논문 심사교수들이 김씨의 논문에 사인을 했다. '담보신탁에 관한 법리연구-프로젝트 금융에 활용되는 사례를 중심으로'라는 김씨의 학위 논문이 세상에 빛을 발할 기회를 맞은 것이다.

 

물론 논문 작성은 쉽지 않았다. 전북은행에서 프로젝트 금융을 담당하며 업무적으로는 익숙했지만 숱한 시간이 흘러 무뎌진 공부머리로 접하는 법률 용어는 생경하기만 했다. 김씨는 직장과 대학교의 배려가 없었다면 논문 작성과 통과는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박사과정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그래서 부족하나마 사회에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소양과 의식을 갖출 것입니다. 30년 만의 석사학위는 그 첫걸음입니다."

 

인쇄를 앞 둔 학위 논문, 그리고 이를 시작으로 펼칠 새로운 삶에 대한 생각으로 김씨는 요즘 자신도 모르게 미소 짓는 날이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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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훈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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