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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침을 여는 시] 지게꾼 - 최정호

양지바른 양지동 동구 밖

양편 갓길에 도열한 근위병

그만그만한 잎 떨어진 소나무

 

서릿발 눈보라 칼바람 시달려도

언제나 푸른 꿈 감추고 살아

목청 돋아 시 한수 읊으련만

등 올라타고 목 휘감아 재갈 물리고

눈 가리고 귀 틀어막는 삶의 칡넝쿨

제 멋대로 만세 부르며 깃발 흔든다

 

목 졸려 선 채로 삭정이 될 수 없어

용기 내어 쳐다만 보는 강남의 빌딩

손 내미는 사람 없어 칡넝쿨 짊어진 채

장승처럼 기다리는 양재동 지게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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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난한 사람이 오히려 다른 사람을 더 적극적으로 돕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일면 씁쓸하기도 하나, 어떤 상황을 직접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이해를 받기가 쉽지도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한다. 강남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부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기서 늙어 가는 지게꾼의 삶이 우리를 마음 아프게 한다. 칡넝쿨이라는 현실적인 제약은 지게꾼의 눈을 감기고 귀를 틀어막는다. 추운 겨울에도 아랫목에 발 한 번 디뎌보지 못한 채 선 채로 삭정이가 되어가는 우리 이웃들.  -김제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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