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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 해결사' 경규봉 진안군복합복지타운종합복지관장 "사제의 근엄함은 멀리, 친구처럼 다가가야"

오랜 숙원 ‘개관시간’ 조정
직원 복지·처우 개선 앞장
‘찾아가는 서비스’ 진행도

“성직자란 말이 무색하죠. 친구이고, 해결사이시죠.”

진안군복합복지타운종합복지관(이하 노인복지관) 경규봉(63·노인복지관장·가톨릭신부) 관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경 신부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가 친구요, 해결사”라는 말에 조금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경 신부는 가톨릭재단이 수탁 운영하는 노인복지관 대표로 2016년 2월 진안에 부임했다. 가톨릭재단이 내려 보낸 두 번째 관장이다.

경 신부는 부임하자마자 민원해결사가 됐다.

우선, 노인복지관의 오래 묵은 특급 민원부터 한방에 해결했다. 복지관 개관 시간을 아침 8시에서 7시로 1시간 앞당겨 달라는 것이 그것.

1시간 일찍 문을 여는 일은 보통일이 아니어서 미해결 민원으로 남아있던 숙제였다. 직원 중 누군가의 희생을 전제로 해야 했기 때문이다. 경 신부는 자신을 희생했다. 그 요구를 지체 없이 수용했다. 관장인 자신이 매일 1시간 일찍 출근하기로 하고 숙원 민원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후 그는 크든 작든 민원이 제기되면 무엇이든 즉각 해결했다. 심지어 색소폰 연습실을 만들어 달라는 다소 생뚱맞은 민원마저도 복지관 창고를 개조해 즉각 해결할 정도다.

군청 사회복지과 유공임 노인복지팀장은 “경 신부님이 부임하기 전 노인복지관은 툭 하면 민원이 발생했다. 하지만, 그 많던 케케묵은 불만들이 경 신부님 부임 후 언제 있었냐는 듯 사라졌다”고 귀띔했다.

경 신부는 어떤 민원도 물리적으로 해결 가능하다면 반드시 풀어내고 만다. 해결 100%다. 그래서 그에겐 ‘해결사’란 별명이 따라 다닌다. 나쁜 의미로 관념화된 해결사란 낱말이 그에게는 아름다운 의미로 쓰이고 있다.

그의 부임 이후 노인복지관은 여러 가지 면에서 달라졌다. 노인복지관 내에서만 운영되던 프로그램이 복지관 밖에서도 진행되기 시작했다. 복지관 이용에 어려움이 있는 노인들을 위해서다. 이른바 ‘찾아가는 복지서비스’다.

그가 오면서 직원들의 복지도 부쩍 향상됐다. 그는 “직원이 행복해야 복지관 이용노인들에 대한 서비스 질이 높아질 것”이라는 신념 아래, 직원 근무 환경 및 처우 개선을 위해 탄력 근무제를 도입하고, 야근을 없앴으며, 전담인력 보전 수당을 지급하기도 했다.

또 그는 CMS(자동이체)를 통한 정기 후원자를 많이 확보해 “노인복지관을 재정적으로도 안정시켜 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군청 노인복지팀 김대환 주무관은 “경 신부님은 사람의 마음을 열게 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심지어 자신이 망가지는 것까지 주저하지 않는다. 이를 위해 술자리 마련은 예사다. 경 신부님의 친화력 덕분에 노인 복지관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사제의 근엄함은 멀리, 모든 사람에게 친구처럼 동격으로” 이것이 경규봉 사제의 ‘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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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승호 shcoo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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