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로부터 한자 배워 전북도·전주시와 연계해 올부터 10년간 번역 계획
호남지역의 한문 고전 번역·연구를 통해 한국 전통문화의 계승·발전을 꾀하는 ‘호남고전문화연구원’. 지난 2009년 설립 후 활발한 한문서적 번역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선종순(60) 호남고전문화연구원장이 있다.
선 원장은 “한학을 공부하셨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한자를 건너 배우긴 했지만 27세에 성균관대 한문교육과에 입학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길에 들어섰다”며 “늦게 대학을 들어갔지만 내 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40여 년간 꾸준히 파고들었다”고 말했다.
대학을 마친 후 2년간 서당에 스승을 찾아다니며 공부했다. 이후 (재)민족문화추진회 부설 연수원 3년·부설 상임연구원(전문과정) 2년 등 총 5년간의 고전 번역 전문가 과정을 밟고 (재)민족문화추진회에 입사했다. 17년간 근무하고 2009년에는 김성환 현 이사장이 설립한 호남고전문화연구원에 합류했다. 처음엔 연구원으로 활동했고 2014년 원장으로 취임했다.
전북지역 선현의 문집 295종을 11권에 걸쳐 담은 ‘전북선현문집해제’ 발간 사업, ‘전북 고문집 번역사업’, 구한말 시기의 번역서 <중당유고1·2> , <습재실기> 출판 등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습재실기> 중당유고1·2>
번역을 하며 어려웠던 점은 그 시대에만 쓰였던 단어를 해석하는 것. 구한말 시기의 한문은 죽은 단어가 아니기 때문에 시대에 따라 새로 생성되는 용어가 있다. 그는 “구한말은 거의 사장되다시피한 시대이기 때문에 단어에 대한 기록이 전혀 없다”며 “문맥을 통해 파악해야 해 다른 시대보다 번역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한말 시대의 고서를 번역하는 이유는 ‘역사 복원에 대한 사명감’이다. 당시 선현들이 쓴 글은 한국 역사의 100여년 공백기를 채워줄 근간이자 전북 문화 형성을 이끌 길잡이라는 것.
전북도·전주시와 연계해 올해부터 시작한 ‘전주 한옥마을 3재(三齋)’ 문집 번역 사업도 같은 맥락이다. 금재 최병심의 <금재문집> , 고재 이병은의 <고재집> , 유재 송기면의 <유재집> 을 10년에 걸쳐 번역할 계획이다. 유재집> 고재집> 금재문집>
“전주 한옥마을은 선비문화의 집합소였습니다. 선현의 생활상을 통해 상업화에 젖어있는 한옥마을에서 고유한 정신을 찾는 것이 목표에요.”
현재 총 29권으로 구성된 <금재문집> 을 1권에서 6권까지 번역하고 있다. 그는 “번역 초기 단계인데도 알려지지 않은 그 시대의 크고 작은 생활상이 빼곡히 담겨 있다. 대략적으로 등장하는 인물만 1000여 명으로 추정한다”며 “번역 작업이 끝나면 당시의 인물망이 형성되고, 전주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한 지역의 생활사·시사·학문 등 다양한 내용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재문집>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