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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에 악마의 변호인이 꼭 필요한 이유

문 대통령 성공하려면 냉철한 비판능력 갖춘 측근들 있을수록 좋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지 고작 2주일이지만, 벌써부터 적지 않은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탕평의 원칙을 지키려는 조화로운 인사,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의지, 격식보다는 마음을 우선하는 태도, 국민에 다가서려는 모습 등 전임자와는 사뭇 다른 참신함이 느껴진다. 더욱이 우리지역과 관련해서는 송하진 지사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전북을 챙기겠다”고 약속했다고 하니 슬그머니 기대를 가져보기도 한다.

 

자유한국당 일부를 제외하고는 정치권과 국민들의 전반적인 평가도 후한 것 같다. 자당 소속 정청래 의원이 자신의 트위터에 썼다는 “문재인 정부 지금까지 100점이다. 짝짝짝”이라는 말도 딱히 트집거리가 되지는 않는 모양이다.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대통령이 잘해야 국민들이 편해진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민심은 무상(無常)하다. 지금의 찬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꿈같은 허니문도 영원하지는 않다. 지금부터 현실을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따지고 보면 지난 2주일은 대통령으로서도 숨 가쁜 시간이었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취임했고, 줄줄이 인사를 챙겼고, 여러 행사와 장소를 찾아다녀야 했다. 차분하게 앉아서 선거 공약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 따라서 진짜 국정을 챙기는 것은 이제부터라고 할 수 있다.

 

정책과 공약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다보면 예기치 않은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 국민 모두가 만족하는 정책이란 있을 수 없다. 서로의 생각이 다르고 이해가 상충되면 갈등과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냉정하게 분석하고 정확하게 판단해서 미리부터 잘 준비해야 문제를 줄이고 일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악마의 변호인(devil’s advocate)’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악마의 변호인’이란 의도적으로 반대 입장을 취하면서 선의의 비판을 가함으로써 열띤 논의가 이뤄지도록 유도하는 사람이다. 원래는 천주교의 본산인 바티칸에서 성인(sainthood)을 뽑는 시성(諡聖)의 과정에서 유래됐다. 시성의 신청인(Advocatus Dei)에 맞서 추천 후보의 불가 이유를 집요하게 주장하는 역할을 맡았다. 모두가 ‘예스’라고 할 때 홀로 ‘노’라고 함으로써 토론을 활성화시키고 다른 대안을 모색할 여지를 마련하는 역할이다.

 

만사가 막힘없이 순조롭게 풀린다고 생각할 때일수록 ‘악마의 변호인’은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모두 똑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으면 집단적인 분위기에 이끌려 반대나 토론이 설 자리를 잃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책결정이 너무 손쉽게 이뤄지기 때문에 그 결정이 안고 있는 단점을 사전에 살피기 어렵다. 따라서 집단지성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살리면서도 성급한 일반화라는 집단사고의 위험이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악마의 변호인’이 있어야 한다.

 

그럼 ‘악마의 변호인’은 누가 맡아야 하나? 한 연구에 의하면 실제로는 반대하지 않으면서 맡은 역할 때문에 반대하는 체하거나 반대를 위해 반대를 하는 것은 큰 효과가 없다고 한다. 내부에 있는 사람이 진정성을 가지고 반대를 할 때 그 효과가 가장 크다고 한다. 한 마디로 구색을 갖추기 위한 보여주기식 토론은 상대 정당의 생트집성 반대와 마찬가지로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성공을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통령의 실패는 곧 국민의 불행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시각과 냉철한 비판능력을 가진 악마의 변호인’이 많아야 한다. 그리고 그 ‘악마의 변호인’들은 당의 내부에, 대통령의 측근에 있을 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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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leesw@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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